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크린 타임을 보니 아홉 시간이 넘었다. 일어나서 핸드폰을 보면 그날 하루는 반드시 망치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보지 않고 밥을 먹고 책을 읽었다. 어제 가려고 했던 행복작당이라는 북촌에서 하는 전시회도 가려규 환불이 되지 않는 표도 예매했다. 이제 몸을 일으킬 일만 남았는데 정말 일어나기 싫다. 오빠는 주말인데 일하러 사람들과 함께 대구로 갔다 1박 2일 일정이라 주말은 나 홀로 보낸다. 오전에 뭐라도 먹이고 보낸 게 뿌듯하다. 오빠는 요즘 돈 있는 사람 곁에 있어야 돈이 벌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오늘은 새로 합류한 팀장님이 오신 지 두 달 만에 얼마를 벌었다며 평소 다루는 돈의 규모가 다른 사람들을 고객으로 두어서 그렇다고 했다. 오빠도 잘하고 있고 어차피 잘 될 거라고 해줬다.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사람들에게 해 주는 것 같다. 정작 내 자신에겐 채찍질만 하는 것 같은데 왜 이런 걸까?
며칠 전엔 집에 친구를 초대했다. 오래 알고 지냈지만 집에 초대한 적은 없었는데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해서 노엘이도 소개해줄 겸 초대했다. 사실 많이 낡고 누추한 집이 부끄러워서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었는데 집이 생기고 나니 지금 집이야 어떻든 아무렇지 않게 됐고, 집을 부끄러워했다는 사실이 더 부끄럽게 느껴졌다. 친구는 내 마음을 아는 것인지 집이 예쁘다며 연신 칭찬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 아침에 오빠와 얘기 나누면서 그 친구 이야기를 했는데 좋은 얘기만 해주는 친구를 둬서 참 감사한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상대방의 장점만 얘기해주는것도 좋지 않을까, 쓴소리는 자기 자신이 제일 많이 하니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칭찬하면 숨겨진 의도를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도 계속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