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리딩런, 어떻게 습관을 만드는가 -떠오르다13

챌린지는 어떻게 습관이 되는가

by 박찬우

고객들에게 자신의 브랜드와 연관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업종이 있습니다. 저는 오디오북 브랜드와 건강식품, 환경보호 스타트업 등에서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번 같은 결론에 닿았습니다. 고객에게 습관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독서가 달리기가 된다


YES24의 리딩런 캠페인을 며칠째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독서가 달리기가 된다"는 메시지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곱씹을수록 다른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예스24의 습관을 만드는 챌린지는 성공적인가?


https://event.yes24.com/template?eventno=268440


리딩런은 책을 사게 만드는 캠페인이 아닙니다. 책 읽는 시간을 반복하게 만드는 캠페인입니다. 그 반복이 결과적으로 책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예스24의 플랫폼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도록 설계된 시스템입니다. 이 구성이 실제로 고객의 습관으로 이어질지가 궁금해진 것이지요.


오늘은 '떠오르다!!'에서는 이 캠페인을 자세히 뜯어보려 합니다. 리딩런은 흔한 이벤트의 관점이 아니라 잘 짜인 습관 설계도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의심도 미리 적어두겠습니다. 이 캠페인의 가장 영리해 보이는 부품 ― '기부' 보상이 ― 정말로 가장 강한 동력일까. 글의 후반부에서 짐샤크66이라는 글로벌 사례와 함께 따져보겠습니다.


챌린지가 정말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분석 전 먼저 몇 가지 이론을 살펴보겠습니다.



습관 형성에 관한 모델은 여럿이지만, 결국 같은 회로를 가리킵니다.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힘》에서 이를 신호 → 행동 → 보상의 고리로 정리했고, 니르 이얄은 《훅》에서 여기에 투자(Investment) 단계를 더했습니다. 신호가 없으면 행동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행동에 보상이 없으면 반복되지 않습니다. 반복에 투자가 쌓이지 않으면, 멈추는 데 비용이 들지 않아 행동은 곧 사라집니다.


'챌린지'라는 형식은 이 네 단계를 짧은 기간 안에 인공적으로 압축해 넣는 장치입니다. 잘 만든 챌린지는 끝나는 시점에 이용자를 단순히 '참여한 사람'으로 두지 않습니다. 회로를 한 바퀴 이상 돌고 난, 그 행동이 몸에 배기 시작한 사람으로 만들어 둡니다.


그러나 실무자로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회로를 한 번 돌리는 일까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것은 그다음입니다. 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같은 행동이 계속 일어나도록 만드는 일. 저는 오디오북 청취 챌린지에서, 건강식품의 90일 복용 캠페인에서, 환경보호 스타트업의 분리수거 인증 프로그램에서 같은 패턴을 봤습니다.


마지막 날의 완주율이 70%를 넘어도, 그다음 달의 자발적 행동률이 20%를 밑도는 일은 흔합니다. 챌린지의 회로와 습관의 회로 사이에는 깊은 골짜기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이 잣대로 리딩런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신호의 설계 ― 첫 번째 펼침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리리딩런은 앱 전용 캠페인입니다. 안내 페이지에는 도서앱을 내려받고 알람을 켜두면, 캠페인 시작 당일 오전에 PUSH 알람을 보낸다고 적혀 있습니다.


시작 알람 한 번. 안내문에서 확인되는 신호 설계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한 번의 알람으로 습관이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건강식품 캠페인을 운영해 본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신호는 '하루 한 번'이 아니라 '이미 하는 행동 옆에 붙은 신호'입니다. 양치 직후, 커피 한 잔 직후, 잠자리 직전. 새로운 행동은 새로운 시간대에서가 아니라, 기존의 단단한 습관 옆에서 자랍니다. 이 점을 행동과학에서는 '습관 쌓기(habit stacking)'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리딩런에 던져야 할 진짜 질문은 이것입니다. 시작 알람 이후의 64일 동안, 시스템은 이용자에게 어떤 신호를 보낼 것인가. 며칠째 타이머를 켜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다시 부를 것인지. 코스 완주가 임박한 사람에게는 어떤 마무리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 한 코스를 끝낸 사람을 다음 코스로 어떻게 이끌 것인지. 토스 만보기, 캐롯손해보험의 걸음 수 캠페인이 이미 이 패턴을 정교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작 알람 한 번이 아니라, 64일 동안 이어지는 신호의 결이 9주짜리 캠페인의 중반부 이탈률을 결정할 것입니다. 이것이 리딩런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입니다.


행동의 설계 ― 10분과 1km라는 환산율


리딩런의 핵심은 비유입니다. 독서를 러닝에 비유한 것이지요.

캠페인 이름이 그 비유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Reading'과 'Run'을 한 단어로 붙였습니다. 10분 독서가 1km로 환산되는 것도, '코스'라는 명명도, '완주'라는 표현도 모두 이 비유 위에 올라간 장치들입니다.


왜 러닝이었을까. 러닝은 지난 몇 년 사이 가장 빠르게 일상화된 운동이 되었습니다. 한강과 올림픽공원의 러닝크루, 손목의 가민과 애플워치, 인스타그램에 매주 올라오는 페이스 인증. 이제 러닝은 더 이상 마라토너만의 영역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의 주말 언어가 되었습니다. 리딩런은 그 익숙해진 행동의 문법을 독서에 빌려 왔습니다.


비유가 작동하면 정서가 따라옵니다. '오늘 50분 읽었습니다'와 '오늘 5km 달렸습니다'는 같은 시간이지만 감각이 다릅니다. 시간이라는 단위는 그저 흘러가지만, km라는 단위는 어딘가에 도달한 흔적이기 때문이지요. 러닝의 문법이 입혀지는 순간, 책을 펴고 가만히 앉아 있던 사람이 '거리를 만들어 낸 사람'으로 번역됩니다.


리딩런이 영리한 이유는 새로운 단위를 만들어 낸 데 있지 않습니다. 독서라는 정적이고 내향적인 행동에, 러닝이라는 동적이고 가시적인 행동의 문법을 입혔다는 점에 있습니다. 두 행동은 멀어 보이지만, '꾸준히 쌓아 가는 일'이라는 본질을 공유합니다. 그 공통의 본질을 발견해 한쪽의 문법을 다른 쪽에 빌려 준 것 ― 이것이 리딩런이 만든 비유의 영리함입니다.


보상의 설계 ― 다섯 겹의 보상 구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설계가 드러납니다.

리딩런은 보상을 다섯 겹으로 쌓아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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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관점과 디지털 크라우드 컬쳐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팬덤 구축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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