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하면서 느낀 무게, 프리랜서의 현실
처음 내가 일을 시작했을 때, 모든 게 막연했다. 시스템도 없었고, 체계도 없었다. 단순히 내 손으로 직접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점점 알게 되었다. 혼자서는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해야 할 일이 쌓여가며 답답함이 커졌고, 어느새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엇부터 해야 하지? 왜 이렇게 모든 게 어지럽지?"
그때, 나를 정리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메모였다. Google Keep을 열고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과 고민들을 하나씩 꺼내 적기 시작했다. 이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나 자신과 대화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혼란스러울까?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질문들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느끼고 있던 문제들이 점차 선명해졌다.
첫 번째로 떠오른 문제는 우선순위의 부재였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고객과의 약속은 최우선이었지만, 그 외의 일들은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하나씩 순서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그리고 그다음은 내가 나를 위한 일들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브랜딩, 새로운 도구 배우기,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시간들. 하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 질문은 가장 큰 혼란을 안겨주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야 할지, 아니면 나 자신을 표현하고 성장시키는 하나의 방식으로 보아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그리고 그 답은 점점 명확해졌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나의 연장선이다." 내가 이 일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곧 나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완벽하려는 욕심은 문제였다. 일을 하면서도 늘 부족하다고 느꼈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고객과의 상담,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것 등 모든 과정에서 완벽을 추구했지만, 그러다 보니 지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의 너를 인정하고, 천천히 나아가자."
이 일을 하며 가장 많이 배운 건,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이었다. 일이 쌓일수록 혼란은 커졌지만, 그 혼란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스스로를 비난하기보다는, 내가 무엇을 잘하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 차분히 분석하고, 그 부족함을 메워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도 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그 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마주하며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는 머릿속의 어지러움을 정리하는 법을 배웠고, 조금씩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일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나는 조금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내 일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혼란이 찾아올 때마다, 다시금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