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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방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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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kipedia Sep 03. 2015

이방만남_ 아그라행 열차 친구들 #1

EP#8 아그라로 가는 열차에서 3.6.9 게임을 전파하다.

바라나시역, 인도


웃긴 건 그렇게 도시를 여러 번 이동했어도 고 며칠 좀 머물렀다고 움직이기가 싫어지고 떠나는 발걸음이 또 한번 낯설고 두렵다는 것이다.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것은 당최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그날은 내가 바라나시에서 나의 로망! 타지마할을 보기 위해 아그라로 향하는 날이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정겨운 오토릭샤를 타고 바라나시에게 짧은 작별을 고한 뒤 나는 기차에 올랐다.


 바라나시를 향한 아쉬움도 잠시, 이 기차가 오후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야간열차라는 사실이 마음에 부담을 느끼게 했다.. 이전에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올 때 기차에서 혹독한 신고식(창문이 닫히지 않아 비가 내 얼굴을 강타하고 인도 사람들이 밤새 나를 호기심으로 대했던 공포의 사건)을 치렀던 적이 있어 야간 기차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 주변에 같이 앉게 될 사람들이 중요했고 나는 그 사실에 예민해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 또한 겪어야 할 일인 것을, 그렇게 나는 내 차표의 좌석번호를 더듬더듬 찾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내가 앉을 좌석칸(침대칸이다)에는 인도인들이 아닌 다양한 외국인들이 이미 있었다. 게다가 서양인뿐만 아니라 동양인도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우리들은 능숙한 여행객답게 자연스레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자연스레 그들은 나의 무거운 배낭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었다. 뭔가 훈훈한 그런 분위기였다. 그렇게 기차는 아그라를 향해 출발하였다.


W :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감사합니다.)


Y : 에? 니혼진데스까? (엇? 일본인이세요?)


W: 이이에, 와타시와 강코쿠진데스! :) (아니요. 저는 한국인입니다)


 나는 사실 그 동양인 두 명이 일본인임을 눈치채고 조금 아는 일본어로 장난을 쳤다. 그 두 명은 일본인 특유의 액션으로 나의 장난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곧 저녁 때여서 다들 각자의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사실 난 바로 잘 생각에 음식을 챙길 생각조차 못했는데 음식을 보니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그들은 자신들의 도시락을 십시일반 하여 나에게 나눠주었다. 정말 다들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음식은 쉽게 우리의 마음을 열었고 우리는 약속한 듯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대화가 6시간이고 7시간이고 될지 모른 체 말이다.



우리 칸에 있던 친구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칠레인 요리사 마르셀로 그리고 아일랜드인이며 항공사에서 일하는 브레호니(이 둘은 커플이다), 영국인이며 의대를 다니는 스테판, 일본인이자 잡지사에서 일하는 데오카 그리고 사무직으로 일하는 요시코(이 둘은 친구다) 그리고 나까지 총 6명, 우리는 어느 한 날 한 시에 아그라행 기차에 모였다. 우리는 서로와 서로의 나라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하필 또 아일랜드인 브레호니가 일했었던 곳이 대한항공 아일랜드 지부여서 그녀가 아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특히, 이 자리는 아일랜드와 영국, 한국과 일본의 사람들이 모여 흥미로웠는데 이 국가들은 서로 식민지 시절 지배 국가와 피지배 국가의 관계였기 때문이었다.


W: 그런데 말이야. 브레호니, 아일랜드 사람은 영국 사람 어떻게 생각해?

한국인들은 보통 일본인들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거든~ 아일랜드도 그래?


(일본인 친구들과 영국인 친구가 집중한다)


B : 음~ 전반적으로는 그런데 막상 또 개개인은 안 그런 것 같아~


W: 맞아, 나도 그래~ 나도 일본인 친구 많아 ^^


우리는 때로는 깊은 이야기를, 때로는 가벼운 이야기를 넘나들며~ 자기네 나라 좋다며 놀러오라는 둥 이런 얘기가 오가고 있었고 우리는 묘하게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사실 몸이 많이 피곤하였으나 6명 모두 대화의 집중도가 높아서 시간 가는 몰랐다.  그때 나는 문득 한국의 게임문화를 전파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친구들에게 왜 게임이 발달했고, 술 문화, 대학가 이러쿵 저러쿵 차근히 설명하며 조심스레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모두들 흔쾌히 응했고 나는 그리하여 그들에게 '국민 명 게임 3.6.9' 를 가르쳐 주게 되었다.


W: 잘 봐!! 이 게임의 이름은 Three, Six, Nine 게임이야.

one, two, 짝, four, five, 짝, seven eight, 짝, Ok?


EB : OK!!!


W: 그리고 틀린 사람은 Indian Rice 당하는 거야~~

자  따라해봐~~ 게임에 진 사람은 엎드려서 등을 대고 나머지는 다 같이 이 등을 때리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인디아아안~ 라이스! 오예!" 이게 포인트야! 알았지!?


EB : OK!!! Inidan rice OH YEAH!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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