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X지 이 XXX..
원래 입주일은 내일부터다. 일주일 전에 코로나 사태로 입주일을 좀 미룰 수 있겠냐고 문의를 드렸는데 가능하다고 해서 1주 미룬 3월 첫 주에 입주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점점 사태는 악화되었다. 심지어 회사에서 재택근무까지 결정되어 3일째 집안에서 근무 중이라 다음 주도 입주가 어려울 것 같았다.
함께 하는 멤버들이 먼저 건의를 해 내가 부동산에 말해보기로 했다. 멤버들은 5월 정도가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는 딱 1개월 연기 정도일 것 같았다. 이미 2월부터 비워둔 집이고 2월 말 입주였는데 두어 달을 더 미루는 건 내가 임대인이어도 좀 어렵겠다 싶었다. 그래서 부동산엔 4월 즈음으로 요청을 드리면서 '지금 육지가 코로나로 어마어마한 상태다, 벌써 며칠 째 집 밖에도 못 나가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잔금을 치르고 몇 달은 못 갈 것 같은데 사정 좀 전달해 주셔라' 하며 갖은 죽을 소리를 했다. 부동산도 난색을 표했지만 일단 임대인과 통화해 보겠다고 했다. 한 10분 뒤, 3월 말로 계약 일자를 미루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역시..
혹시나 하는 맘에 항공권을 검색해 봤다. 19,900원..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은 4,500원까지 떨어졌다. 실제 구매할 때는 유류세나 공항세가 붙어 1.5만 원 ~ 2만 원으로 결제가 될 거다. 그럼 왕복 4만 원. 부산 가는 KTX 보다 싸다. 평상시 비수기에도 이렇게까지는 안 떨어지는데 진짜 움직이는 사람이 없긴 없나 보다.
LCC 업계는 타격이 매우 크다고 한다. 제주항공 주식은 52주 최저가인 2만 원을 바라보는 1.9만 원이다. 이스타항공은 2월 급여의 40%만 지급하기로 했단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예정이었는데 지금 자금 상황에서는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한다.
비보는 여기서만 그치지 않았는데 올 4월 11일 예매해둔 BTS 콘서트 취소 문자를 화장실에서 받고 소리를 질렀다. 자던 동거인이 뛰어와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찔끔 났다. 그전까지는 신천지가 코로나 확산을 크게 키운 점을 최대한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그들도 속고 있는 피해자 입장이고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이니까 너무 마녀사냥은 안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취소 문자를 받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만희 이 XXX, 신천지 이 XXX'라는 욕지거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입주 후에 3월엔 제주 벚꽃도 보고 4월엔 고사리도 꺾을 생각에 들떴는데 몇 시간 만에 3, 4월에 고대한 이벤트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서 너무 아쉽다. 요즘 내 인생 낙은 제주집 입주와 방탄 콘서트 관련된 것뿐인데..
어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길 기대해 본다.
P.S 글 읽는 모든 분들 무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