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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니마니모 Aug 18. 2020

스물여덟(실은 아홉이려나)까지의 삶에 대한 반성과 미래

나는 끝없는 반성을 통해 성장하는 존재

  이십대 후반, 나이가 어떤 특별함을 선물해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조금의 좋은 것이라도 찾는다면 오직 외양과 건강뿐인 것 같다. 이 또한 상대적이지만 다른 것들은 더하다. 마음이라던지 사람의 생각은 나이보다는 말과 행동에 의해 젊다고 판단될 수 있는 것 같고, 실제로 주변인들을 보면 나이가 많아도 생각은 아주 젊은 반면 나이가 적어도 꼰대스러운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 세상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려나 싶다.

  그럼에도 나이가 내게서 앗아가는 것은 있다. 더 천천히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이십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어떤 결정과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꽤나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건, 왜인지 몰라도 많은 이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삼십 대에도, 사십 대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러니 지금의 시기에는 지금까지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차분히 다음 스텝을 고려하며 예상하고 전략을 짜고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나는 감히 믿고 내 인생을 그렇게 설계해보고자 한다.


  내 딴에는 좌충우돌 삶이었다. 언뜻 보면 간호사가 되기까지는 사회에서 평범하다고 부르는 루트에 따라 살았던 것 같지만 속은 그렇지 못했다. '~치고는'이라는 말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간호학부생치고는 다채로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진로에도 생각과 고민이 많아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조언들을 찾아다녔다. 끝내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어 병원을 퇴사한 나이는 스물 여섯이었고 해보고 싶던 걸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많은 것을 했다. 처음 얻은 것이라고 착각했던 자유는 진지한 고민을 위한 경험을 쌓는 과정이었다. 여러가지 부딪히며 빠르게 많은 것들을 깨달았지만, 시간은 그보다도 빠르게 무심히 흘렀다. 무엇을 했나, 다시 또 퇴사를 하고 고민이 많아진 지금 다시금 정리해본다. 나는 무엇을 했던가.



봉사활동

해피무브 중국 문화 해외 봉사활동

아름다운 가게 봉사활동

문화예술봉사 동아리


회사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사회적기업육성사업 창업팀원

화장품 전문 저널 마케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병원 간호사


프로젝트

텀블벅 독립출판 펀딩 제작

독립출판 '차에 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간

간호사 팟캐스트 '시작은 간호사'



  막상 쓰고보니 초라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친구의 말마따나 괜한 자기 검열만을 하는 것인가 싶으면서도, 나는 반성을 통해 성장해왔다고 믿으니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발전하련다. 무엇을 배웠고 더 나아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앞으로 또 어떻게 삶을 살아갈 지. 현재가 과거가 되는 것이니 현재를 잘 기록해둠이 좋겠지만 매번 한창 일이 진행 중일 때 정리해두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매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쓰지 못하는 나를 다시 한 번 반성하면서.

  쓴 것들을 찬찬히 보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 간호사 생활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머지에 대한 내용은 꽤 남겨둔 것 같아 마음의 부담이 좀 덜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 계획과 나의 정신과 간호사로서의 삶에 대해 어떻게 기록하면 좋을까. 정신과 간호사로서의 삶, 그리고 느낀 것들을 매거진으로 남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목차로 정리해보았다. 내친 김에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도 적어 보았는데 역시 언제나 계획은 즐겁다.



짧지만 강렬했던 정신과 간호사 경험의 기록

시작: 간호사를 다시 시작하게 된 이유

정신과 간호사 채용 공고의 특징(feat. 상시채용)

중소병원의 면접이란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분위기가 좋을 수도 있구나

운 좋게 만난 특이한 동기 선생님

정신과를 부정하는 정신과 간호사

저도 정신보건간호사를 해볼까봐요

지극히 개인적인 정신과 환자들의 분류

왜 치매 환자들이 정신병원에 있지?

알콜의존증후군 환자 이모씨에게 보내는 편지

비가 오면 가라앉고 해가 뜨면 뜨는 사람들

폐쇄병동 환자들에게도 희망은 있는가: 작은 세계

에이즈에 걸린 정신질환자, 정신질환에 걸린 에이즈환자

제발 범죄자는 병원이 아닌 교도소에 보내주세요

정신과 의료진의 위기와 실태: 고임세원 교수를 추모하며1 (각종 정신과 의료진의 위기, 실태 사례 모음)

정신과 의료진의 위기와 실태: 고임세원 교수를 추모하며2 (법의 대상은 의료진만이 아닌 환자를 제외한 병원직원 전체여야 한다)

마지막: ???


계획(이미 실행)하고 있는 것

독일어 공부 for 독일 유학

나만의 팟캐스트

일상툰 인스타그램

정신심리보건복지 관련 자격증 취득



  후하, 쓰고 보니 생각보다 재미있다. 앞으로의 계획이야 언제나 그랬지만 목차를 쓰는 건 두 번째인데도 참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그나저나 이전에 쓴 '차에 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와 유사한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은데, 과연 이것을 쓰는 게 먹힐까 싶으면서도 대체 누구에게 먹히려고 쓰는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로지 나의 기록의 파편 모음이라고 생각하고 했던 것이 책으로 만들어지는 걸 보고 나니 이후의 기록들에 더 만전을 기하게 되고 어떻게 결과물이 나올까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내려 놓자.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리지 말고, 처음부터 오버하면 안 된다. 어차피 나라는 한 사람의 기록물이니 어느 정도 비슷한 것은 당연한 것일 테고 부담을 가지면 오히려 이상한 결과를 낫게 될 수 있다. 욕심 부리지 말되 열심은 다하는 것으로. 매거진을 만들어서 글을 다 쓰고 나면 브런치 북으로 옮겨 만들어둬야지.


시작하자. 또 다시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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