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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정체성 Jan 08. 2020

트라우마

한 번 겪은 트라우마는 씻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생각은 턱없이 어이없는 기대였다. 한편으론 억울하기도 분하기도 하지만 남탓만 할 수 없는 처지다. 그저 앞으로 이런 상처와 지옥같은 일이 없길 바라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갈 수밖에. 그렇게 배척하는 건조한 삶을 살 수밖에. 그게 나를 위한 길이고 모두를 위한 길이고 지금 내가 필요한 시간일 테다. 우직해지고 코앞이 아닌 멀리를 내다봐야할 때다. 씻을 수 없다한들 평생 그렇게 살아갈 순 없으니까. 그 트라우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희미해질 때까지 나를 보호하고 나를 다독여줄 것. 사랑을 할 것. 끊임없이 보듬어줄 것. 그 삶의 가치를 깨닫길. 언젠가는 되돌아오길.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기를. 부디 그렇게 되길 나에게 응원한다. 새해엔 조금 덜 아프자. 그게 목표다.


난 정말 2019년이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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