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치선 Sep 23. 2015

테슬라 최초 서울-부산 왕복 후기

테슬라 Model S로 서울 - 부산 왕복 완주기

테슬라 Model S를 구매하면서 이건 꼭 해보고 "이건 꼭 해봐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국내 최초로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것이었죠. 아무리 테슬라의 주행거리가 길다고 해도 테슬라의 SuperCharger 인프라 없이 왕복하는건 리스크가 크고 모험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고 어려운 목표일수록 도전 욕구는 더 강해지는 법이라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전기차의 연비 특성


테슬라 Model S는 옵션에 따라 최대 주행거리가 다릅니다. 제가 구입한 P85D의 경우 EPA(미국환경부)기준 407km이고 최대주행거리가 가장 긴 모델은 85D이며 434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제가 기존에 운행하던 내연기관 가솔린 차량인 BMW 320i의 경우 기름을 가득 채웠을 때 출퇴근시엔 600km, 서울-부산 왕복시엔 900km이상을 갈 수 있을 정도로 고속도로에서의 연비향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장거리 고속 주행시 연비가 어떻게 변하는지 정확히 확인한 바가 없기 때문에 무턱대고 도전하기엔 리스크가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전 점검을 위해 호명리 와인딩을 다녀왔습니다.

정속주행 속도에 따른 최대 주행거리 변화

사전 점검 호명리 와인딩 

호명리 와인딩 후기 by gamjavas


왕복거리는 대략 150km, 일시적으로 속도를 적당히 낼 수 있는 구간이 존재하고 경사가 어느정도 있는 언덕을 오르내리는 코스라 지형 및 속도에 따라 연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급가속 및 고속 주행의 경우 주행가능 거리가 급속하게 감소하며 80~100km/h구간에선 200Wh/km보다 좋은 연비를 보여줬습니다. 산을 오르는 구간에선 연비가 매우 나빠지며 내려오는 구간에선 충전이 되지만 굴곡이 심해서 브레이크로 어느정도 에너지를 낭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충 파악한 결과 엄청 과속하지 않으면 300km정도는 거뜬하게 갈 수 있겠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서울 - 부산 경로 결정


평소에 다니던 경로는 중부내륙 - 경부고속 - 대구부산고속도로의 380km 구간이었습니다. 완충 + 연비운전으로 매우 아슬하게 갈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테슬라 서비스 센터도 없고 늦은 시간에 가족과 함께 가는 거라 최대한 안전하게 가기위해 중간쯤에서 충전을 한 번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부산 구간의 충전소는 안성, 김천 휴게소 양방향에 각각 있었습니다. 안성휴게소는 위치가 애매해서 좀 더 가운데에 가까운 김천 휴게소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김천 휴게소를 경유지로 하니 중부내륙도로 대신 경부고속도로를 타야해서 거리 400km정도로 늘어났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경부고속도로 - 대구부산고속도로의 경로로 정했습니다. 김천휴게소는 230km 지점에 있어서 위치상으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김천휴게소의 충전소 상태

출발

출발 준비 완료

7/17일 부산으로 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테슬라 Model S의 충전 설정을 보면 Daily로는 90%까지 충전해서 사용하고 여행을 가는경우 100%까지 충전해서 사용하게끔 표시되어있습니다. 항상 90%까지만 충전해서 사용했지만 장거리를 대비해 96%까지 충전을 해두었습니다. 100%로 충전을 해둘까 했지만 회생제동시 더이상 충전이 되지 않고 베터리 사용에 있어서 40%~90%구간이 베터리 수명에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96%정도로 타협했습니다. 탑승자는 운전자 포함 세명에어컨은 자동으로 맞춰놓고 출발했습니다. 금요일 퇴근시간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차가 밀리지 않고 평속 80km/h이상으로 쾌적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충전 지점까지 200km이상 가야하는데 한번에 쉬지않고 이정도의 장거리를 가보는 것은 처음이라 최대한 연비운전을 하면서 갔습니다. 

중간쯤 왔을 때 화면에 경고메세지가 하나 떴습니다. "알려져있는 충전소로 부터 너무 멀리 왔습니다. 충전계획을 세우세요." 운전중에 갑자기 떠서 어딘가 고장난 줄 알고 깜짝 놀랬는데, 이 차 입장에선 당연히 국내 충전소에 대한 정보는 제가 충전했던 곳이 전부이기 때문에 무시해도 되는 메세지였습니다.


김천 휴게소 도착

무사히 첫번째 경유지인 김천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출발지부터 휴게소까지의 주행거리는 217.3km, 주행시 소모한 전력량은 40.1kWh, 연비는 185Wh/km로 기준연비인 200Wh/km보다 잘 나왔습니다. 이 페이스라면 충전하지 않고 한번에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안전하게 충전을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김천휴게소 부산방면은 휴게소 입구 근처에서 쉽게 충전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갔다오니 벌써 40분정도가 훌쩍 지났습니다. 90%까지 10분정도 남아서 차에서 간단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충전이 다 된 뒤 다시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 도착

남은거리는 200km가 안되고 시간도 많이 늦어 차도 없어서 조금 페이스를 올려서 주행했습니다. 역시 충전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니 한결 마음놓고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별다른 문제없이 무사히 어머니 댁에 도착했습니다. 휴게소부터 집까지의 주행거리는 173.6km, 소모 전력량은 35kWh, 연비는 페이스를 조금 올려서 그런지 202Wh/km였습니다.


부산에서의 충전

부산지역 급속 충전소 현황

혹시나 어머니 댁의 주차장에서 충전을 할 수 있는지 미리 연락을 해봤지만 아파트라 그런지 역시 쉽게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부산에는 서울에 비해 충전인프라가 많은 편이 아니지만 다행히 근처의 마트에 급속 충전소가 있었고 이마트 등에도 어느정도 완속충전기가 설치되어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와이프와 서면을 둘러볼 일이 있어서 시민공원 근처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충전을 하기위해 갔는데 전기차 전용 주차공간 두군데 모두 일반차량이 주차중이었습니다. 전기차의 보급율이 낮아서 그런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 직원을 불러 차를 빼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한참 뒤에 장을 다보고 오셔서는 짐을 느긋하게 싣고 계시길래 제가 차를 살짝 움직여서 주차 할 것 처럼 했더니 아저씨께서 "여기 전기차 전용자리에요~"라고 하시길래 "이 차가 전기차에요." 라고 대답을 하니 멋쩍은 듯이 웃으시면서 얼른 차를 빼주셨습니다. 서면을 둘러본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장을 보고나니 88%까지 충전이 되어있었습니다.


다시 서울로


부산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80%정도 남은 상태로 출발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는 안성 및 김천휴게소에 충전소가 있는데 안성휴게소는 살짝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해 김천휴게소를 들렀습니다. 당연히 부산방향 휴게소랑 같은 위치에 있겠지 싶어서 그 위치로 가봤는데 충전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를 타고 휴게소를 한바퀴 둘러봤지만 충전소 같이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여기서 충전을 하지 못하면 안성휴게소까지 가야하는데 출발시에도 완충 상태가 아니었는데다 완전 연비주행을 한게 아니다보니 무리일 것 같았습니다. 일단 차에서 내려서 휴게소 끝에서 끝까지 뛰면서 찾아봤는데 주유소 구석쯤에 뭔가 초록색의 반가운 형태가 보였습니다. 겨우 차로 돌아가 충전소에 차를 세우고 충전을 하려는데, 이번엔 충전카드가 인식이 안되었습니다. 10시 반쯤 되는 시간이었는데 관리하는 곳에 전화를 해야하나, 다시 돌아가서 충전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충전카드 뒤에 써있는 카드번호로 인증을 시도했더니 겨우 인증이 되면서 충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충전을 마치고 TACC를 켜두고 편안하게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후기


처음엔 많이 긴장을 했지만 돌아올 때의 사소한(?) 트러블을 제외하곤 생각보다 무난했던 여행이었습니다. 다른 전기차라면 모르겠지만 테슬라 모델 S의 경우는 경로에 급속 충전소 한군데 정도만 있어도 갈 수 있고, 두 군데 이상이면 좀 더 안정적으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물론 충전 계획을 잘 세워야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요. 테슬라 모델 S의 경우 정식으로 판매되는 지역에서는 경로를 지정하면 베터리 상황까지 계산해서 자동으로 경로를 짜주기 때문에 충전계획 수립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테슬라의 인프라가 없고, 충전시설 인프라도 미흡하기 때문에 아직은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최근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으로, 2015년 9월 1일부로 고속도로 휴게소 30개소에 급속충전소를 설치 운영중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수월하게 장거리 여행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조만간 기존에 타던 내연기관 자동차를 팔게 될 것 같네요.



슈퍼차져 무료 및 100만원 할인 추천인 코드 - http://ts.la/juyoung3916

작가의 이전글 충전은 어떻게 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