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새로운 팝업 공간으로 -떠오르다2

짧지만 강렬한 브랜드 접점의 재발견

by 박찬우

최근 해외 마케팅 사례를 탐색하던 중, 텍사스 달라스의 한 쇼핑몰에서 진행된 'Get Well-evator'라는 독특한 캠페인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 Get Well-evator의 캠페인 기사


미국 8위 규모의 어린이 병원 체인 Children's Health가 2020년에 만든 이 엘리베이터는 벽면에 1,400개의 버튼이 빼곡히 붙어 있었습니다. 실제 층을 조작하는 버튼이 아니라, 그냥 누르면 불이 켜지는 버튼들이었죠. 아이들이 누르고 싶어 하지만 부모가 늘 제지하는 그 충동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짧지만 강렬한 브랜드 경험의 장소로 재탄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haminminusyu 유튜브 채널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2025년 3월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한 2주년 팝업스토어는 쇼핑몰 최초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랩핑을 실행하며 쇼핑몰 전체를 브랜드 테마로 점령했습니다. 팬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만으로도 "플레이브 멤버들을 만나는 경험"으로 받아들였고, 이 캠페인은 2025 팝업스토어 어워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상 속 틈새 공간의 마케팅적 가치


엘리베이터는 독특한 마케팅 공간입니다. 평균 탑승 시간은 30초에서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거울을 보거나, 혹은 그냥 문만 바라봅니다. 이 '강제된 대기 시간'은 역설적으로 브랜드에게는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주의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영국 Alton Towers 테마파크는 공포 마케팅을 선택했습니다. 신규 놀이기구 'Nemesis Sub-Terra'를 홍보하기 위해 쇼핑센터 엘리베이터 바닥에 바닥이 무너지는 듯한 3D 착시 효과 스티커를 부착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면 정말 추락하는 듯한 공포감이 연출되었죠. 놀이기구의 핵심 경험인 '자유낙하'를 일상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한 이 캠페인은 테마파크가 아닌 쇼핑센터에서 놀이기구를 미리 체험하게 하는 강렬한 기억을 남겼습니다. 예전 사례를 지금 보니 디지털의 효과가 미흡한 점이 아쉽습니다.


제가 처음 'Get Well-evator' 사례를 접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캠페인이 단순히 병원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본능적 욕구'를 브랜드 경험으로 전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버튼들은 누를 때마다 무작위로 다양한 색깔의 불빛을 냈고, 벽면에는 "Make Life Better for Children"이라는 긍정적 메시지와 밝은 그래픽이 가득했습니다.


Colle McVoy 에이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Dustin Black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모든 버튼을 누르고 싶어 하지만, 부모들은 늘 그들을 제지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고, 그들이 마음껏 즐기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캠페인의 진짜 목적은 아픈 아이들이나 그들의 부모를 직접 타깃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쇼핑몰을 찾는 일반 가족들에게 Children's Health가 "아이들의 삶을 더 나게 만든다"는 브랜드 미션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필요할 때 찾아올 수 있는 병원이라는 점을 기억시키되, 병원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나 아이들의 놀이 본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죠.


행복으로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Children's Health의 사례가 아이들의 본능을 브랜드 경험으로 전환했다면, 럭셔리 브랜드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엘리베이터 자체를 완전한 몰입형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Lancôme은 2022년 향수 "La Vie Est Belle L'Elixir" 론칭을 위해 'The Happiness Elevator'라는 놀라운 설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엘리베이터 광고가 아니라, 향수 브랜드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인 "행복을 향한 점진적 상승"을 물리적 공간으로 구현한 완전한 체험형 팝업이었습니다.


Julia Roberts가 출연한 광고 캠페인에서 영감을 받아 유리 엘리베이터 형태로 제작된 이 설치물은 360도 몰입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탑승객은 세 단계의 여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먼저 파리 옥상 위를 나는 듯한 비행으로 시작해, 향수의 재료 속으로 다이빙하며 그 재료들이 점차 액체에서 금속으로 변하는 과정을 목격합니다. 마지막으로 핑크-골드 용융 금속 속에 완전히 몰입하면서 향수의 추상적 본질을 경험하게 되죠.


흥미로운 점은 이 경험이 물리적 설치물로만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Lancôme은 전 세계 매장에서 QR 코드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버전도 함께 제작했고, 5개 언어로 번역해 글로벌 고객들이 각자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디지털로 확장한 하이브리드 접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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