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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un 24. 2022

인플레이션

6월에 발표된 5월 소비자 물가 지수가 4월 대비 위로 치솟으면서 깜짝 놀란 나머지 FED는 금리를 0.75%나 올렸고, 주식 시장은 수직낙하했습니다. 4월 물가지수가 3월 대비 낮게 나와 인플레이션 고점 통과론이 시장에 널리 깔려 있었는데 5월은 3월보다 더 높아 인플레 공포가 시장을 뒤흔들어버린 결과입니다. 물가가 치솟으면 당연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소득이 줄어들면 수요가 감소하게 되어 경기는 침체를 피할 수없으니 모두가 긴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5월 물가가 이렇게 높게 나온 가장 큰 원인은 석유가격때문입니다. 5월 내내 석유가격은 거의 후퇴없는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FED의 0.75% 금리 인상을 전후로 석유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후퇴 혹은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를 예상한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과 같이 석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거나 지금과 같은 정도의 가격대만 유지해도 7월에 발표될 6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4월과 비슷한 수준 혹은 그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나오는 뉴스들을 보면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은 생각보다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러시아는 서방국가들에게 판매하던 물량을 중국과 인도로 돌려 그다지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럽 국가들도 발빠르게 미국 캐나다 중동으로부터 기름을 확보하고 있어서 전쟁초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의 가장 큰 수혜자는 국제가격 대비 35%나 저렴하게 원유를 공급받고 있는 인도와 중국입니다. 이 두나라는 원유를 수입해 정유한 다음 내수에 사용할 뿐만 아니라 재수출도 합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에 제재를 가하고 있기는 해도 정유된 제품이 러시아산 원유인지 중동산 원유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사우디를 방문하게 되면 사우디는 공급량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은 사우디에게 적어도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증산을 요구할 것이고, 이에 사우디는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할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썩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발등의 불을 꺼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사우디의 요구를 들어줄 것입니다.


최근 석유 선물 가격의 급락은 수요 감소를 예상하는 투기자본들의 차익 실현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이들은 2020년 봄에 선물로 취득한 원유를 팔지못해 마이너스 가격(보관료)를 감수하고 인수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때 엄청난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 그들이 전쟁으로 촉발된 시장 불안정을 이용해 당시의 손실을 회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투기 자본이 시장에서 물러나면 에너지 시장은 급격한 변동없는 안정기에 접어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위가 꺾이면 기름값도 꺾이고 인플레도 꺾일 것으로 제가 낙관하는 이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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