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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Jung Jul 05. 2021

[제4장] 지극히 인간적인 사이코패스를 위하여

제4장 킴 배링턴

이 글을 비롯한 본 매거진에 담긴 글은

[소설]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 나간 산문체의 문학 양식입니다. 


[제4장] 킴 배링턴


    “안님이 사이코패스인 건 사실인가요?”


    나는 끊임없이 의심한다. 내가 끊임없이 생각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속하여 존재하는 것에 대한 입장은 마치 타이머가 달린 것처럼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는 인정한다. 과거와 현재의 입장의 변화가 없더라도  그것은 같은 것일 수 없다. 세상 대부분의 것은 서로 닿고 떨어지기를 반복하여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리고 시간은 쉼 없이 흐른다.

    게다가 우리가 사실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사실이라고 믿는 것일 뿐이다.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한 추론의 결과일 뿐이다. 원치 않아도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새로운 데이터로 인해 내가 사실이라 믿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기준은 업데이트되며, 결론은 갱신된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지한 사람이 있다면 그제야 사실이라고 하는 것이 의미있어질까. 인간은 기껏해야 박식해질 수 있을 뿐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입장 또한 별반 다를 게 없다. 치즈케이크가 혀에 닿는 순간에야 우리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 맛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 기회. 그리고 세상엔 수십, 아니 어쩌면 수백 가지의 치즈케이크가 존재할 것이다. 시간에 갇힌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조차도 기껏해야 박식해질 뿐이다. 전지해질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의심한다. 나는 진짜 사이코패스일까. 사이코패스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을 경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가 가진 나에 대한 지식이 달라진다. 미래의 어느 시점부터는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머리를 거치지 않고 감정을 온전히 자동으로 느끼는 게 가능해지지 않을까? 밀려 들어오는 감정이 격해진다면 흐름을 가로막고 있는 수문을 폭파해버리고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이야기하기엔 난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 인생을 오래 지켜봐 온 사람들은 내가 일반 사람들보다 다양하고 격한 좋고 나쁜(세상의 기준에서의) 감정이 들만한 상황들을 겪어 왔다고 이야기한다. 총성을 들으며 옥수수자루를 덮고 잠을 청할 수밖에 없는 나라에서도 살아 봤고, 그 나라의 사람들이 이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하룻밤에 써야 하는 나라에서도 살아 보긴 했다. 그렇기에 다양한 경험을 못 해봐서 감정이 조절이 가능한 것이라는 것은 나에겐 해당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다양한 경험을 하며 깨달은 것은 어디를 가더라도 인간의 감정에는 딱히 격차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사람들은 비슷한 상황에서 즐거움이나 슬픔을 느낀다. 즐거울 땐 눈꼬리가 휘어지며 한 음절을 반복하여 말하고, 슬플 때는 눈꼬리 대신 눈썹꼬리가 휘어지며 눈물을 흘리는 것 또한 어디서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어디를 가더라도 감정 처리와 표현 방식의 측면에서 나는 이방인이었다. 어디에 있어도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은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공부하면서 납득이 가기 시작했다. 이것으로부터 파생되는 것들이 사이코패스의 특징에 해당하는 것들이며, 연구한 사람들이 사이코패스가 아니었고, 범죄자 사이코패스만을 대상으로 연구했기에 부정적 단어로 표현된 경향은 없지 않아 있었으나,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적 동질감을 느끼는 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사이코패스고 사이코패스는 소수였다.

    의심을 거듭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이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킴의 여유로운 미소가 서서히 사라져갔다. 새끼손가락에 끼워진, 불편해 보일 정도로 굵은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는 킴에게 나는 먼저 슬쩍 웃어 주었다.


    “제게 무의미한 누군가가 저와 하루를 함께 한다면 그 사람은 저를 사이코패스라고 할 거예요. 그 사람은 저에게 아무런 감정을 보지 못할 것이며, 저는 그에게 아무런 공감의 표현을 하지 않을 거거든요.”


    킴의 눈이 커짐과 동시에 눈썹이 들썩거렸고 점점 내려가던 입꼬리가 다시 한껏 올라온다.


    “감정과 공감 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네요. 안님이 지금 웃으며 대답하고 계신다는 것은 저를 의미 있는 사람으로 생각해 주시는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킴의 능청스럽고도 장난기 어린 쓸데없는 말에 내 옆에 앉은 리의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안타깝게도 대화의 분위기는 리의 표정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도리어 훨씬 유해졌다. 나도 나름대로 환하다고 생각하는 웃음으로 답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럼요. 저는 모든 사람은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킴은 이번엔 소리 내어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이거 사람 취급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사람 취급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는걸요.”

    “감정과 공감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일반 사람들은 못 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게 가능해요. 감정을 느끼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존재하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타인의 감정이 내 감정처럼 전달되는 것이 없어서, 인지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의미한 인간에겐 상대방이 공감이라고 생각될 만한 것들을 안 할 수 있는 거죠. 공감의 표현 또한 선택이 가능하고요. 그리고 전 인간적이지도 못해요.”


    킴은 흥미로운 듯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올리며 양손을 깍지 껴 그 위에 본인의 턱을 올려 받쳤다. 동시에 리는 왼손을 관자놀이에 가져다 대며 팔꿈치를 테이블에 올렸는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킴을 삐딱한 시선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별로 신경을 써야 하는 문제는 아니었다. 나는 리를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다시 킴을 쳐다봤다.


    “사람들은 감정 때문에 고통받거나 감정에 휘둘려 실수하는 사람을 보고 참 인간적이라고 하잖아요. 게다가 불안이나 고민이 없는 인생이 마냥 깔끔한 사람들에게는 인간적이라고 하지 않아요. 저는 감정 때문에 고통받지 않을 수 있고, 고통을 받는 걸 선택하더라도 표현되지 않아요. 감정에 지배되어 이성적 판단이 흐려지지도 않고요. 사람들은 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감정의 영향을 받아 결정이 늦춰지는 경우가 있는데 영향받을 감정을 없앨 수 있으니 그것 또한 없어요. 이런 저를 보고 누가 인간적이라고 하겠어요? 제 결정의 결과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저를 충동적이라고 판단하기도 해요. 충동적으로 보이는 것이야말로 참 사이코패스지요.”


    리는 집중을 할 때면 눈썹에 힘을 줘 눈이 작아지는데, 어느새 쓸데없었던 킴을 향한 적대감을 거두고 작아진 눈으로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나는 리가 더는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나는 리를 향해 장난스레 툴툴거리는 투로 말을 건넸다.


    “리 너는 한 두 번 듣는 이야기도 아닌데 뭘 그렇게 처음 듣는 것처럼 집중해서 듣고 있는 거야. 벌써 다 잊혀졌던 거야?”


    리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한다.


    “아니, 그게 아니라. 나랑은 너무 다르니까.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과도 너무 다르니까. 또 들어도 너무 신기한 거지.”

    “리, 나도 마찬가지로 너와 다른 사람들이 신기해. 그리고 그건 모르는 거야. 내가 스스로가 사이코패스란 걸 알지 못했다면, 혹은 안다고 하더라도 너에게 이런 걸 말하지 않았으면 네가 내가 사이코패스라는 걸 어떻게 알았겠어? 이런 건 겉으로 표현되는 게 아니잖아. 특히나 윤리와 도덕의식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사람에 대한 예의와 존중으로 적절한 공감과 감정의 표현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할 거야. 표현방식이 다르더라도 나처럼 세상 모두가 예의와 존중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거로 생각할 수도 있어. 안 그러면 감정이 없다고 오해받기 쉬우니까. 이질감은 느끼겠지만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지.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아, 전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고 즐거우면 즐겁다고 말하는 게 편한데, 그렇게 하면 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전달이 제대로 안 되니까, 사람들이 하는 것 처럼 눈꼬리와 입꼬리를 맞닿게 해서 즐거움을, 하품할 때와 같이 목구멍 뒤나 코를 움직여 눈물을 흘려 슬픔을 표현하는 걸 택하거든요. 마치 외국어를 할 때 처럼 말이죠.”


    킴의 눈이 반짝였다. 이 대화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킴의 질문의 의도는 파악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지금 하는 이야기들은 나의 팟캐스트를 들었다며 누구나 알 수 있기에 귀찮긴 했지만 내가 대답을 한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해가 되는 일은 아니라고 판단되었고, 그러니 딱히 열심히 대답해주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윤리와 도덕의식이 제대로 박히지 않은 사이코패스라면요?”


    “킴 님, 윤리와 도덕의식이 제대로 박히지 않았다면 사이코패스 비사이코패스를 떠나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돌아다닐 거에요. 이게 개인적인 신념을 바탕으로 한 도덕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생각한 도덕 말이에요. 사회의 구성원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잖아요. 제 생각에는 이 항목들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어요. 그걸 지켜야 한다는 의식의 결여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걸 스스럼없이 택하게 하는 거 같아요. 자꾸 이런 부분이랑 사이코패스적 기질이랑 결부시키는 게 이미 친 사회적 사이코패스가 발견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참 모순이 아닌가요? 게다가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 물론 대머 박사 말고 체크 교수님의 기질과 성향 진단법을 기준으로요. 범죄자 군에서 사이코패스는 7%만 사이코패스면, 나머지 93%는 비사이코패스라는 소리잖아요. 뭐, 물론 사이코패스라면 우발적 범죄는 저지르지 않겠네요. 이성이 감정을 컨트롤하니까 홧김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겠죠. 게다가 타인의 감정을 무조건 같이 느끼지는 않으니까 고통을 주는 것을 좀 더 수월히 수행할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비사이코패스도 보면 감정조절을 못 해서 범죄를 저지른 건 소수잖아요. 사이코패스 비사이코패스를 떠나 범죄자들은 범죄를 저지르기로 선택을 한 거죠. 같은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사람들이 존재하잖아요. 저는 범죄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사이코패스를 색출하기보단 그 시간에 도덕과 윤리의식 교육에 힘쓰는 게 효율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리와 다르게 질문을 한 킴에게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킴의 손은 어느덧 테이블에 가만히 올려져 있었고 시선은 손을 향해 있다. 어떤 생각에 잠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킴이 잠잠한 틈을 타 나는 리를 보며 입 모양을 또박또박하여 소리가 나지 않게 ‘배고파.’라고 말했다. 리는 눈짓으로 테이블 위에 요거트를 가리킨다. 나는 킴을 살피며 살며시 요거트를 집어 들었고 동시에 킴이 고개를 들었다.


    “안님의 말씀에 동의해요. 제 의견과 부모님의 의견이 다를 때면 저는 맞았어요. 열 번 이상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어요. 어떻게 아동학대로 들키지 않을 수 있냐 물어 들 보던데 뭐 가족이란 게 그렇잖아요. 그리고 그 병원이 가족 소유기도 했고. 제가 지냈던 나라에서는 가족의 배타성을 들먹이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기도 했고요. 하여간 전 사소한 것조차도 의견을 말할 수가 없었어요. 아, 이건 진짜 웃긴 일인데요. 한번은 계란을 먹기 싫다고 했다가 프라이팬으로 두들겨 맞았는데 이쪽 새끼손가락이 그때 다친 거에요.”


    킴은 호탕하게 웃음을 지었다.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주 자연스러운 웃음이었는데 킴이 자신을 스스로 소시오패스라고 했을 때의 웃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난 뭔가 씁쓸함이 든다.


    “어렸을 때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서 차츰 감정을 무시하기로 선택을 했나 봐요. 저는 사이코패스는 아니니까 원하는 감정만 느끼는 게 불가능 했던 건지 그냥 무감각해지기로 한 거죠. 그런데도 새끼손가락의 부자유함이 인지될 때면 자꾸 분노가 치미는 거예요. 한번은 식사하던 중에 분노가 치밀었는데 그때는 제가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똑같은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거든요. 대신 집을 나왔어요. 뭐, 경제적으로 좀 각박해지긴 했지만, 훨씬 살만해요. 아무튼 그래서 이 반지를 끼고 다녀요. 장애 때문에 불편한 건지 반지 때문에 불편한 건지 스스로 인지할 수 없게. 또 화가 치밀면 스스로가 힘들어지거든요.”


    가시를 세우고 아니꼽게 바라보던 리의 얼굴은 이제 안타까움으로 변해있었다. 그런 리의 표정을 눈치챘는지 킴은 리를 향해 싱긋 웃었다.


    “안님, 제가 확인하고 싶은 건 충분히 확인했어요. 저는 그냥 안님이 걱정이 될 뿐이었는데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스턴 박사가 사이코패스, 아니 안님을 대상으로 뭘 꾸미고 있는 건 확실해요. 스턴 박사는 안님이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하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안님을 악마라고 생각하고 있겠죠. 그리고 색출해서 미리 사회 구성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것을 보면 안님에게 연락한 이유가 일반적인 기준에서의 좋은 것일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 부분을 고려요인으로 추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이렇게 만난 건…….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도 의도한 게 아니에요. 놀랐어요. 스티커를 파셨다는 소식은 전해 듣지 못해서. 판매하셨으면 분명 저도 구매했을 건데……. 애착이 많았던 팟캐스트거든요. 그래서 혹시 관계자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래서 혹시 안님께 제 말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하고 말을 건넸던 건데…….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아, 아마 오늘이 아니었다면 조만간 메일을 보냈을 거예요.”

    “감사해요. 이것도 인연인데 언제든 또 연락해요. 아니면 우리랑 식사라도 같이하러 가실래요?”


    인연이란 것은 참 신기하다. 그러나 모두가 그 인연을 잡는 것을 택하진 않는다. 게다가 킴은 엄연히 이야기하면 생면부지의 나에게 스턴의 소식을 전하려고 에너지를 들였다. 나는 이기적 행위뿐만 아니라 이타적 행위의 본질에도 궁금증이 많다. 오늘 만나지 않았다면 굳이 이메일을 보냈을 거라니. 왜 굳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일까는 여전히 궁금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아니에요. 곧 또 세미나가 있어 가봐야 해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 그리고 감사는요, 무슨. 정보를 드릴 수 있어 제가 기쁘죠. 저 그렇게 이타적인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그저 안님의 팬이고 이건 제가 좋아서 한 일이니 감사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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