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R&D부터 CS까지의, 제품을 둘러싼 일련의 모든 활동이라고 넓게 정의한다면 브랜딩은 마케팅의 영역중 일부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케터 혹은 브랜드 담당자로서 우리는 마케팅이라는 행위를 좀 더 좁혀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협의의 마케팅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브랜딩과 마케팅은 하나가 다른 하나에 속하는 개념이 아니다. 브랜딩은 제품, 브랜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케팅보다 먼저 수반되어야 하는 활동으로, 넓게 보면 제품 개발의 영역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브랜딩은 "OOO스러움"이라는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규정하고 그것을 기업과 브랜드의 자산에 일관성있게 구현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것은 시각적이거나 언어적인 결과물의 형태로 표현된다. 우리가 어떤 브랜드를 떠올리거나 인지할 때 연상되는 이미지, 컬러, 단어, 인물의 형태가 바로 브랜딩 활동의 결과물로 형성된 브랜드 고유의 성격(페르소나)이자 브랜드 자산이 되는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물성적으로 개발만 했다고 이것이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이 소비자에게 의미하는 것, 소비자가 연상하기를 바라는 이미지를 규정하고 그에 맞도록 네이밍, 컬러, 로고, 타이포, 디자인, 패키징까지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완료되어야 비로소 브랜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마케팅은 말 그대로 "market + -ing", 제품을 시장에 위치시키고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 수립 및 실행의 과정이다. 마케팅은 브랜딩에 비해 좀 더 실용적이고 기술적인 개념인데, 쉽게 말해 STP와 4P처럼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어떤 세분시장에 어떻게 타게팅하고 어떤 가격과 광고, 유통과 판촉으로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전술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다.
마케팅을 하려면 먼저 제품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인물에 대해서 논할 때 키와 체중만으로 표현하지 않고 성격과 생김새까지 더해져야 완전해지는 것처럼 제품도 물성적인 측면만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브랜드를 떠올렸을때 연상되는 것들이 존재해야한다. 그것이 없다면 제품은 그저 이름없는 사물에 불과하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의도한 바대로 인식시키고 의도한 이미지를 떠올리도록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고 이것이 브랜딩이다. 지속적이고 일관성있는 브랜딩 활동으로 제품에 연상되는 이미지들이 자산화될 때 제품은 비로소 브랜드가 된다.
쉽게 말해 "비즈니스 : 제품개발과 브랜딩 → 마케팅 →세일즈" 의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제품의 기술적 측면에서의 개발 뿐만 아니라 브랜딩을 통한 페르소나(성격) 형성까지 준비가 되어있어야 제품, 즉 브랜드가 시장에 나갈 준비가 된다. 그리고 마케팅이라는 전술을 타고 시장을 공략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