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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세진 Oct 23. 2018

힙한것도 식후경 <합정/당인리 주변 맛집>

늘어나는 당인리 입주민들을 위한 점심식당 가이드

가깝고도 생경한 곳, 당인리


세컨드스페이스는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조그마한 웹/앱 디자인 & 개발 에이전시입니다. iOS와 안드로이드의 어플을 만들고 각종 웹사이트를 제작하며 가끔 편집이나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멤버들로 가득한 곳이죠.


세컨드스페이스의 시작은 홍대 상상마당 앞,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 거주 20-30대라면 대부분이 알 정도로 유명한 번화가의 중심이자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처리.. 아니 최고의 미대 주변에서 일함으로써 얻는 문화적인 장점과 자부심은 분명 존재했습니다만 이내  'ㅇ ㅏ 이래서 이 곳에 사무실이 별로 없구나'를 깨닫게 되어버리고 맙니다. 왜냐하면 이 곳은 저녁 5시만 되면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지 모르는 젊은이들의 술게임소리와 밤낮 가리지 않고 무한으로 익어가는 꽃돼지들의 고기 내음, 짝을 찾아 초록 불빛 아래로 옹기종기 모인 처녀총각들과 처음 본 사람도 죽마고우마냥 반갑게 손잡고 놓아주질 않는 클럽 직원분들로 포위되는, 호그와트보다도 더 매지컬 하면서 다이나믹한 곳이었으니까요. 


그렇게 1년반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우리에게 딱맞는 아담한 단독주택을 새로운 사무실로 맞이하게 됩니다. 그 곳은 서교동의 바로 옆동네이며, 홍대를 10여년동안 놀러다녔던 저도 처음 와보는 생소한 곳, 합정동 당인리였습니다. 



당인리가 어디냐 물어보신다면 저 사진 아래쪽 어두침침해서 잘 안넘어간다는 그 곳입니다. (출처: 인터넷 어딘가에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점심 주세요


아름다운 회사에 이사짐을 다 푸르기도 전, 우리는 크나큰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중식제공이라는 큰 장점이 있는 우리 회사에서 성공적인 밥벌레가 되는 것이 인생의 소소한 목표중 하나인 사람으로써 저에게 점심시간은 절대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아주 중요한 하루일과입니다. 헌데 이 당인리 깊숙한 골목어귀에선 식당찾기가 마냥 쉽지많은 않았습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카페라던가 아기자기한 베이커리, 분위기 좋은 펍은 종종 눈에 띄었지만 바로 옆동네인 홍대-합정-상수 라인의 화려한 식당 라인업과 비교되어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고 워낙 주위 자체가 주택가 + 주택을 허물고 새로짓는 빌딩들로 뒤섞여 초행길인 우리의 시야를 더 방해했을지도 모릅니다.


길눈 어두운 초심자에겐 당인리에선 이렇게 갑자기 배가 고파져도 바로 눈에 띄는 식당이 많지 않습니다.



요즘 당인리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사무실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롭게 이 곳에 유입되는 분들도 많아지시겠죠. 아마 그중엔 저처럼 당인리라는 동네가 생소한 분도 계실겁니다. 그래서 정리해보았습니다!!!! 당인리 주민들을 위한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당 리스트!!!






Zone 0 : 당인리의 (거의) 끝자락.


하루가 멀다하고 뻠쁘차들이 골목을 막고 있지만 이미 그건 정겹습니다.


저희 회사가 속해있는 지역이 당인리에서도 가장 안쪽으로 들어오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곳부터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곳의 대부분은 주택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원체 번화가에 비해 유동인구의 수가 적기도 하거니와 늦은 오후시간 정도만 되어도 골목이 어두워지고 텅 비어서 상업시설이 있으리라 쉽게 상상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 곳은 요즘 당인리에 불어닥친 건물 재개발 러쉬의 중심부이기도 한데 내년으로 완공예정된 당인리 공원의 입구가 바로 이 지역내에 위치하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저희도 매일 아침부터 회사 옆건물, 앞건물, 뒷건물에서 전해지는 뚱땅뚱땅 망치소리와 후진하는 크레인에서 흘러나오는 '엘리제를 위하여'를 감상하곤 합니다. 평화로움과 시끌벅적스러움,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재개발이 공존하는 이 곳에서도 가볼만한 곳은 한군데 존재합니다.


1. 빠리쌀롱

우연한 기회에 방문하게된 곳입니다. 위치 자체도 식당/술집이 위치하기에 약간은 쌩뚱맞은 곳에 자리잡아 있는데 메뉴의 구성도 그에 못지 않게 예상을 빗나갑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이름에 걸맞게 20-30년대 옛 프랑스의 느낌이 나는 예쁜 아이템들로 꾸며져있는데에 반해 점심메뉴로 준비된 것들은 마늘삼결살볶음밥, 스팸볶음밥 등 누가봐도 지극히 한국적인 디쉬입니다. 맛도 예상보다 더 뛰어나고 심지어 음식 담겨나오는 그릇들이 예술입니다. 감히 여기에 스팸볶음밥을 담아도 되는가.. 하는 그런 느낌. 라자냐, 라따뚜이처럼 서양음식의 정취를 느끼해주는 메뉴들도 역시 존재합니다. 단점은 테이블이 적어 많은 인원이 동시에 방문할 경우 착석이 힘들 수 있고 오더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에 시간이 꽤 걸립니다.





ZONE 1 : 힙스터들의 새로운 아지트.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의 산 증인


이 지역에 사무실이 많이 모여있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상당수의 맛집이 존재합니다.


회사와 비교적 멀리 떨어져있지 않고 도보 10분 내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제일 많이 방문하는 지역입니다. 이 곳은 많은 수의 회사가 밀집되어 있기때문에 오전 11시반정도부터 어지간한 식당들은 손님들로 꽉꽉 차있고 맛집으로 조금이라도 소문난 곳들은 당연하다시피 웨이팅을 감수해야하기도 합니다. 이 부근의 유명한 집들은 대부분 1시부터 소강상태에 접어드니 급하지 않은 분들은 조금은 천천히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 각시보쌈

이 부근 점심식사계의 어벤져스같은 곳입니다. 원래 이 곳은 보쌈 고기의 식감이 매우 부드럽고 잡내가 적으면서 같이 나오는 김치속의 내용물도 준수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점심에는 유난히 손님들이 많이 몰려서 20-30분씩 웨이팅에 걸리기도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7,500원 짜리 각시보쌈 정식입니다. 정식 주문시 인당 고기 열점 정도가 서빙되고 인원수대로 나눠먹을 수 있는 만큼의 참치김치찌개가 준비됩니다. 고기 한점 한점의 크기가 그리 작지않고 다른 반찬의 갯수도 많아 가성비좋은 점심을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너무 손님이 몰려서 그런지 최근부터 보쌈정식은 1시 이후부터 주문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단점은 모든 좌석이 신발벗고 들어가야 하는 좌식이라 식당을 나갈때즈음이면 다리가 절뚝절뚝 거릴 수도 있다는 점이 있고 또 같이 나오는 김치찌개가 1인분씩 나오지 않고 한뚝배기로만 나온다는 점이 있겠네요.


2. 오레노라멘

마포구는 특이하다 싶을 정도로 수많은 라멘집이 몰려있는 라멘의 성지와도 같은 지역입니다. 한국에서 최초로 리얼한 일본풍 라멘을 선보인 곳도 홍대앞 하카타분코였고 그 외 많은 라멘집들이 본점을 마포구 (특히 홍대주변)에 두기도 하지요. 오레노라멘은 일년전쯤 혜성처럼 나타난지 얼마 되지 않아 입소문을 타게되었는데, 당시에는 아직 흔치않았던 토리파이탄 (닭육수를 베이스로한 크리미한 백탕[白湯]) 을 무기로 하여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 맛 또한 호기심을 충족시킬만큼 만족스러워 많은 라멘매니아들의 찬사를 이끌어냈습니다. 저도 이 곳을 처음 갔을때가 한창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문밖에서 40분 정도 기다렸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챠슈는 닭가슴과 돼지고기 챠슈 두가지인데 닭챠슈가 잘 어울리고 돼지고기 챠슈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3. 고향 한정식 (고향 칼국수)

상호명에는 칼국수가 들어가는데 정작 칼국수보다도 매일매일 바뀌는 백반이 더 유명한 곳입니다. 정해진 패턴없이 사장님 원하는 대로 그날의 식사가 준비되기 때문에 주문 후 '오늘은 어떤 음식이 나올까'하며 두근거릴 수 있는 로망이 있는 식당입니다. 오징어볶음, 닭도리탕, 대구탕, 고등어 구이 등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한식이 준비되며 밑반찬을 비롯한 음식의 전체적인 맛이 깔끔하고 좋습니다. 이곳에 가시게 되면 꼭! 칼국수보다 백반을 드시길 추천합니다.


4. 멕시코식당

홍대부근은 원래 다양한 세계음식들로 유명하지만 의외로 합정역 주변에는 꽤 오랫동안 멕시코 식당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 곳은 비교적 꽤 최근의 문을 연 곳으로 적당히 힙하면서도 아늑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스탭분들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다른 멕시코식당들과 비교해 가격대도 높지 않은 편이고 런치의 경우 탄산음료 하나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곳입니다. 간단한 식사를 원한다면 부리또 (또는 부리또보울)이 적당하고 뭔가 고칼로리의 음식이 땡기실때는 달달한 크림소스로 흠뻑 적셔나오는 치미창가도 좋습니다. 어쎈틱하다기보다는 캐쥬얼하다는 설명이 더 맞는 맛이기 때문에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며 고수가 자주 구비되지 않아 있는 것도 아쉬운 점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중화계열 요리보다도 더 고수가 잘 어울리는게 멕시코 음식이라......)


5. 교다이야

합정역 부근 식당 중에서도 인지도로는 매우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수타 우동 전문점 교다이야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유리로 되어있는 주방 한켠에서 무뚝뚝한 얼굴로 열심히 면을 썰고계신 장면이 매우 인상적인 곳입니다. 이 곳은 기본적으로 때를 가리지 않고 기나긴 웨이팅으로 유명합니다. 더군다나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면을 썰어서 삶기 시작하기 때문에 조리시간이 길고 자연스레 테이블의 회전수도 면요리집치고는 그닥 빠르지 않습니다. '무슨 우동을 먹으려 이렇게 기다려'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 탱탱한 면발을 한번 맛보면 머리속에서 쉽사리 기억을 지우게 어렵습니다. 2018 미슐랭가이드 빕그루망에도 선정된 곳이기 때문에 맛으로는 걱정안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유부초밥과 튀김이 곁들여져 나오는 세트메뉴도 있으나 이 곳에서는 면에만 집중하시는게 더 좋고 수타우동면 특유의 탱탱함을 즐기시려면 따뜻한 국물보다는 차가운 계열의 다시를 사용하는 우동을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


6. 앞마당 칼국수

적당한 가격으로 넉넉한 양의 칼국수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칼국수 외에도 많은 메뉴들이 있지만 뭔가 술안주에 어울리는 음식들이라 칼국수 외에는 시도해보지 못했네요. 칼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옆테이블에서 생대구탕에 낮술을 곁들이는 아저씨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집 대구탕 냄새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향만 맡아도 맛있음이 절로 느껴질 정도.) 바지락 베이스의 투명한 육수이지만 아주 매콤한 다대기도 준비가 되어 있어서 기호에 맞게 드시면 됩니다. 





ZONE 2 : 다가가기에 조금은 먼 당신


합정동 주변 자본주의의 위력을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지역.


자, 이제부터 슬슬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지역을 넘어가는 순간 도보로 편도15분이 넘어가기 때문에 뭔가 '점심을 먹기위한 심리적 마지노선' 같은 느낌인 곳이죠. 매달매달 식당이 바뀌는 격동의 합정역 뒷골목을 필두로 프루지오 뒤 먹자골목, 그리고 메세나폴리스 주변을 한번 탐험해봅시다.


1. 리틀파파

몇년전 쌀국수가 외식계의 대세로 잡기 시작하려던 무렵, 특색없이 다 비슷하기만 한 체인점 쌀국수 맛을 뛰어넘은 것으로 유명했던 곳입니다. 지금도 간간히 대기열이 생기며 담백하면서도 짭쪼롬한 뒷맛의 육수가 특징입니다. 최근들어 워낙 맛있는 쌀국수집이 많이 생겼기에 그닥 큰 메리트는 없지만 그래도 이 부근에서 이 정도 맛을 유지하는 곳이 있다는 건 분명 회사원들의 점심 옵션을 넓혀주기에 적합합니다. 


2. 합정 순대국

낡아보이는 외관과 연식이 있어보이는 테이블들부터 남다른 포스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다대기 투성이의 자극적인 맛보다는 돼지국밥처럼 뽀오얀 육수의 진한 지방맛과 감칠맛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테이블의 수가 많지 않아 점심에는 옹기종기 모여있는 중년 회사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으며 피크시간이 아니더라도 1인방문했을 경우에는 당연하다시피 합석도 감수해야 합니다. 다대기도 준비가 되어있기는 한데 강렬한 매운맛만을 지니고 있어서 많은 양의 다대기를 넣는 것을 방지하고 육수의 맛을 너무 탁하지 않게 하는 것을 의도하시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순대국 특을 시키시면 국밥치고 가격대는 조금 나가기는 하나 고기토핑 하나는 배부를 정도로 드실 수 있습니다.


3. 세상끝의 라멘

아마 오늘 소개되는 집들 중 가장 신상 레스토랑이 아닐까 합니다. 메세나폴리스 옆 마포만두 골목쪽에 위치해 있는 라멘집인데 보통 라멘면발보다 좀 더 통통한 중화면을 사용하고 닭&양파등으로 우린 맑은 육수를 기반으로 한 쇼유라멘의 맛이 제법 괜찮습니다. 토핑으로 올려진 닭고기와 돼지목살 챠슈는 수비드되어 살살 녹는 식감을 자랑하는데 이게 또 별미이네요. 두껍게 삶아내 겉을 토치로 아부리한 기본적인 챠슈와 차별성이 있어 기분이 즐거워집니다. 가게 오픈 초기라 이것저것 시행착오가 있으신 듯 하지만 이럴때 미리 자주 방문해서 단골이 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4. 지리산 어탕국수

어탕, 어죽, 천렵국 등 형태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사실 서울내에서는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헌데 이 집은 합정역 먹자골목에서도 약간 떨어져 있는 곳에 묵묵히 아무렇지 않은척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탕이라는 음식은 간이 쎄고 전반적으로 강렬한 맛이라는 관념이 있었으나 이 집에서는 그런 생각없이 술술 잘 넘어갔습니다. 밥이 들어가는 어탕과 국수가 들어가는 어탕국수 두가지 옵션이 있고 그 외에도 다슬기탕이나 제육볶음 등 여러 메뉴들이 존재합니다. 국물의 간이 적당하여 면보다는 밥이 어울릴 것 같지만 밥을 반공기 먹다보면 다시 'ㅇ ㅏ 면으러 먹을껄' 하는 생각이 드는 마성의 음식이지요. (반반 넣어주시면 좋겠는데 그게 가능한지는 안여쭤봐서 잘 모르겠네요.)


5. 옥동식

메세나폴리스 뒤켠에 자리잡은 독특한 이름의 식당입니다. 이 곳은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흔치 않은 단일메뉴를 선보이고 있는데 그 음식은 바로 돼지곰탕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뽀얗고 진한 (흡사 설렁탕같은) 돼지국밥의 느낌이 아닌, 하동관 스타일의 맑은 곰탕을 돼지고기로 재현해냈는데 돼지고기 잡내도 많이 나지 않고 육수에서도 육향이 슴슴하게 퍼져나가는 것이 굉장히 독특한 경험입니다. 몇자리 되지 않는 다찌석에 앉아 놋그릇에 육수를 담고 계신 셰프님을 보고있으면 참 호사스러운 국밥을 내가 먹는구나, 란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식당도 2018 미슐랭가이드 빕 그루망에 선정되었으며 역시 악명높은 웨이팅으로 유명하니 방문하실 분들은 미리미리 주의하시길.



ZONE 3 : 이 정도면 식사가 아니고 자아를 찾아 떠나는 긴 여정


사실 저희도 자동차가 없으면 여기까지 나가지는 않습니다. 돌아오는 그 길이 너무 멀어 그대로 퇴근하고 싶어지거든요 (...)


사실상 이곳도 직선거리로만 따지면 합정역 주변과 별 차이는 안납니다만.... 왠지 주변환경이 고요하고 북적거리지 않아서인지 쉽사리 찾아가지는 않게 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런 곳이어도 식당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지요.


1. 다우리 설렁탕

소머리 국밥, 도가니탕, 설렁탕 등 소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집입니다. 이 거리가 최근 상당히 트렌디하고 힙한 식당들로 점령되어가고 있는데 그 한가운데에서 최연장자의 포스를 온몸으로 뿜어내는 식당입니다. 아직 페인트의 휘발성 향기가 사라지지도 않은 것 같은 새로운 식당들 사이에서 있는 이곳을 보고 있자면 마치 이탈리아 올림픽대표팀 사이에 부폰이 와일드카드로 뽑혀 같이 서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국밥의 맛은 특출난 것은 아닙니다만 이 지역에서 이런 식당이 계속 유지가 되어간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2. 라멘트럭

상수지역 라멘의 강자입니다. 평균이상의 맛에 합리적인 가격을 표방하는 곳으로 한참 잘나갈땐 영하의 한겨울에도 가게 앞 히터앞에 옹기종기 모여 웨이팅을 30-40분씩 했던 곳입니다.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은 면추가 / 계란추가 / 챠슈 추가가 모두 천원으로 통일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챠슈 추가에만 3,000원씩 받는 곳도 있는데 이 정도면 큰 장점이 될법도 합니다. 맥주도 한잔에 3,000원으로 이 지역 식당들 가격들과 비교했을때 메리트로 다가옵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뭐


아무리 바빠도 밥 한끼는 잘 먹어야하지 않겠습니까


바쁜 현대인들에게 아침식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떨어져가는 이 시대에 점심시간마저 별볼일없이 그저 주린 배를 채우는 시간으로 보내버리면 참 안타까울 것 같습니다. 위의 리스트를 참고삼아 좀 더 즐거운 밥심생활을 하시길 원하며 더 나은 식당들은 댓글로 같이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맛집정보는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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