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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kyoung Dec 30. 2020

퇴사를 외치다.

퇴사를 결심한 이유 3가지

18.10.25~21.01.XX

첫 회사는 디지털 광고 대행사의 소셜마케팅팀에서 근무했다.

회사를 다니게 된 기간은 약 2년 3개월.

오랜 고민 끝에 퇴사를 외쳤다.

(글을 작성한 현재시점, 퇴사 날짜를 결정하였고 아직 근무 중입니다!)


퇴사를 고민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끝내 3가지로 정리되었다.


1. 건강상의 문제

2. 다른 업에 대한 호기심

3. 욕심을 내려놓기 위해서



첫째로, 건강상의 문제였다.


20년 9월 난생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았다.

평상시 패스트푸드도 잘 먹지 않고 러닝을 꾸준히 하고 있었기에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병원에서 들려온 말은


위궤양이 있네요. 내시경 할 때 조직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2주 후에 나오니 그때 다시 연락드릴게요.

다소 충격적이었다. 위염, 위궤양, 그리고 좋지 않은 장.

그동안 많이 아파왔을 텐데.. 그것이 위경련 인지도 몰랐다니. 내 몸에 너무나 무지했다.

약 한 달 이상을 약을 복용했고 현재도 양배추 환과 즙이 없으면 일반식이 힘들 지경이다.

위는 아무래도 스트레스로 아픈 것이기 때문에,

당장 스트레스가 온다고 판단되는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둘째, 다른 업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2년 3개월 간 소셜마케팅 팀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일을 했다. 콘텐츠 기획, 촬영, 광고 집행, 보고서 작성 등등.

(지대한 일을 한 것 같은데 단순히 글로 정리하려니 너무나 짧게 써진 것 같아서 조금 허탈한 기분이 든다.ㅎㅎ)


물론 저 일 외에도 일을 일을 낳는다고, 끊임없는 아이데이션과 회의는 기본이었다.

사원인 나는 아무래도 '콘텐츠 기획'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물론 지금 이 단계는 가장 기본적이며 당연한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 자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는 콘텐츠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데이터를 직접 보며 인사이트 찾는 게 제일 재밌었었다..!

곧 직급이 올라가게 되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겠지만,  그 다양한 일에는 '콘텐츠'가 우선일 거라

지금이 아니면 (아직 사원인 현재를 뜻한다) 다른 업에 대해 기본기를 다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이제는 광고 콘텐츠뿐 아니라 소비자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보며 실제 구매까지 이르는 인사이트를 직접 발굴하고 싶다. 어디 가서 경력직이라고 말하기도 살짝 애매할 수 있는 2년 3개월. 그렇지만 신입의 마인드로 배우기도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욕심을 내려놓기 위해서였다.

회사에서 나의 직급은 '주임'이다.

주임은 주임의 역할을 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꼭 대리님들과 과장님들을 보며 비교했다.


왜 대리님만큼 해내지 못하는 걸까?

직급이 올라가게 되면 저 이상을 해낼 수 있을까?


나는 분명 회사에서 잘 해내고 있다고 칭찬받는 주임이었다.

때로는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서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배우는 태도로 임해왔다.


사람들은 내게 '진경이 잘하지'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 말은 오히려 나를 더 괴롭혀왔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칭찬을 받으면 안주하기보다 더 잘하려 노력했고 실망시키지 않으려 애썼다.

그런 욕심은 나에 대한 검열로 다시 되돌아왔다.


저는 레퍼런스 없으면 일을 못해요.

저는 제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 안 해요.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입버릇처럼 외치고 다녔던 말들이다.

이런 고민들을 팀장님께 털어놓으니 말씀하셨다.

적합한 레퍼런스를 찾는 것도 능력이고, 그것을 기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능력이라고.


온전히 나에게서만 결과물이 나오길 바랬던 나는, 무의식 중에 레퍼런스를 해로운 것처럼 여겼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평가할 때는 오로지 '능력'만 가지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능력과 더불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삶의 태도'를 함께 본다.


냉정하게 나의 능력은 상위급은 아니지만,

삶의 태도와 인성적인 부분은 높게 산다는 것이 상사들의 의견이었다.


이 모든 것이 잘 해내고 싶어서였다.

잠시 쉬어가면서 부담감은 내려놓고, 다시 마인드셋을 할 필요가 있을 때라 생각이 들었다.



 시국에 퇴사를 하겠다고?


그렇다. 이 힘든 시기에 잠시 멈추어 가게 되었고, 머지않아 다시 취업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잠시 나를 돌아보며 튼튼한 신체와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준비를 단단히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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