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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kipedia Jun 23. 2015

이방만남_ 수리아 #1

Ep#2_1 댄서가 꿈인 네팔 청년 수리아 - 포카라에서 만나다.

Phewa lake in pokhara

6월의 네팔은 매우 습했다. 아직 우기가 오기 전이라 텁텁함이 있었다.

 나는 카트만두에서 네팔의 휴양지 포카라에 갔다. 포카라는 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불릴 정도로 히말라야의 모습이 호수 속에 아름답게 비치는 곳이었다. 나는 그곳의 페와호수라는 곳에서 보트를 타며 평온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자전거로 포카라를 구경할 심산으로 자전거 대여점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Excuse me"?

"Are you korean?"


웬 젊은 네팔 학생이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어왔다. 하도 그전에 나에게 대마를 팔려고 했던 네팔 청년들을 많이 만났었기 때문에 나는 그 학생을 경계했다. 그러자 그는 자기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며 한국인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을 했다. 나는 뻥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그 학생은 진짜라고 했다. 거짓말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조금의 꾀를 내어 "그래? 그럼 너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니까 책가방에 한국어 교재 있는지 나한테 보여줘"라고 말했다. 사실 귀찮아서 교재 없으면 그 핑계로 빨리 사람을 떨궈내려고 한말인데 그 학생은 진짜 책가방을 뒤적이더니 나에게 한국어 교재를 보여줬다. 나는 그가 그냥 사기 치려고 갖고 다니는 한국어 교재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문제를 푼 흔적은 있는지 면밀이 살펴보았다. 그리고 심지어 문제도 냈다.


('ㄱ' 가리키며.) "tell me, this character's sound"


그는 'ㄱ'기역이라고 정확히 말했다. 문제를 더 내고 싶었으나 그의 문제를 맞히려는 열정적인 모습에  난 그를 믿기로 했다. 그리고 그에게 난 이름을 물었고 우린 친구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수리아, 네팔 포카라에 살고 있으며 고등학생이지만 안나푸르나를 등반하는 셀파로서 일을 하고 있다. 나이는 19살이었다. 수리아는 태양이란 뜻이다. 그의 까맣게 그을린 피부는 태양이란 이름과 어울렸다.

 우리는 길거리에 잠깐 앉아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수리아에게 왜 한국어를 공부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수리아는 자기는 한국에 가서 댄서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몸도 다부지고 잘생겨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의 열정이 뭔가 애틋함을 느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지금 자기 집에 초대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자기 집에 가서 자기가 공부하는 공책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실례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흔쾌히 수락했고 그래서 갑자기 수리아네 집에 가게 되었다.


네팔 내 친구 집, 수리아의 집은 많이 낙후된 곳에 위치했다. 집에 구조 또한 특이하고 마치 우리나라 옛날의 농가의 모습 같은 느낌이었는데 집 앞 도로는 비포장 진흙탕 길이었고 집은 흙으로 지어졌으며 방은 하나이며 외양간과 부엌은 한공간에 있는 집이었다. 나는 무언가 신기했다. 내가 네팔 현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앉아있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수리아는 나보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어디론가 뛰쳐나갔다.


10분쯤 지났을까. 수리아는 헐레벌떡 집으로 다시 뛰어들어왔다. 비스킷과 카스텔라 한 봉지를 사 왔다. 어머니가 그래도 손님이 왔는데 줄 것이 없으니 과자를 사 오라고 시킨 것이었다. 나는 너무나 감사했다. 굉장히 살기 어려운 형편인데 나를 손님으로서 대접해주는 그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잘 전달되었다. 우리는 과자와 물을 먹으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눴다. 수리아는 자기가 공부하는 노트를 꺼내 보이며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내게 자랑을 했다. 수리아는 4개국어 정도는 조금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안나푸르나를 등정하는 등산객들을 도와주는 셀파로 있기 때문에 그 나라말을 배웠다고 했다. 그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에 나는 감동했다.


 나는 수리아를 데리고 포카라를 여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같이 자전거 두 개를 빌려 수리아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관광지도 다니며 서로 사진도 찍고 놀기로 계획했다. 그러자 그는 이웃에 친한 동생이 사는데 그 아이도 함께 데려가면 안 되겠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돈이 세배로 들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수리아의 친구니까 그러자고 했다. 우리는 그 아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빌리러 갔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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