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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집가 이니 Apr 28. 2023

온 힘을 다해 달리고 있지만 어디로 갈지 모른다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1화 리뷰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라는 드라마를 봤다. 당연히 진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을 대변하는 제목이어서 틀었다.


1화에서 이여름(김설현)은 온갖 수난을 당한다. 회사에서는 쌍욕에, 일 가로채기에, 성희롱까지 당하고, 6년 간 사귀던 연인과 갈라선다.


그리고 회사일을 버티게 해 준 엄마마저 죽는다. 그럼에도 그의 일상은 변함이 없다. 이여름은 출근과 퇴근을 영혼 없이 반복하며 살아간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던 이여름은 하철 속 승객의 가방에 이어폰이 걸려 우연찮게 낯선 곳에 내리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살포시 떨어져 있는 벚꽃 잎을 발견하고는 퇴사를 결심하고 인생 파업을 결심한다.


한편 지방 한적한 곳의 안대범(임시완)은 이여름과는 상반되게 살아간다. 유유자적하고 여유로운 대범의 삶. 아침에 일어나면 조깅을 하고 시장에서 떨어진 사과를 가져와 먹으며 책을 읽는다.


이토록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될까. 리고 무작정 회사를 때려치운 여름은 어떻게 살아갈까.


드라마에서 여름이 처음에 숨이 닿을 정도로 달리면서 한 대사가 인상 깊었다. "온 힘을 다해 달리고 있지만 정작 어디로 갈지 모른다."

 

이걸 보는데 정확히 내 기분 같았다. 퍼스널 브랜딩을 하겠다고 용쓰며 노력하지만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더 공감이 갔다.


그리고 여름이 퇴사 후에 한 이야기

"월급 238만 원. 그동안 나의 시간과 맞바꿔 온 것이다. 이제 나는 그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쓰기로 한다."


나 역시 퇴사 후 느꼈던 마음이니까. 내 시간이 잔뜩 생긴 시간부자가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을 잔뜩 해야지. 결심했었다. 그리고 퇴사 후 지금 약 4개월이 지났다.


퇴사 직후에는 마음 편히 하고 싶은 걸 하며 지냈는데, 점점 목표를 세우면서 조급해졌다.

'퍼스널브랜딩을 해야 하는데.'

'성인 대상 독서교육 전문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와.. 저 사람은 책도 몇 권이나 내고 회사도 차렸네. 난 왜 이렇게 부족하냐'


비교하니 쪼그라드는 내 마음. 이러려고 내가 퇴사를 하고 내 시간을 선택한 게 아닌데.


그래서 다 내려놓는다. 다시 좋아하는 걸 즐기는 마음으로 돌아간다. 조급해하지 말자고. 그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며 매일 기록하자고. 그렇게 꾸준하면 된다고 다시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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