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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스피디아 Jul 28. 2022

계속해서 글쓰기에 실패해보겠습니다.

브런치 합격 후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얼마나 고대하던 메일인가. 모처럼 수업이 없어서 여유로웠던 귀한 주, 열심히 머리 싸매고 끙끙대며 고민한 끝에 보낸 브런치 신청 결과가 나왔다. 메일을 받은 순간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이제는 진짜 나도 작가구나! 너무 좋다!'

야심 차게 프로필도 작성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만, 이렇게 첫 글을 올리게 된 건 7/28일 바로 한 달이나 지난 후였다.


가장 큰 이유는 '소재의 부담감' 때문이었다. '그래도 브런치인데 아무 소재로 시작할 수는 없지.', '첫 글은 브런치가 밀어준다는데, 그러면 잘 써야 되는 거 아닌가?', '시리즈물로 연재해야 하는데 뭘로 연재해야 하지?' 등등 다양한 잡념과 부담감으로 글의 소재를 정하는 것부터가 난항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편집의 부담감 때문이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 자체가 너무 생소했다. 물론 남이 쓴 걸 많이 읽어보긴 했지만, 그건 그거고 내가 글을 쓰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남들한테 보기 좋아 보여야 하는데.' 고민을 하며 유튜브와 밀리의 서재에 '브런치 잘 쓰는 법' 등의 검색어를 넣었다. 유튜브와 밀리의 서재를 보면 볼수록 더 쓸 엄두가 안 났다. '이런 기능도 있네? 소제목을 이렇게 써야 한다고? 사진도 넣어야 한다고?' 첫 글 발행은 계속해서 미뤄졌다.


그러면서 숨어있던 완벽주의가 자꾸 내 발목을 붙잡았다. 첫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짓눌렀다. 어떤 글도 쓰지 못한 채, 작가의 서랍에는 글들이 쌓여만 가고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다가 책 한 권을 읽었다.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이 책에서 자기 계발서 대가인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부유한 사람들인 '위너'를 만나서 이들의 습관을 파헤쳐서 제시했다. 그중 '실패를 잘하라' 부분이 특히나 이 브런치 첫 글을 쓰게 만든 부분이라 잊지 않도록 발췌를 해본다.


무엇을 더 많이 행해야 하는가? 
언제나 당신이 생각만 하고 말아 버리는 그 일을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폭은 저절로 좁혀지는 것이 아니다. 폭을 좁히고 깊이 파고드는 능력은 무수히 실행에 옮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위너들은 말한다.
 “실행력이 없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이 있는데, 실패는 언제나 성공의 어머니다.”  

다시 말해 성공을 보장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몇 가지 일을 자주 행하고 연습하고 훈련하면 그만큼 시행 횟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운을 넘어 평균의 법칙이 적용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당신이 하는 일의 성공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든 간에, 당신은 그 일을 엄청나게 자주 행해야 한다. 그러면 분명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실행에 옮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실패하는 이유는, 실패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밀리의 서재 보도 섀퍼 <이기는 습관>


"폭을 좁히고 깊이 파고드는 능력은 무수히 실행에 옮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중략) 실행력이 없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그 실행력 없는 사람이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무작정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이다.


한 가지 더, 이 글은 퇴근 후에 쓰게 된 것인데, 원래 나는 퇴근 후에 항상 유튜브나 커뮤니티를 구경하느라 시간을 낭비했다. '퇴근 후 보상을 받고 싶은 심리'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즐겨보는 '퇴사한 이형'의 유튜브에서는 보상의 내용을 새롭게 재정립한다.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보면서 '진짜 보상'을 얻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뿐이다. 진짜 보상은 내가 생각하고 목표한 것을 달성한 것이고, 내가 원하고 꿈꾸는 것에 다가가는 것이다. '진짜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도 이에 따라 고민해봤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보상이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날씬해지고 싶다. 요리와 운전을 잘하고 싶다. 등등 사실 나는 꿈꾸는 삶과 그걸 위해 목표로 하는 것이 많다. 그래서 작가가 되기 위한 미약한 한 걸음, 브런치에 글을 올려서 '진짜 보상'을 느껴보자고 결심했다.


"당장 해보자." 구글 타이머를 20분 맞춰둔 후 무작정 브런치를 열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보도 섀퍼가 말한 대로 이 글이 처음에는 형편없다고 해도 앞으로도 브런치에서 계속해서 글쓰기를 실패해보려 한다. 보도 섀퍼의 말을 빌리자면 내가 '좋은 글 쓰기'에 실패하는 이유는 그만큼 실패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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