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주원 Sep 04. 2021

interlude; ep.3 행복의 반의어

Alan Barillaro, <Piper> (2016)



언어에서

소위 '반의어'라고 하는 개념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역설적인 것 같습니다.


쉽게는

'차갑다'와 '뜨겁다' 부터

좀 더 심오하게는

'삶'과 '죽음' 까지


각각이 절대로 '같을' 수 없는,

섞일 수 없는 단어들이지만


'반의어' 관계에 있는

한 쌍의 단어들은

서로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행복'의 반의어가 '불행'이 아니라

'고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난'이 없이는 절대 '행복'도 있을 수 없으니까요.


우리는 살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오는

그 '고난'을

'불행'이라는 말로 치환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합니다.


'고난'은 '행복'으로 가기 위한

절벽 앞의 '다리'가 되어주지만

'불행'은 그 자체로 낭떠러지일 뿐이니까요.


오늘 <주간 영화예찬; interlude>가 소개해 드릴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Piper>도

씁쓸한 고난의 과정 없이는

달콤한 성취감, 행복도 없음을 가장 잘 설명하는

3분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멋지게 소개해 드리고 싶다보니

뭔가 모르게 이야기가 거창해 졌지만,

우리에게는 하찮아 보일 수 있는

'물'을 향한 아기 도요새의 거대한 도전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 인생 앞에 놓여 있는 고난의 순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가짐도

조금은 달라져 있지 않을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interlude; ep.2 겸손한 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