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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 Nov 27. 2021

마흔에 오른 영국 유학길(2)

본격적인 준비와 합격 

한국 나이로 42, 직장생활 15년 차, 두 아이의 아빠인 나는 2021년 7월 가족들과 함께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 5개월 차에 접어들었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 여전히 가끔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이 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내가 여기 왜 온 걸까? 첫 마음 부터 지금까지를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써본다. 


이전 글: 마흔에 오른 영국 유학길(1) : 유학을 결심하기까지




2018년 초 유학 결심 이후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국 유학 준비의 필수인 IELST를 우선 독학으로 준비하고 유학원 상담이나 과정, 학교 조사 등 하루도 빠짐없이 유학을 위해 무언가를 하며 지냈다. 


1월 : IELTS로 시작하는 영국 유학 준비


그러다 2019 연말쯤, 2021년 9월은 아직 많이 멀었지만 사실 학교 확정은 2020년 3,4분기쯤에 끝내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우선 그동안 느긋하게 독학으로 공부하던 IELTS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 학원을 등록했다. 2020년 1월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학원은 확실히 달랐다. 그동안 희미하게 그리고 있던 시험에 대한 상이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됐고 다양한 노하우라는 무기도 장착하게 됐다. 진작에 다녔어야 하는 것이었다. 

2021년 영국 리즈 

그즈음 코로나가 상륙해 세상이 불안해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때만 해도 몇 달 가다 괜찮아질 걸로 예상했기 때문에 학원 다니는 게 조금 조심스러웠지만 2021년 9월까지 이 사태가 지속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있긴 했었다. 


4월과 7월 IELTS 시험을 쳤다. 다행히 첫 시험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기준 성적(6.5)이 나왔다. 내친김에 7.0을 목표로 두 번째 시험을 쳤는데 기대와 달리 역시나 6.5가 나와 조금 실망했지만 우선 시험은 이만해보기로 했다. 나중에 필요해지면 한번 더 보는 걸로... 시험은 지쳤다. 나이 탓인가?

2021년 7월 리즈 kirkstall Abbey

8월 : 서류 준비... 15년만에 교수님께 연락하기 


8월에는 학교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유학원을 통해 내가 가고 싶은 전공과 학교에 대해 협의하고 지원 순위를 정하고 서류 준비에 들어갔다. 영문 SOP(Statement of Purpose), CV(이력서), 추천서(2인),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이었는데 모두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유학원에서 영어 교정을 봐주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주면서 완성해나갔다. 늦은 나이에 준비하기에 가장 고역인 것은 교수님 추천서를 받는 것이었다. 보통 교수님 2명에게 받는데 졸업한 지 오래됐으니 교수님 1부, 직장상사 1부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해보자는 유학원의 조언을 받아 그나마 부담을 덜었다. 민망하지만 15년 만에 교수님께 연락 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교수님도 의심스러웠는지 진짜 너인지 확인해야겠으니 줌으로 얼굴을 확인시켜달라는 답장이 돌아올 정도였다. 


서류 준비에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 내가 작성한 SOP와 CV를 주고 받으면서 세세하게 수정하는 과정도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고, 추천서 받는 과정도 교수님과의 일정 조정 등으로 생각보다 늦어졌다. 드디어 11월 말쯤에 모든 준비가 끝나고 학교 지원을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지원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유학원의 역할이 크다. 미묘한 내용이 많은 영문 지원 사이트에 유학원에서 1차적으로 입력해주고 나는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최종 submit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2021년 7월 영국 리즈대학교(University of Leeds) 

해를 넘겨 2월 : '리즈' 최종 목적지로 드디어 확정


이제부터 기다림의 시간. "2020년이 다 가기전에 끝낼 수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메일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결국 해를 넘겨 2021년 2월 말에서야 최종적으로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합격한 학교 중 커리큘럼이 가장 마음에 드는 '리즈'가 우리 가족의 최종 목적지로 결정되었다. 학교도 학교지만 가족들과 함께 가는 만큼, 물가가 너무 비싼 런던 피하기, 가족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적당한 규모의 도시 등을 기준으로 고르다 보니 '리즈'가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 


긴 시간의 준비가 일단락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주변에도 편하게 우리의 계획을 말 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좋았다. 직장과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공유 할 수 있었고 대부분 용기에 대해 지지해주어 힘을 낼 수 있었다. 다만, 그즈음 영국은 백신을 발 빠르게 맞기 시작했으나 락다운을 끝내면서 하루 5만여 명 까지 확진자가 늘고 있었기 때문에 불확실함과 불안은 여전했었다. 그래도 9월까진 시간이 있으니 우선은 낙관적으로 생각 하기로 하고 다음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때가 2021년 2월. 이제는 언제 어떻게 출국할지, 비자는 어떻게 준비할지, 그곳에서 살 집은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야 할 단계가 되었다. (다음편에 계속)


다음 글: 마흔에 오른 영국 유학 길(3) : 합격보다 더 어려울 출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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