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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집가 이니 Oct 24. 2024

나보다 늦게 출발한 친구가 나를 앞서가다

내 능력과 목표에 의구심이 들 때

"나 애드포스트 대상자라고 가입하라는데 이게 뭐야?"


친구의 한 마디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지난 2년간 블로그 관련 책도 읽고 적용도 해 가면서 운영해 왔던 터였다. 블로그 성공 수기들을 읽으며,

'나도 이렇게 꾸준히 하면 육아도 블로거로도 성공할 수 있겠지?'


그런 마음을 먹고 속 기대도 품어왔다. 그래도 학원 수기에서 상도 타고, 대학원 논술시험도 늘 무리 없이 통과하고, 이 브런치 작가도 한 번에 합격하고, 그래도 가끔은 글 잘 쓴다는 소리도 들었기에, 나 자신에 대해 기대를 품었었다.


그런데 난 번번이 애드포스트에서 반려되었다. 그래도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계속 두드려 왔는데 친구가 먼저 애드포스트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로그를 해보지 않았었던 친구고, 자기도 블로그를 해 보고 싶다고 해서 입문을 도왔었다. 그랬던 친구가 내가 번번이 통과하지 못했던 애드포스트를 정말 블로그를 시작하자마자 몇 달 안 돼서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오, 진짜 축하해~!!"

호기롭게 메시지를 보내놨지만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한 대 맞은 느낌도 들고, 그간 내가 해온 노력은 뭔가 싶어서 허탈하고 너무나 속상했다.


'블로그를 이용해서 뭐라도 되어보려는, 그래서 일과 육아라는 양쪽 토끼를 잡으려는 내 목표가 과연 현실 가능했던 걸까? 내가 그동안 너무 헛된 기대를 품었나?'

내가 2년간 해내지 못한 걸 단 몇 달 만에 달성한 친구를 보니 내 능력과 목에 대한 회의심과 의구심이 한 번에 몰려왔다. 눈물이 펑펑 났다.


가까스로 멍 때리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놀던 아이가 컥컥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멍 때리는 동안 아이가 이상한 거라도 삼켰으면 어떡하지?'

정말로 놀라서 아이 입을 확인하고 등을 세차게 치며 기도했다.

'제발, 제발 아이가 이상한 걸 삼키지 않았길..!'


다행히 아이를 어르고 달래 보니 이상한 걸 삼키진 않았고 그때서야 안도감이 들었다.

'그래, 이 아이가 무사하고 행복하면 됐어.'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주려 한바탕 몸놀이를 해 줬다. 아이는 까르르까르르 웃는다.


나는 여전히 내 능력과 목표에 회의감이 있다. 그럼에도 아이가 웃으니 또 괜찮아다.




8개월의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건 육아라는 게 참 생각을 진득하게 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 하나의 주제에 대해 골몰하다가도 아이가 울면 흐름이 끊기고, 당근 알림에 흐름이 끊긴다. 육아 관련해서 챙기고 해야 할 것도 너무 많다.


오늘만 해도 민간 어린이집을 리스트업해야 했고, b형 간염 항체 검사를 예약해야 했는데, 낮의 이슈 때문에 하지 못 했다.


그래서 글쓰기가 어렵다. 간신히 밤에 아이를 재우고 나면 쓰는 게 베스트인데, 퇴근하고 나면 그저 쉬고만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나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는 여전히 내 커리어에 대해 감도 못 잡겠다. 그럼에도 기록을 한다. 포스팅을 더 부지런히 하고 애드포스트에 다시 도전해서 선정되는 날 꼭 브런치에 글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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