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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묘 Jun 04. 2019

여행은 빈-틈에서 시작된다

[틈 사이에서 발견한 행복한 날의 허술한 기록] 제주도 서귀포 엉또폭포

Life is no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it’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
- Vivian Greene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빗 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일상이었거나 관광 중이었다면 그래도 좀 싫었을 텐데, 땀범벅 트래킹 중 갑자기 내리는 비라 왠지 즐겁고 신나서 강아지 마냥 좋다고 뛰어다녔다. 비를 피해 들어간 해녀의 집에서 전복죽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어디를 가볼까 한참 생각하다 떠오른 엉또폭포. 비가 억수같이 내려야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엉또폭포에 가자 했다.

보일 듯 말 듯 숲 속에 숨어 지내다 비가 한바탕 쏟아져야만 비로소 자태를 드러 내는 녀석이 50m 절벽 위에서 내 콧잔등까지 힘차게 떨어졌다. 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현재의 상황을 그냥 즐겨보는 것도 좋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비가 그러했다. 내가 그이를 기쁨으로 맞이했더니 그이 역시 내게 쉬이 경험할 수 없는 의외의 볼거리를 선물했다.

지금도 종종 계획 없이 낯선 곳에 간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떠난 여행에서 많은 빈 틈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 틈새를 두려움보다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 메울 때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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