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 서로 다른 존재들이 모인 그룹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한 가지 방법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남기네요. 지난 몇 개월 동안 진행한 NFT CAMP 커뮤니티의 멤버들에게 전할 목적으로 본 글을 씁니다.)
우선 제가 가장 먼저 앞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자,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 저희가 모두 인지하고 인정했으면 하는 출발점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
저 같은 경우에는 타인과 처음 만날 때,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며 관계를 시작하는데요. 이렇게 ‘모른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면, 그만큼 타인에 대해 실수없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죠. 꽤 많은 실수가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서 일어나는데, ‘나는 당신을 모른다’라는 전제는 그런 면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시행착오를 상당히 줄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하는 ‘사람은 다 똑같다.’라고 하는 말은 존중의 대상으로서의 동등함을 나타내는 표현이지 나의 생각과 가치관, 호불호를 타인도 똑같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으실 겁니다. 우리 모두 여기까지 지나온 시간과 공간이 다른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고요. ㅎㅎ
그런 면에서 서로 다른 외계인(?ㅎㅎ)끼리 모인 커뮤니티에서 이 정도의 부딪힘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서로가 서로에 대해 가까워졌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그럼, 커뮤니티에서 이런 부딪힘을 어떻게 하면 보다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까요?
이건 위 1번의 전제와는 다른, 약간 억지스러운 믿음이 좀 필요한데요. 우리가 모두 이런 하나의 전제를 믿어보는 겁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공격하거나 비난할 이유가 없다. 나와 당신.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 소통하는 과정에서 내가 설령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라고 전제하겠다.”
제가 아까 ‘억지스러운’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이건 상당 부분 진실이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특별한 이유 없이 타인을 공격해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위험에 나를 노출시키고 싶어 하지 않잖아요. 더군다나 정말 아직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는 더더욱 그럴 겁니다.
그런 면에서, 누군가가 사용한 어떤 표현이나 단어의 사용이 나를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실제로는 그가 별다른 의식 없이 한 말이거나, 해당 단어 사용에서 주는 느낌이 서로 달라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표현을 들었을 때, 위 2번의 전제는 이런 부딪힘을 다룰 때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어? 저 말은 좀 기분이 나쁜데?...'
'그런데, 이 사람이 나를 공격할 의도는 없을 거잖아?(일단, 그렇게 전제하기로 했으니까)'
'아... 저 사람은 저 단어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나 보구나.'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그런데, 나는 저 표현이 좀 불편하니까 다음엔 그 표현 대신에 다른 표현으로 바꿔줄 수 있냐고 제안해볼까?'
'일단 조심스럽게 말해봐야겠다. 뭐 받아들이면 좋고 아니어도 어쩔 수 없고, 그 표현 또한 그 사람의 자유이니.'
이런 식의 흐름으로 진행해보는 거죠. 여기서의 포인트는 일단, 그렇게 전제하기로 했으니까 라고 한번 믿고 넘어가 보는 겁니다.
누군가가 대한 판단은 위 믿음을 전제로 내가 여러 번 선의의 제안을 했음에도 부딪힘이 계속된다면 그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땐 그냥 그 사람과 내가 서로 맞지 않지 않는 거죠.
같은 커뮤니티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멤버들이 똑같이 친할 필요는 없습니다. 10점 만점에 8 정도로 친한 멤버도 있는가 하면, 2 정도만 친한 멤버도 있는 것이 정상이니까요. 0 만 아니면 됩니다. 나중에 어떤 다른 계기로 점수가 올라갈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제가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입니다.
어젯밤의 부딪힘에 대해 일일이 파고들기보다는 이렇게 다소 추상적이고 원론적일 수 있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이 더 좋겠다 생각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 관계를 시작할 때,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한 가지 방식으로의 개인적 제안.
정도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비단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살아가며 겪는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꽤 도움이 되는 하나의 규칙처럼 간주하고 있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커뮤티니에서가 아니라 더 큰 사회에서의 관계로 확장하면, 여기에 더 추가되는 몇 가지 룰이 있긴 합니다만... 그건 이 글의 요지를 흐트러트릴 수 있으니 그건 다음 기회가 있다면 따로 풀겠습니다.)
우리들 인간은 서로 비슷비슷해 보이는 육체라는 겉모습에 쌓여있지만, 사실 그 속은 알고 보면 깜짝 놀랄 만큼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시각이라는 감각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에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겉모습에 '우린 서로 다르다'라는 그 당연한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많은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제 생각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와닿았기를 바랍니다.
그럼, 모두 오늘도 각자의 일상 화이팅하시고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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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4일 아침,
안양. 집 근처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