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n Barillaro, <Piper> (2016)
언어에서
소위 '반의어'라고 하는 개념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역설적인 것 같습니다.
쉽게는
'차갑다'와 '뜨겁다' 부터
좀 더 심오하게는
'삶'과 '죽음' 까지
각각이 절대로 '같을' 수 없는,
섞일 수 없는 단어들이지만
'반의어' 관계에 있는
한 쌍의 단어들은
서로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행복'의 반의어가 '불행'이 아니라
'고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난'이 없이는 절대 '행복'도 있을 수 없으니까요.
우리는 살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오는
그 '고난'을
'불행'이라는 말로 치환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합니다.
'고난'은 '행복'으로 가기 위한
절벽 앞의 '다리'가 되어주지만
'불행'은 그 자체로 낭떠러지일 뿐이니까요.
오늘 <주간 영화예찬; interlude>가 소개해 드릴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Piper>도
씁쓸한 고난의 과정 없이는
달콤한 성취감, 행복도 없음을 가장 잘 설명하는
3분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멋지게 소개해 드리고 싶다보니
뭔가 모르게 이야기가 거창해 졌지만,
우리에게는 하찮아 보일 수 있는
'물'을 향한 아기 도요새의 거대한 도전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 인생 앞에 놓여 있는 고난의 순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가짐도
조금은 달라져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