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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Nov 30. 2024

수용과 감사로 만드는 비즈니스 인프라

지난 5년간 이 하우스에서 3개의 기업에 투자를 했고, Value-up 전략을 실행하며 1개의 엑시트를 완료했다. 단순히 결과만 보면 한 줄로 정리될 수 있는 경력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프로젝트 검토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축적된 무형의 자산이 존재한다.




팀 운영에 있어서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두 명의 팀원과 작별하고, 새로운 두 명을 영입하면서 조직 내 신뢰를 구축해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생각은 약 2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한 건만 마무리하자, 한 건만 더해보자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하루를 나아갔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날들이 이 조직과 이별을 고해야 할 확신과 결정의 퍼즐들이었던 것 같다.


독립을 결심하고 연말까지만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을 때, 12월 31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졌다. 이 과정에서 내적 고민이 과하게 쌓이는 것이 싫었을 때 즈음, 감사하게도 함께 책을 쓰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최근 3개월은 매일 아침 글쓰기에 몰두했으며, 그간 팀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하여 CFA PEN(Private Equity Network) 멤버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도 진행했다.


책의 초고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사업 구상에 빠져있을 때, 본사 대표님과의 점심식사 자리가 마련되었다. 같은 소속으로서의 마지막 만남이었기에, 대표님은 그동안의 솔직한 고민을 나누었다. 나는 지난 5년간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수용하려 노력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PE업계의 장점은 회사의 경계를 넘어선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표님도 내 향후 계획을 듣고 식사 내내 협업의 여지를 열어 뒀다. 물론 조직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투자업계에서는 늪 같았던, 코로나 시기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는 서로를 향한 깊은 이해와 감사함이 교차했다.


Impression, soleil levant, de Claude Monet, 1872.


이 식사가 내게 주는 메세지가 있었다. 내가 수용하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선택하는 순간, 조직이 자연스럽게 내 비즈니스의 든든한 기반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어떤 태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직과 사람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여정의 협력자가 될 수도, 그저 스쳐간 인연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 세계에서 관계의 가치가 지니는 진정한 의미 아닐까 싶다.


*모네가 표현한 흐릿한 경계 속 선명한 빛줄기는 과거의 인연이 미래의 기회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세계 같다는 느낌을 주는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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