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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21. 2024

중년의 철학: 인간-차원을 달리다 9

투자자인가 투기꾼인가의 판단에 관해

한낮의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여름, 저녁의 어스름이 짙게 내리 깔리면 도시의 밤은 끈쩍한 어둠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황혼의 빛이 아스라이 남아 점점이 박혀 있는 구름을 뚫고 번개가 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인지 천둥이 없어 소리는 없고 찰나의 순간 천상의 번쩍임이 시야를 흔든다.


실제 번개의 지속 시간은 100분의 1초 정도로 아주 찰나에 불과하지만 잠깐이나마 볼 수 있다. 그러나 맨눈으로 볼 수 없는 구름 위 중간권에는 붉은색의 상층대기 번개인 레드 스프라이트(red sprite)가 마치 정령이나 해파리와 같은 형상으로 내리치고 있다. 크기는 보통 가로 40km, 세로로 70km에 이르는 메가 번개다.

레드 스프라이트


이처럼 매일의 일상에서조차 눈으로 보아도 볼 수 없는 것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삶에 필수적인 돈을 벌기 위한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자본주의 구조를 알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크게 나의 시간을 투자하는 근로 소득과 자본을 투자하는 자산 소득이 있다.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한 시간과 재물은 우리를 성공한 투자자 혹은 실패한 투기꾼으로 이끈다. 


부동산이나 금융을 공부하는 것은 좋은 시도지만 투자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오직 소수만이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확률 분포는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절대 법칙이다. 나는 예외일 거라는 생각이 투자와 투기를 가르는 판단 임계점이 된다.


IX. 72의 법칙과 자연상수 e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서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게 되면 보통 점자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 또한 안정화된다. 시중 금리 또한 고도 성장기 시절에 일상적이던 10%대 이율은 상상조차 힘들고 요즘 은행 예적금 금리는 겨우 2~3%가 일반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치 상승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근로 소득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현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서민이 보유한 작은 돈마저 큰 부자들에게 빨려 들어가는 경향이 강해진다.


1. 72의 법칙

현재 대부분의 은행 금리는 단리(단순한 이자) 개념으로 오직 원금에만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백만 원을 3% 이율로 3년간 가입하면 공식은 아래와 같다.

- 원금*(1+(금리*기간))

계산해 보면 1,000,000*(1+(0.03+3))= 1,090,000원이 된다. 


복리로 계산해 보면 어떨까. 복리의 계산은 원금*(1+금리)^기간임으로 결괏값은 1,000,000*(1+0.03)^3= 1,094,051이다. 복리가 단리보다 약 4,051원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다. 여기서 세금까지 공제해야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결정된다.


예적금으로 내 자산이 2배가 되는 기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한 법칙이 72법칙이다. 이율이 3%라면 72/3=24년이 된다. 즉 3% 이자를 주는 상품에 가입하면 약 24년 후에 원금의 2배가 된다. 복리 기준으로 소수점 이하의 정밀한 계산은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2. 자연상수 e

자연상수 e는 자연의 연속적인 성장을 다루는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게 사용된다. 투자도 자산의 연속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투자의 세계에는 자연상수가 담겨 있다. 자연상수 e는 끝이 없는 무한소수이자 초월수다.

- e= lim(1+1/n)^n


계산의 편의를 위해 원금 1백만 원에 대해 100% 이자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1년 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백만 원이 된다. 6개월로 기간을 줄이면 이자는 50%가 되고 6개월씩 2번으로 나누어 투자하면(n=2)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250,000원이 된다. 3개월로 줄이면 이자는 33%, n=3이 되어 2,370,000원으로 기간을 여러 번 나누어 재투자할수록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수십 배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65일 매일 이자를 받는다 해도(이율은 0.274%)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2,718,281로 수렴한다. 운이 좋아 은행과 협상을 잘해서 1년간 매일 복리 이자를 받을 수 있어도 약 2,718,000이 한계값이다. 


결국 100% 이자도 말도 안 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생각했던 수십 배는 무리고  원금 대비 2.7배 정도가 최대 기대 수익이라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예적금만으로는 결코 재벌의 꿈은 이룰 수 없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투자에 적용해 보면 대략 3배 정도의 수익은 합리적인 기댓값일 수 있지만 10배나 100백의 수익은 터무니없는 투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고 투자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수백 배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슬프게도 그것이 나는 아니다....


인간의 삶에는 의식주가 필수이다. 의식주를 구성하는 투자에서 자연상수 e는 ‘배(100%) 자산 증가를 목표로 1사이클을 무수히 나누어 투자(연속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 자산 증가량’을 말하고, 목표나 투자기간에 따라 최대 자산 증가량은 자연상수 e에 기간과 목표 수익률의 곱이 지수인 형태로 표현된다.


간단히 말해 내가 매년 20%씩 수익을 달성해 5년간 자산을 불릴 수 있다면 나의 총자산은 (e^0.2)^5=2.718배가 된다. 


투자자가 되느냐 혹은 투기꾼이 되느냐의 구분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세상의 법칙 속에서 결정될지도 모르겠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투기꾼이 되지 않고 합리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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