뻣뻣한 몸치를 위한 소소한 가이드
정면태클 강의 유튜브 바로가기 (By 레슬링 코치)
기본자세를 배운 뒤, 그다음 배운 것은 정면 태클(Double-Leg Tackle)이다. 정면 태클은 뭐라고 할까... 내 느낌에는 복싱에서의 원투와도 같은 느낌이다. 가장 기본이면서 잘 쓰면 어마 무시한 필살기가 되지만, 막상 이걸 잘 쓰기가 힘들기 때문에 봉인하게 되는? 여하튼... 가장 기본이 되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가자마자 배우게 된다. 하지만 막상 이걸 쓰기는 왜 이리도 어려운지.. 슬프다.
정면 태클은 보면 사실 쉽게 말하면 WWE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스피어'라는 기술을 봤을 텐데 딱 그 기술의 전신이 되는 움직임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이 누군가를 덮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기본 움직임이다. 상대방의 방어가 허술한 공간을 노리며 자세를 낮추면서 상대의 하체를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하여 상대의 움직임을 봉인하면서, 동시에 빠르게 덮친 추진력을 활용하여 상대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면서 바로 아래로 무너뜨리는 기술이다.
사실 몸이 뻣뻣하고, 허리와 고관절이 매우 좋지 않아 허리를 숙이는 것부터 좋지 않은 나에겐 익숙하지 않고 굉장히 힘든 운동인 것이, 상대의 허점을 노리기 위해서는 상대의 방어를 무너뜨리면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신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도 빠르게 무게중심을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허리와 고관절의 유연성과 함께 탄력적인 힘이 필요하다.
특히 빠르게 상대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스텝과 하체가 중요한데, 태클의 스텝은 달리기의 스타드 대시와 매우 유사하다. 뒷다리의 추진력을 통해서 순간적인 폭발력을 내어 상대에게 접근하고 그 힘을 가두지 않고 온전히 상대에게 전달하여 제압하는 것이다. 이때 나의 폭발하는 힘을 상대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가 될 때 상대를 제압하면서 넘어뜨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추진력이 나오는 것은 하체의 힘과 함께 골반과 허리의 힘이 충분히 받쳐주면서 빠른 에너지를 그대로 앞으로 전달시켜야 한다.
근데 여기에서 나를 포함한 초보들이 하는 실수는 다리를 잡으려 하는 것이다. 물론 하체의 제압을 위해 팔을 깊숙이 상대의 오금으로 넣어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태클은 기본적으로 나의 무게와 에너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 쉽게 말하면 밀고 덮치는 것에 그 본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레슬링의 룰을 살펴보면 상대를 쓰려 뜨려 두 어깨를 바닥에 누르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를 쓰러뜨려야 하고, 태클은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이면서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서는 나의 에너지를 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내 온몸으로 상대에게 돌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돌진보다는 상대의 다리를 잡으려고 버둥거린다. 개인적으로는 2가지에서 해당 이유가 발생하는 것 같다.
1.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
2. 상대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하체
개인적으로는 1번이 가장 큰 요인인 듯하다. 아무래도 레슬링도 격투기이기 때문에 맞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공격은 항상 반격의 위험을 내포하는 행위이니까 말이다. 이건 본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면 태클을 들어가면서 상대의 다리를 꽈악 잡으려 노력한다. 상대를 제압했다는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감은 2번의 하체의 움직임을 고정하는 마음의 장벽을 만들어낸다. 사람이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낀다면 움직임이 멈추게 되는데, 이것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하체이다.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나왔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하지만 사실 움직이고 있는 상대를 내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힘을 꽉 주고 있는 상대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럴수록 상대의 힘과 움직임을 유도하며 이용하여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결국 내가 더욱 민첩하게 움직일수록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안감을 껴안으면서 한 발짝 더 내디뎌 나를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이 한 발짝을 내딛는다면 그다음부터는 조금 더 수월해진다. 드라마처럼 모든 게 풀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 뼘 유리한 상황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레슬링이나 격투기의 매력은 결국 이 한 발짝의 힘에 있다고 느낀다.
불안감과 긴장 속에서도 언제든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그 힘이야말로 온전히 나의 힘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최근에 난 슬럼프(?) 같은 것을 겪고 있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고관절 통증이 계속 진행되면서 움직일 때 아픈 것도 스스로를 움츠리게 하고 또 실력이 늘지 않고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기 시작하니 더욱 움직임이 더뎌지기 시작했다. 최근 스파링에서는 태클만 하면 막혀서 태클을 들어가는 거에 대한 두려움도 너무 많아지고 말이다. 멘탈이 붕괴되기 시작하니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요즘은 이것이 스스로 고민인 지점이다. 그래서 블로그에 이렇게 레슬링에 대해 적기 시작하는 것도 내 마음을 다시금 세우기 위한 노력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