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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llax Mar 09. 2020

흑백사진노트 18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제게 있어 요즘 흔한 일상은 아닌 듯합니다. 예전엔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곤 했는데 이제는 인터넷이 언제나 연결되어 있기에 책을 갖고 다니는 일이 흔해지지 않는 듯합니다.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는 경우가 가끔이며 대부분의 시간은 스마트폰을 애용합니다. 물론 그중엔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시간도 있겠습니다만, 두툼하게 종이에 인쇄된 책 속 글을 읽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이책을 읽는다는 건 예전엔 당연하여 종이로 만들어진 책의 무게를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무심히 가방 속에 넣어두었다가 생각날 때 꺼내 읽었습니다. 학교 갈 때나 출근할 때 가방 속 책의 무게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종이책이 무거워 안 갖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왕왕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자책이 출시된 후 책은 스마트폰 속에, PC로, 태블릿 PC 안으로 자리 잡아 어깨에 느껴지는 묵직한 종이책의 무게감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죠. 아직도 종이책을 가방에 갖고 다니지만 저 역시 효율적인 디지털 기기의 유혹을 뿌리치기엔 너무나 가볍고 편리한 세상이 이미 도래했습니다.


35mm 필름 카메라, 40mm, F4, 1/60s


누군가의 사무실에 흐트러진 듯 쌓인 책들에 눈길이 갔습니다. 아무렇게나 여기저기 쌓인 책들이 방금 막 읽다가 놓아둔 것처럼 자료를 찾기 위해 이 책 저책을 뒤적이며 바빴을 것 같은 그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잠시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는 사이 한편으론 참 정겹게 여겨지더군요. 햇볕이 잘 드는 분위기 좋은 사무실에서 아무 생각 없이 저렇게 많은 책을 여유로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스치면서 잠깐 동안 필름에 담았습니다.


Agfa 컬러 네거티브 필름, ISO 200, DNG 스캔 후 흑백 전환


요즘 기세 등등한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 있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불안한 날들이지만 이럴 때 잠시 독서에 빠져보자는 생각으로 전에 읽던 종이책들을 꺼내 책상 위에 쌓아놓고는 다시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이엔 다른 잡념 없이 오롯이 그 내용에 빠져들 수 있어 잠시나마 지금의 이 시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읽겠다는 생각이 아닌, 이 부분에서 저 부분으로 건너뛰어 읽고 이 책을 읽다가 도중에 저 책을 읽기도 해 봅니다. 그저 읽는다는 것에 집중하려고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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