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지털전사 Aug 23. 2024

중년의 철학: 인간-차원을 달리다 10

'인간이 호기심을 느끼고 철학하기 시작한 이유는 그들이 느낀 경이로움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는 가까운 자연현상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뤘지만, 이해가 조금씩 더 깊어지면서 점점 더 거대한 문제, 이를테면 달과 태양과 별들의 천체 운동이라는 저 우주의 기원 따위에 관해 고찰하기 시작했다'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Metaphysics>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죽음은 끝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삶과 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과 주관적인 의견을 나누고자 '중년의 철학' 시리즈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천국이나 극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삶은 자꾸 당신을 속이려 든다. 생존 자체가 자연의 법칙인 엔트로피 증가에 역행하여 끊임없이 에너지를 섭취하고 배설하는 과정이기에 고통스럽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인간은 현재를 벗어난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MZ사이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나 홀로만 레벨업'과 같은 이 세계 회귀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는 현세대의 욕망을 투영한다. 실제 과학적으로 볼 때 일어날법한 미래들을 묘사한 SF소설인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이나 '듄(dune)'은 인공 지능의 반란등 우울한 디스토피아적 아포칼립스를 다룬다. 현재 세계에 대한 미래 이야기는 대부분 우울한 반면 다른 이 세계를 다룬 판타지는 대부분 희망이 넘치니 아이러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결국 우리 모두는 시간이 흐르면 죽어 현 세계에서 소멸된다는 것이다. 즉 알지 못하는 이 세계로 전이되는 셈이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부활은 다른 차원에서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원자 수준의 구조 차이에 따른 바위나 나무 따위가 아닌 무언가 다른 존재다.


글을 통해서라도 우물 속 개구리인 나의 작은 세상을 벗어나 불편해지기를 원한다. 사유(思惟)라는 이름의 100개의 바늘이 나를 찌르면서 돈오(頓悟)라는 1,000천 개의 바람으로 돌아오길 희망한다.  그리고 혹시나 글을 읽는 다른 이들이 있다면 작은 영감(靈感)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X. 세 가지 의문으로 시작하는 사유의 질문들


현재의 나를 묘사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부모, 자영업자, 브런치 작가등 사회적 역힐로만 따져도 여러 이름이 있고 키나 몸무게 같은 물리적 묘사도 실제 자신을 대표하지 못한다.


복잡함을 무시하고 일단 자신을 그냥 점(dot)이라고 단순화시켜 간단하게 좌표계상의 위치로 표현해 보자. 나의 현재 공간적 위치를 알려면 위도와 경도를 각각 x축, y축상에 놓으면 평면 좌표가 결정되고 건물의 10층에 머물고 있다면 높이 z 축을 설정해 준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시간을 w 축으로 정의하면 지구에서 나의 위치가 확정된다.


죽음 이후를 새로운 허수 i 축에 놓는다면 매우 간단하지만 나의 새로운 위치가 생길 것이다. 허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수이기 때문에 허수축 i는 어떤 차원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시간축 w의 흐름에 따라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죽음이라는 i 축에 반드시 도달하게 된다는 것만 알려져 뿐이다.

결국은 절대 알 수 없는 허수 차원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의 태생적 한계로 알 수는 없지만 힌트는 존재한다. 그러니 아래 세 가지 큰 주제에 대해 나만의 '아무 말 대잔치'를 지껄여 볼 수 있는 이유다.


질문 1: 시작과 끝에 대한 사유

질문 2: 세상의 한계에 대한 사유

질문 3: 시간과 공간에서 존재에 대한 사유


질문은 동아줄이 되어 개구리는 우물을 벗어난다. 그의 이름은 자유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년의 철학: 인간-차원을 달리다 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