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초연결 사회가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2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 2년은 정지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초연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깨어있는 시간과 살고 있는 장소에 상관없이 우리는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고, 화면을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공항에 나와보니 그 디지탈 초연결은 격화소양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JFK 공항에 다녀왔습니다. 인천 공황과 같은 넓직하고 깨끗한 공항이 아닙니다. 도착하는 곳도, 출발하는 곳도 사람을 머무르게 하기보다는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앉아서 쉴 곳도, 쉬면서 커피를 마시거나 출출할 때 식사를 할 수 있는 편의 시설도 거의 없습니다. 거의 라고 하는 이유는 그나마 판매하는 스탠드가 몇군데 있기 때문입니다. 아 출발층에 Food Court가 있군요.
만남의 광장, 1층 로비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뉴욕 시내와는 달리 상당수의 마중객들은 마스크를 하고 있었는데, 저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대합실로 들어가면 정면 상단에 도착편명과 도착시간 정보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바로 보입니다. 거기에는 출발지 정보도 함께 있는데, 서울, 파리, 로마, 토쿄, 스트홀롬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순서를 바꿔가며 계속 나옵니다. 그 전광판을 보는 순간 이제야 우리는 제대로 연결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합니다. 싸우더라고 만나서 싸워야 합니다. 그래야 또 금방 화해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릴지언정 만나는 것이 만날 수 없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남녀노소 피부색과 종교와 출신국가를 불문하고 만남의 현장은 왁자합니다. 이름을 소리쳐 부르고, 손을 높이 흔들고, 짐을 팽개친 채 껴안고, 이쪽 저쪽 볼을 부비고, 번쩍 들어 올리고... 아무리 초연결이라도 그것이 디지탈 초연결이라면 앙코없는 찐빵입니다. 그래서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