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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리 Jan 06. 2018

기업 브랜딩을 위한 3가지 준비물

#01_나, 고객 그리고 내재화

기업 브랜딩, 어떻게 해야할까?


시중에는 수많은 브랜드 관련 서적과 스토리들이 있다. 저마다 브랜드를 경험해 온 방식이 다르고 풀어내는 방식 또한 다르다. 브랜드를 학문적 관점의 3자 입장에서 풀어내거나, 1인칭 관점으로 경험해 온 개인의 견해에서 브랜드를 풀어내기도 한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아인슈타인은 "직감과 직관, 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 수단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말과 글로써 표현되기 전 마음속에 먼저 나타나는 심상(직감 또는 형체가 불분명한 생각)이 있고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다. 

브랜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 자체를 끄집어내고 세상에 오직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서비스라면 큰 고민이 없다.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가 무수히 많이 존재하고 그들과의 무한 경쟁 속에 살아남아야한다. 우리 서비스가 가진 남다른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망하고 말것이다.

브랜딩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세 가지 단어
< 나, 고객, 내재화 >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해 설명할 때 '나'와 '고객' 그리고 '내재화'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왜 사람들은 이 단어들에 집착하는 걸까?


(1) 모든 것의 시작은 '나'로부터
기업이나 상품은 항상 특정 사람의 생각에 기인해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생각들은 개인의 단순한 아이디어 거나, 자신이 살아온 경험에 의한 것이거나, 다른 사람들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 등을 토대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 시작하면 또다시 재가공을 통해 학습하고 배운 정보들을 취합하고 타인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들을 덧 붙이는 과정을 거치며 불분명했던 생각들을 구체적이고 명확한 형체로 나타낸다.

앞서 생각에 대한 이야기한 내용은 모든 일엔 시작한 주체가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이 주체가 바로 브랜드에서 이야기하는 '나'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이사가 그 주체가 된다. 그렇다면 대표의 생각이 곧 브랜드라 할 수 있을까? 돈을 잘 버는 것과 브랜드를 잘 갖추었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에서만 현실을 보게 된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도 좋아해 줄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을까?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나'의 이야기만으로 쓰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요즘 브랜드에 대해 느끼고 있는 생각은 치밀하고 치밀하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의 중요성은 알고 있다. 기업에 브랜드가 없으면 대체 가능한 무언가 나오는 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것을 정립하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준은 내가 되더라도 '나'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2)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다.
먹어 본 놈이 맛도 안다고 내가 만들어온 것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을 때 새로운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상품을 잘 팔고 못 파는 문제를 넘어 남들(경쟁사)과의 다른 가치를 쫓는 일이다.

우리 기업의 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거나 브랜드 자체가 고유 대명사가 되는 가장 커다란 브랜드 가치를 찾는 노력을 한다. 특정 단어를 듣기만 해도 우리 기업이 떠오르는 그런 가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 말이다.


업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한양대 홍성태 교수님의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본다. 교수님은 이를 사명의식이라 표현하셨는데,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업의 본질(사명의식)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이 동물원에는 목이 긴 기린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사람들 앞에 먹이통이 설치되어있었고, 입수를 위해 길거리를 행진하는 펭귄 떼를 눈앞에서 볼 수 있으며, 백곰이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만들어진 투명한 우리가 설치되어있다. 또 맹수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우리의 정중앙에 투명 보호 유리를 설치해두어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수있었다고 한다. 동물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동물원의 본질은 동물원(動物園)'움직이는 동물이 모인 공원'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부분의 동물원은 어떤 곳인가? 여러 개의 큰 공간에 쳐진 울타리 안에서 먹이를 먹거나 잠을 자는 동물들, 사람들이 멀리서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뚫어지게 쳐다보는 동물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즉, 정물원(靜物園)이 되는 것이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체험하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만큼 더 동물원 본연의 의미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업의 본질이란, 처음의 '나'로 돌아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재정립해나가는 과정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3) 브랜드의 '내재화' - 반드시 공유되고 실천되어야 할 본질적 가치

고객을 상대하는 대상이 나 혼자라고 한다면 본질을 공유할 필요가 없다. 정확히는 공유할 대상 자체가 없을 것이다. 기업이 성장해 함께하는 구성원들이 하나 둘 생기면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부각된다.

고객은 다양한 경험으로 서비스를 받아들이게 된다. 기능, 디자인, 마케팅, CS 등 서비스에 대한 총체적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판단하게 되는데, 이때 브랜드는 각기 다른 사람들을 하나의 기준된 생각으로 묶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접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것으로만 기업의 브랜드를 경험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실제로 기업 내 모든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서비스 제작자는 서비스 그 자체로, 마케터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채용 담당자는 기업의 문화나 독특한 채용 방식으로 각기 다른 방식의 소통을 하고 있다.

기업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접하는 고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서 구성원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브랜드의 내재화라 한다. 즉, 모든 구성원은 우리 기업이 추구하는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내재화를 이야기 함에 있어 빠지지 않는 기업은 배달의 민족이다.
배달의 민족은 업의 정의를 '배달 음식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라 칭했다. 

이를 내재화하는 과정으로 많은 사례가 존재하지만 한 가지 예시로 우아한 버킷리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아한 버킷리스트는 직원들의 버킷리스트를 모아 하나씩 이루어가는 배달의 민족의 문화이다. 버킷리스트의 내용을 보면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니는 회사, 한 달에 한번 치킨 시켜먹는 회사, 가족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 한적한 곳에 위치한 회사 등 크고 작은 내용의 바람들이 적혀있다.

실제 배달의 민족은 버킷리스트를 토대로 사원증을 만들었고, 회사 이사를 할 때도 실제 직원들의 버킷리스트를 토대로 공원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한적한 잠실 올림픽 공원 앞을 선택해 이사했다고 한다. 김봉진 대표는 버킷리스트의 목적을 '작은 꿈을 이루어야 큰 꿈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있다고 말한다. 


만약 이 많은 의미들을 김봉진 대표 혼자만의 생각으로 남겨뒀다면, 지금의 배달의 민족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기업의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지만 배달의 민족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기업에 대한 자부심과 스스로 하고 있는 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즐기는 사람들로 보였다. 설령 실제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미 배달의 민족은 누구나 가고 싶은 회사이자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이 되었다. 


기업 구성원이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김으로써 느껴지는 에너지가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해져 애써 말하지 않아도 앞 다퉈 사랑해주는 배달의 민족이야말로 브랜드의 내재화를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브랜딩은 단순히 BI나 CI 같은 시각적 표현이 아니다. 

<Brand + Ing = 특정 현상이 아닌 브랜드가 살아가는 모든 과정>

즉, 서비스가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가져가야 할 본질적인 업의 가치를 찾고 모두(나, 동료, 고객)가 공유해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브랜드를 말할 때 절대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브랜드는 영원히 변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대의 급변에 따라 원하는 것도 급격히 바뀌고 있으니 말이다.



Introduce.



Self-growth rule.

"지금 너의 생각을 믿어라, 그리고 매 순간을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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