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디서 왔니?
3년 전에 다이슨 청소기를 사고 인생이 바뀌었다는 말을 농담처럼 하고 다녔다. 하지만 역시 청소의 묘미는 젖은 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방바닥을 보는 즐거움이 아닐까.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이 많은 먼지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 닦아도 닦아도 계속 나타나는 이 먼지들.
나 말고는 들어오는 사람 없는 이 작은 공간에 며칠만 지나면 어디선가 수많은 먼지와 다양한 털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공평하게 각자의 자리를 잡는다. 이 하얀 먼지들은 도대체 처음에 어디서 생겨나서 어떤 경로로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궁금했다.
어쩌면.. 우주를 떠돌다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서울의 이태원동에 모여 이제야 정착할 곳을 찾았다고 좋아했던 친구들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샐 수 없이 많은 그 먼지 하나하나에 다 사연이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먼지들을 쓰레기통에 잘 버려주고...
오늘의 청소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