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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니마니모 Mar 22. 2020

매일 만나도 할 말이 많은 사람과 일한다는 것은

시작은 간호사 팟캐스트가 내일 오픈해요:)

여러분은 어떤 사람과 일하고 계시나요?


 일이라는 건 아무리 좋아도 결국에는 수고스러운 무언가, 즉 노력이 전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할 때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고 발전한다고 해도 일은 일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말했죠.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지 말아라, 그러면 인생이 피곤해지고 좋아하는 것이 더 이상은 좋아하는 것이 아니게 된다. 하지만 또 이런 사람들도 있어요.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면 행복하다. 좋아하는 일을 돈으로 만들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는 개인의 자유겠지만 저는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은 반대로 말하면 좋아하지 않는 일은 못하는 거예요.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에요. 제가 왜 이렇게 생각하냐구요? 그야 물론 제가 그런 사람이니까요:) 


 저는 어떻게 보면 하고 싶은 것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지만, 어떻게 보면 변변찮은 일도 하지 않고 돈도 제대로 안 벌면서 제멋대로 사는 사람이기도 해요. 그나마 위안 삼는 것은 다행스럽게도 제가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그게 돈이 안 될 뿐이죠. 아쉽게도. 저는 돈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장은 그렇지가 않은가봐요. 그래도 즐거워요. 재밌고요. 이에 대해서는 할 말도 들은 말도 많지만, 지금은 이야기 하지 않을래요. 팟캐스트 이야기만 할 거예요. 아무튼 팟캐스트도 처음에는 그냥 재밌어서 시작했어요. 


 재미로 시작했지만 팟캐스트도 결국엔 일이 되었어요. 시작할 때 몰랐다고 하기에는 저와 친구 둘 다 사회생활을 해 본 사람이었기에 알고 있었어요. 이것도 일이 될 것이라는 걸. 문제는 생각보다 일이 되는 시기가 빨리 찾아왔다는 거예요. 둘 다 하나라도 더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성격 때문이었을까요? 이유야 어찌 되었든 팟캐스트는 또 하나의 일이 되었어요. 시간을 비워 회의를 하고, 자료 조사를 하고,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녹음을 하고, 편집을 하는 와중에 다음 에피소드를 기획하고, 섭외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야 하고... 초기의 일은 다 그렇겠지만 저희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 투자가 꽤나 필요했어요. 잘하고 싶다보니 시간투자는 더 많아졌고요. 팟캐스트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도 다니면서 각자의 또다른 프로젝트들도 있다보니 아마 부담이 되어가고 있을 거예요. 물론 아직은 매우 거뜬하고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는 것. 만난 지 두 번째 만에 함께 팟캐스트를 하자고 제안한 저도 저지만, 그걸 덥썩 수락한 친구인 걸 보면 얼마나 잘 맞았는지는 차치하더라도요. 두 번째만에 팟캐스트를 하게 되면서 사실 서로가 알지 못하는 부분들도 많아서요. 매일의 일상도 스펙터클하고 할 이야기가 많은데 살아온 이야기까지 하려니 만나기만 하면 두세 시간은 훌쩍 지나기 일쑤예요. 회의를 하러 만났으니 해야 하니까 하긴 하는데, 다른 말을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려 죽을 것 같은 경험도 여러 번 했습니다. 

 정말 일을 할 때는 일에만 집중을 해야 하는데, 심지어 일도 재미있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일에 집중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직은 서로가 더 궁금하고 재미있나 봅니다.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다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라니, 원래 이런 건가요? 저는 몰랐어요. 그렇다고 둘 다 집중력이 부족한 그런 사람들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더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다는 거겠죠?


 일하는 시간에 말하고 싶은 건 약간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꼭 말을 다 쏟아내지 않아도 알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익숙해지는 때가 오겠죠. 그 때의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꽤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서로에게 말을 하고 싶은 것이 문제라고 말하지만, 엄연하게는 함께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해준 이유이기도 하지요. 사실 함께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고, 무려 오픈이라는 처음이자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거예요. 바로 내일이면 오픈될 우리의 팟캐스트, 정말 두근거립니다. 오픈했다고 해서 갑자기 폭발적으로 잘 될 가능성은 정말이지 매우 적지만, 그래도 '진짜' 시작인 것만 같아서 긴장되고 떨려요. 함께하는 친구이자 브런치 작가인 모니는 저를 항상 열정의 폭주 기관차라고 부르는데요. 그런 저와 함께 해주는 모니와 앞으로 펼쳐질 여정이 어떨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D







[시간_시작은 간호사] 팟캐스트는 팟빵, 아이폰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 클립, 유투브를 통해 청취하실 수 있어요. 시작은 간호사 브런치 매거진과 인스타그램에서는 각종 소식과 공지사항을 알려드립니다. 임상이, 병원이, 간호가 잘 맞지 않는 간호사들에게 좀 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알려 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컨텐츠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지 저도 몰랐는데요ㅎㅎ 좋아요, 구독, 댓글과 함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릴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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