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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집가 이니 Oct 13. 2024

내 꿈이 흐릿할 때 - 나의 결핍을 적어볼 것

김미경 <드림온>을 읽고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남긴다. 나는 아이를 낳았고 지금 8개월째 기르고 있다. 육아에 전념을 하면서 제정신인 상태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타자를 치는 시간 자체를 내기가 어려웠다. 오늘은 우연찮게도 그런 귀한 기회가 생겨서 오래간만에 글을 쓴다.


처음 이 브런치를 만들었을 때 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는 과정을 담겠다는 포부를 적었었다. 그런데 아무리 저 꿈에 다가가려 해도 그 과정은 막막하고 추상적이었다. 그렇기에 내 포부는 번번이 여러 활동들에 밀렸다. 작년에는 내내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는 활동에 밀렸고, 올해는 육아와 최근에는 흑백요리사 예능 보기에 밀렸었다.


퇴사를 할 때는 그랬다. 

'내가 하루종일 대표님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뭔가 무의미하게 느껴져. 이곳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제대로 된 커리큘럼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 만약 내가 이 시간을 독자적으로 나만의 것을 만드는 데 쓴다면 훨씬 유의미하지 않을까? 퇴사하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커리큘럼을 만들면 떼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아주 허황되고 무모했다. 퇴사를 하고 보니 내 생각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나는 커리큘럼을 만들 실력도 자신감도 부족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며, 육아의 기간이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여겼다. 물론 그건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지만.


퇴사한 곳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발버둥을 쳤지만 여전히 나는 내 꿈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예전에 아주 몰입해서 읽었던 김미경 저자가 쓴 책 '드림온'이었다. 


'드림온'에서 저자는 결핍을 강조한다. 자신에게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결국 실행으로 가는 동기를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꿈이 커진다는 것. 그래서 나는 오래간만에 생긴 이 혼자만의 시간에 나의 결핍을 적어보았다. 아주 내밀하고 개인적인 것이라 지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블로그 대신 누구도 알 수 없는 브런치에 기록을 남겨둔다.


나의 결핍

1. 독서교육전문가가 되기를 꿈꾸면서도 그 분야에 관련된 질문들에 답할 지식과 확신이 부족한 것. 

* 결핍을 해소하려면?

독서교육에 대해 다시 공부한다. 지겨워도 책육아 책과 독서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며 데이터를 쌓는다. 그리고 독서교육에 관련된 질문들에 답하는 글(칼럼처럼)을 써 본다. 


2. 부동산 지식이 부족한 것. 신생아 특례 대출을 활용하여 1년 내에 주택을 매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매매 과정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지식이 너무나 부족하다. 당장 내 집 마련을 할 시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임장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 결핍을 해소하려면?

임장할 지역을 리스트업 하고 사전조사한 후 방문해 본다. 부동산 기초 관련 책을 읽으며 부동산 지식을 학습한다. 


3. 물건을 쓰고 제자리에 놓아두지 않는 습관을 가진 것. 벌써 몇 번째 물건을 잃어버리고 낭패를 봤다. 안 쓰는 물건을 치우고 쓰는 물건만 심플하게 남겨서 필요한 물건이 없어지는 스트레스를 더 이상 받고 싶지 않다.

* 결핍을 해소하려면?

안 쓰는 물건을 한 곳으로 모아둔 후, 집이 아닌 다른 옮길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긴다. 


4. 커리어적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가 흐릿하다는 것. 임신 기간과 약 1년 간의 육아 시간까지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나는 내가 정확하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다. 분명히 책 읽기, 기록하기, 글쓰기, 가르치기만큼은 좋아하는데. 

* 결핍을 해소하려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가 분명하지 않을 때, 어떻게 꿈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드림온에서 나오는 구절이다.

"명사가 확실하지 않을 때는 그와 비슷한 일의 카테고리에서 시작해도 괜찮다. 막연히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은데 기자가 맞는지, 편집자가 맞는지, 방송작가가 맞는지 헷갈린다면, 고민하지 말고 그중 어디서라도 일단 시작하고 보라는 것이다.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섣불리 명사부터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일터에서 꿈을 만들 데이터를 쌓는 게 먼저다. 데이터가 쌓여서 꿈이 2차, 3차로 자동진화라면 가장 최적화된 명사를 알아서 찾아준다. 꿈을 믿고 기다리면 저절로 다 된다."
출처: 김미경의 '드림온', 100쪽


나는 현재 퇴사를 한 전업주부다. 다행히 직장에 다니고 있지 않아도 된다. 막연히 글 쓰는 일, 가르치는 일, 기록하는 일을 하고 싶으므로 그와 비슷한 일의 카테고리를 찾아보고 시작한다. 블로그와 브런치로 기록하는 것. 그래서 이 브런치를 오랜만에 다시 꺼내든 것이다.


5. 명문대 철학과 박사 과정 수료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인문학적, 철학적 소양을 갖고 있지 못한 것. 이는 나의 큰 콤플렉스이다.

* 결핍을 해소하려면?

타이틀에 맞게끔 인문학적, 철학적 소양을 쌓는다. 서점의 인문교양 분야의 책을 읽고 내용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이외에도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살이 쪄서 통통한 몸이 된 것, 현재의 통통한 몸에도 잘 어울리는 옷이 이 없는 것 등등의 결핍도 있지만, 일단은 가장 크게 결핍을 느끼는 이 다섯 가지의 결핍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 보겠다. 


내 결핍을 해소해 나가는 과정을 계속해서 기록으로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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