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위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도 모를 때가 있다. 대학 시절 1년 동안이나 고민했던 진로 문제가 그랬다. 1년 동안 방황하고 또 방황했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교수님을 찾아갔다. "1년 동안 고민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저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이게 하고 싶기도 하고 저게 하고 싶기도 해요. 답을 알려주세요."
교수님은 그저 내 말을 덤덤하게 경청했다. 하지만 나는 교수님께 명확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 어리석게도 그때는 교수님이 내 진로를 정해줄 사람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교수님은 그저 내 말을 들어만 주셨다.
'교수님이 어떻게 내 진로를 결정하겠어. 헛수고였나보다'란 생각으로 마음의 문을 닫으려는 순간.
그 순간, 교수님은 내게 단순한 한 마디를 던졌다.
"본능에 맡겨라"
"본능에 맡겨라?" 지금까지 고민하고 발버둥 치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데 본능에 맡기라니 무슨 소리인가. 처음엔 반발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곧이어 무슨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본능에 맡기라'는 교수님의 한 마디가 무슨 뜻인지는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어렴풋이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미 내 안에 답은 정해져 있었는데 떠나보내는 선택에 대한 아쉬움과 두려움 때문에 답을 눈치채지 못한 척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을 이어가던 나는 결국 선택했다. 그리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때 했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가 남을 수밖에 없을 때 그리고 모든 선택에 욕심이 날 때면 천천히 "본능에 따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나의 경험에 빗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본능대로 선택했으면 좋겠다. 어떤 선택에도 후회는 남을 테니까. 지금 우리는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