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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Jun 28. 2024

한국 교육 시스템 :우리가 몰랐던 장점과, 단점

한국 교육 시스템을 바라보는 한국인과 미국인의 관점차이

최근 North Carolina에서 온 선생님들과 교육 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미 한국의 학교와 관련 교육 기관을 방문한 후였다. 내가 맡은 강의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특성과 그 배경에 있는 역사적, 경제적, 문화적 요소들을 설명하여 이들이 느낀 의문점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강의와 더불어 미국 선생님들이 가질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하는 Q & A 세션을 진행해 달라고 했다. 계획과 달리 강의 시작 직후부터 40여 명의 선생님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질문과 강의가 혼합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미국의 수업 방식처럼 언제든지 궁금증이 생기면 손을 들고 질문하는 미국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강의는 활발한 질의응답으로 채워졌다. 


강의와 Q & A를 마치고 샌드위치를 먹으며 서로의 성찰을 나누는 시간

본 강의를 준비하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세 가지 중요한 인사이트를 정리해 보았다.


1.    한국에서 수능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지는지 전 국가적 공감대와 지원에 대해 설명하였다. 

한국에서는 수능 시험일이 되면 전국적으로 출근 시간이 10시로 조정되고, 경찰과 봉사자들이 늦은 수험생을 신속히 시험장으로 데려다준다. 영어 듣기 시험 시간에는 공항 주변 비행기까지 착륙을 대기하며, 주식시장 개장 시간도 늦춰진다. 

이러한 전 국가적 지원 시스템에 미국 선생님들은 아주 놀라워했다. 

미국에는 이러한 국가적 지원이 없다고 하며 "We do not have the luxury of strong support from the government."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런 정부의 지원에 나는 한국의 학생들이 호사(luxury)를 누린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시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한국에서 전 사회적으로 중요시되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지 자각하는 순간이었다. 


2.    아주 인상적인 질문으로 수능 시험날 아이가 아프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있었다. 

나는 교육 당국이 병원에 입원한 수험생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병원 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하고 별도의 시험 감독관을 배치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답에 미국 선생님들은 크게 놀랐다. 아픈 아이에게도 시험을 보게 한다는 것에 경악하는 그들의 반응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는 인간의 상태에 더 중점을 두는 인권적 관점이 강한 입장에서 아픈 아이가 여전히 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교육자인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조치였다. 

반면, 한국에서는 시스템과 공정성을 위해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여 학생을 지원한다. 

명확한 관점의 차이 깨닫는 순간이었다. 

미국은 한 인간의 상태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인권적 관점이라면 한국에서는 시스템과 공정성에 문제시되지 않도록 더 많은 리소스를 지원하여, 그 아이가 그 시스템 안에서 해낼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한 인간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 교육 시스템 상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다. 

이번 강의 의뢰는 인도계 업체로부터 왔다. 의뢰 후 Zoom으로 인도 담당자와 온라인 미팅을 가졌다. 인도 담당자와 온라인 미팅을 하며 본 행사를 준비하며 한국의 학교들과 연락을 하고 스케줄링을 하며 여러 가지 가졌던 질문들에 대해 물었다.

한국의 한 학교에서 미국 선생님들이 겨우 20분 정도 방문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 학교에서는 거부하는 이유로 납치 우려가 있어서 안된다고 했단다. 담당자는 한국이 납치의 우려가 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인지 물었다. 미국 선생님들이 방문을 거부하는 이유는 스케줄 문제나 기존 수업 계획 변경의 어려움 때문일 수 있으며, 납치 우려는 아마도 담당 선생님의 그때 상황에서 갑자기 생각난 답변이거나 영어가 부족해서 잘못 전달된 것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어가 부족한데 어떻게 선생님을 할 수 있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나는 한국에서는 영어 담당 선생님이 아니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인도의 경우 대부분의 교과서가 영어로 되어 있어 영어를 모르면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했다. 


3.    한국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한국어로 모든 과목을 공부할 수 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모든 과목과 교과서가 한국어로 되어 있어 영어를 몰라도 학습에 문제가 없다. 외국어가 교육과 학습에 장벽이 되지 않는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중요한 플러스 요인일 뿐 필수는 아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영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다.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직장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다. 

테디여행기 (teddy travelog) 유튜브 영상에서 보면 한국 유학생인 르완다 친구의 말이 인상적이다. 한국에서 10년간 공부를 한 르완다인 피스의 말이다.

“ 한국에서 가장 부러웠던 건, 모든 공부를 한국어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 수업 시간 외에는 영어를 못해도 된다. 자기 모국어로 모든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한국은 모든 공부를 모국어로 할 수 있는 몇 개 안 되는 나라 중에 하나다.” 


우리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부정적인 면을 자주 비판한다. 나도 공부에 취미가 없는 둘째를 보면 걱정된다. 한국에 살며 공부를 못하는 아이도 기회가 있는 세상이라는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공부만이 답인 듯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지금의 발전된 한국에 기여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한국 교육은 느리지만 계속 변화하고 있다. 내 아이가 자라는 만큼,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만큼은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지만 한국의 교육 시스템도 분명 변화하고 있으며 내일의 교육은 분명 오늘보다 좀 더 나아질 것이다. 



https://blog.naver.com/janeki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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