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24시간 오픈스페이스 CAMP
Enjoy your digital lifestyle at the 5th floor
치앙마이에 디지털 노마드들이 많다지만, 공간 선택에 자유로운 노마드들은 각자 자신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장소에 흩어져 일한다. 그런 치앙마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공간은 바로 이 곳, CAMP였다.
CAMP(Creative and Meeting Place)는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곳이 드문 치앙마이에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입장료도 따로 없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원하는 시간동안 머물 수 있는 곳이다.
위치도 치앙마이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쇼핑몰인 마야몰(Maya mall) 안에 있어서 찾기 쉽다. 마야몰은 님만해민에 있는 쇼핑몰로, 캠프는 마야몰의 5층에 있어서 지리적 이점이 있다.
확실히 공간도 넓고 이용하는 사람도 많았다. 한 공간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답답할 수 있는데, 영역성을 잘 나누어 놓아서 자리에 앉으면 안정감이 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답답하기보다는 쾌적함이 있는 곳이었다.
자리의 구성도 매우 다양하다. 보편적인 카페 테이블 형의 자리에서부터, 바 테이블, 계단식 공간, 트리하우스, 테라스 한 켠의 실외 공간까지. 그리고 위 편에는 미팅을 위한 공간도 갖추고 있다.
또 실외의 공간을 선호한다면 테라스로 나가서 일할 수도 있다. 테라스에 놓인 테이블에서 작업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나는 주로 계단식 공간에서 일하다가 해 질 시간에 이따금 테라스로 나가 노을을 보곤 했다.
CAMP는 입장료는 없지만, 와이파이를 이용하려면 음료를 주문해야 한다. 카운터에서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면 2시간동안 사용가능한 WIFI ID와 Password를 알려준다.
그런 이유로 계속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어야 하는 업무를 해야 한다면 조금 불편할 수 있다. 게다가 음료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그리 저렴하지는 않다. 하지만 주로 하는 일이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인터넷을 이용해야 할 때만 음료를 구입하면 큰 지출 없이도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디자인, 개발, 글쓰기 등 일정 시간동안 혼자서 집중해야 하는 형태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할 것 같다. 그래서 모니터에 검은 바탕에 빨강, 파랑, 노랑 글씨를 띄워놓은, 개발자인 것이 분명한 사람들이 많았다.
캠프에 처음 갔던 날, 어떤 생각에서 이런 무료 개방공간이 만들어졌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 때는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처음 저 완두콩같은 캐릭터를 인지한 건 로컬 음식점에 갔을 때였다. 테이블보에 캐릭터가 그려진 것을 보며 마냥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음식점들을 다니다 보니 같은 테이블보를 사용하는 곳이 제법 많아서, ‘이 동네 스타일인가?’하고 갸웃했었다. 그런데 캠프에 와서 보니 곳곳에 같은 캐릭터 인형이 있었다. 알고 보니 이동통신사 AIS의 대표 캐릭터였다.
그제야 통신사 AIS가 기업을 알리고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영리한 방안으로 캠프를 운영하는구나 싶었다. 실제로 AIS는 이 곳을 태국 최초의 창조적인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소개한다.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언제든지 경험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창조하고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캠프라고 설명한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소통하는 것은 디지털 노마드에게 잘 들어맞는 특성이다. AIS가 이런 공간을 만든 것은 치앙마이가 노마드들이 주목하는 도시이며, 노마드들이 치앙마이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기업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게다가 캠프는 쇼핑몰 안에 위치한 덕분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의 건물 안에서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슈퍼마켓, 쇼핑공간, 푸드코트 등이 있을 뿐 아니라 은행,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같은 서비스 시설도 있으며, 최상층인 6층에는 루프탑 바도 있다. 통신사 AIS도 3층에 입점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최근 기업들 역시 사옥 안에서 일상과 업무와 관련된 대부분의 것을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추세이다. 네이버는 사옥인 그린팩토리의 16층에 은행, 택배와 같은 다양한 업무 ·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였고, 구글은 사옥 내에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추어 일과 여가까지 기업 안에서 해결하도록 한다.
이 IT 기업들이 사옥 안에 여가 · 복지시설을 도입하였다면, 역으로 이 곳은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갖춘 공간에 업무공간을 만드는 방식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했다. 덕분에 캠프의 이용자들은 하나의 건물 안에서 일하고 놀고 쇼핑하는 편의를 누릴 수 있고, 이는 쇼핑몰 전체의 소비 흐름으로 이어진다.
물론 쇼핑몰의 고객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 공간을 노마드들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학구열이 높은 도시 답게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고, 자녀와 쉬어 가는 가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며 머물다 간다.
그래서 대형슈퍼마켓, 드럭스토어, 영화관에 가야하는 날에는 캠프를 찾았다. 특히, 수요일마다 저녁에 볼 영화를 예매해두고 영화시간을 기다리며 일하는 공간으로 즐겨 이용했다. (치앙마이는 수요일마다 영화요금을 크게 할인한다.)
그리고 캠프를 이용하다가 허기질 때는 4층의 푸드코트나 쇼핑몰 앞에 열리는 야시장으로 가고, 돈을 인출해야 할 때는 3층의 은행으로, 과자를 사고 싶을 때는 지하 1층의 슈퍼마켓으로 가곤 했다. 또 오고 가는 길에는 드럭스토어에 들러 화장품이나 약을 사곤 했다.
치앙마이에서 일하고 놀고 쇼핑하는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해결하고 싶은 날이나, 시간에 상관없이 일하고 싶은 날에는, 캠프가 적절한 공간이다.
Info
[주소] 50200 Amphoe Muang Chiang Mai, Chiang Mai, Thailand
[시간] 24시간
[가격] 입장료 없음. 음료 구매 시, WIFI 2시간 이용가능.
Tip
1. AIS에서 Super WIFI 상품을 구매하면, 캠프에서 무선인터넷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AIS Super WIFI는 한 달 동안 AIS WIFI존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2. 캠프는 24시간 열려 있지만, 마야몰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다. 마야몰이 공식적으로 문을 열기 전에 캠프에 들어가려면, 지하 1층에 림핑 슈퍼마켓으로 가는 출입구를 이용하면 된다.
노마드의 도시, 치앙마이의 코워킹 스페이스와 커뮤니티를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