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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Jul 29. 2024

투자자의 태도

뜻 밖의 점심식사와 Macro, 그리고 평온함

"팀 내 '약한 연결고리'가 생기지 않았나 자주 확인해보세요. 소수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 특성상 중요한 일입니다." 


얼떨결에 나간 조찬 모임에서 우연히 한 멋진 노신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간단히 내 소개를 하자, 대화를 나누던 중 이분이 은퇴한 운용자산(AUM) 2조 원이 넘는 투자사 대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자리에서는 보통 간단한 인사와 회사 정보 정도만 주고받기 마련인데, 이분은 내 직급에 맞는 조언을 해주며 회사의 CIO와 실무자 사이에 있는 내 상황을 정확히 짚어주셨다. 


이날의 조언이 인상깊어 감사 메시지를 보냈고, 그 짧은 문자가 점심식사로 이어졌다. 인상 깊은 두 가지 조언을 회고해 본다. 




#Macro

"'거시경제(Macro)-산업-투자대상회사'의 연결고리를 균형있게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대부분 주니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회사 분석에 빠지기 마련이죠. 운이 좋아 한 두개의 프로젝트를 클로징할 수는 있어도, 지속성은 거시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임원이라면 회사를 깊이 분석하는 실무자에게 산업의 흐름과 거시경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큰 그림 속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임원의 역할입니다."  


#조급함

"투자자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조급함입니다. 조급할 때 의사결정의 근거는 대부분 합리화입니다. 조급하지 않을 때 'Feel+직관+용기'가 근거가 되는 판단은 최적의 의사결정이며, 실패하더라도 복기 후 대응이 가능합니다. 더 성장하고 싶다면, 내가 목표로 하는 시장을 정의하고, 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내가 가진 것과 보완해야 할 것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세요. 특히, 당신의 부족함을 채워줄 사람들을요." 

Yayoi Kusama, Infinity Mirrored Room –The Souls of Millions of Light Years Away, 2013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검토 중인 프로젝트와 내가 그리고 싶은 미래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조급하지 말라는 조언을 건네셨다. 그 짧은 2-3초 동안 마치 또 다른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문득 생각해보았다. 나는 최근 숨을 깊이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혀 본 적이 있었는가. 숨을 깊게 내쉬며 세상의 평온함을 느껴본 적이 있었는가.


*쿠사마의 무한한 거울의 방, 저 무한함 속에서 패턴과 균형을 찾으려 하는 보잘 것 없는 나를 발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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