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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집가 이니 Oct 29. 2024

취미를 수익화하는 데 실패하다

나는 퇴사 후 8개월 아이를 육아 중이다. 그리고 지난 2년간 블로거, 유튜버 등등으로 성공하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너무나 바빠져서 아이가 자고 난 이후의 시간을 활용했다. 아이가 자고 나면 그때부터 밤을 새워서 블로그 포스팅 소재를 찾았고, 때로는 포스팅을 했고, 때로는 관련 강의와 책을 읽었다.


그러나 잠을 줄인 건 악수였다. 새벽 3,4시에 잠들고 아이가 깬 이른 아침에 강제로 기상하면 오후까지는 정신없이 헤롱거렸다. 런 생활 방식으로는 육아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나는 애드포스트도 통과하기 어려웠다. 왜 그랬을까?


그 점에 대해 열심히 고민했더니 답이 나왔다. 나는 내 취미를 수익화하려고 했던 거다. 김미경의 '드림온'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첫째, 일주일에 1회 좋아하는 것은 취미반이지 선수반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영화 한 편 정도는 취미로 본다. 일주일에 한 번씩 요리를 즐기기도 하고, 출사를 나가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그 일을 취미로 할 때는 무척이나 즐겁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꿈의 재료로 쓸 만큼 좋아하는 일일까?

정말로 좋아한다면 일주일에 하루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주일 내내 밤낮없이 생각하고, 늘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중략)

때문에 적성이라는 드림리소스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자신에게 내재한 꿈을 만드는 재료가 프로용인지 아마추어용인지부터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출처: 김미경의 '드림온', 142쪽"


이 부분을 읽으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취미반처럼 좋아하고 있었다. 글 쓰고, 가르치고, 포스팅하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빈도가 그리 자주 있지는 않았다.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책을 읽지도, 글을 쓰지도 않았다. 그저 내킬 때 좋아하는 책을 읽고, 쓰고 싶은 마음이 들면 글을 썼다.


그러니까 '글쓰기, 가르치기, 포스팅하기'라는 드림리소스는 나에게 취미반이었던 거다. 더군다나 나는 그 드림리소스를 엄청나게 잘하려고 정말로 매일매일 매 순간 치열하게 연마하거나 단련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놓고는 내 취미가 수익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탄만 했던 것이다. 전형적인 욕심은 많은데 노력은 부족한 타입. 그게 나였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취미생활은 계속해서 해나갈 작정이다. 가끔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포스팅을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수익화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겠다는 거다. 완전히.


취미를 수익화한 사람들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들은 취미를 수익화하고 싶은 절박함과 간절함이 있었다. 아직 내게는 그 정도의 절박함과 간절함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진정으로 때가 올 때, 수익화를 이제는 정말로 하고 싶다는 때가 올 때, 그때까지 취미는 취미로서 생각이다. 수익화되지 않더라도 취미는 언제나 나를 즐겁게 했으니까, 지금은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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