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사이에서 발견한 행복한 날의 허술한 기록] 제주도 우도 올레길
걸음걸음
길목에 표시된 이정표는 반가웠지만,
얼마나 왔고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고 힘들었다.
나무 그늘 하나 없는 올레길 뙤양볕 아래.
당장의 그 힘듦 때문에
쉬이 눈을 돌려 주위 살피는 여유를 부리지 못했다.
인생길에는 이정표도 표지판도 하나 없을 텐데
조급함일랑 내려놓고
그늘에 쉬어갔던 정자
목을 축였던 논가 수도꼭지에서처럼
쉼이 필요하다.
쉼도 연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