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상, 감독상, 국제 영화상, 각본상 등 총 4관왕을 휩쓸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지요.
수상 소식을 접하고 후에 영상으로 본 봉 감독님의 수상소감 영상을 보며 4관왕을 휩쓴 것보다 더한 놀라움과 말의 품격에 감동했습니다. 비단 저 뿐만은 아니겠지요!^^
좀 전에 국제 영화상 수상하고 이제 오늘 할 일은 끝났구나 하고 릴랙스하고 있었는데...
수상소감 시작부터 그의 유쾌함과 유머는 청중의 시선을 확 끌었죠!
너무 무겁지도 또 가볍지도 않은 표정과 말로 시작한 그의 수상소감은 끝까지 이어지며 감동을 더합니다.
제일 먼저 시선을 끈 건 봉준호 감독의 겸손함이었죠!
가장 많이 회자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봉준호 감독 수상소감 중
영화를 공부하던 시절, 어렸을 때부터 항상 가슴에 새겼던 저 문장을 언급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 감독님의 말씀이라며 출처를 밝히고 객석에 앉아 있는 그를 향해 손을 뻗어 가리킵니다. 카메라는 마틴 감독을 비추고 모두 기립해 마틴을 향해 존경의 박수를 보내지요.
네, 누구나 혼자 성장할 수 없습니다.
내가 우리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수많은 앞사람들의 수고와 영향을 받았겠지요.
그 수고와 역사가 전통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목격한 것 같아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그, 저의 영화를 아직 미국의 관객들이나 사람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했고 했던 우리 쿠엔틴 형님이 계신데, 정말 사랑합니다.
자신을 알아봐 준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하고 언급합니다. 혼자 성장할 수도 없지만, 내 가치를 알아주는 이 없이 혼자 인정받는 일 또한 쉽지 않지요.
쿠엔틴 감독은 봉 감독의 가치를 일찍부터 알고 후원하고, 봉 감독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표현을 합니다. 마틴 감독의 눈물과 쿠엔틴 감독의 상기된 저 표정에서 진심을 다한 칭찬과 인정을 받았을 때의 행복을 엿볼 수 있지요!^^
그리고 같이 후보에 오른 우리 토드나 샘이나 다 제가 너무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인데,
예. 이 트로피를 정말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역시 마지막까지 유쾌한 봉 감독입니다. 시종일관 진지하기만 하면 지루하고 말의 무게에 눌려 깊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또한 유머를 너무 남발해도 경박해 보이지요.
봉 감독은 함께 오른 감독들을 언급하며 존경을 표하고 [텍사스 전기톱]으로 트로피를 잘라 나누고 싶다는 유머로 큰 웃음을 줬지만, 그는 웃음과 함께 자신의 전문분야 지식을 뽐냅니다. 네, 텍사스 전기톱이라는 표현은 미국 고어gore영화의 유명한 시리즈 [The Texas Chain Saw Massacre]를 빗댄 표현이지요. 마구잡이식 유머가 아닌, 내가 비록 외국 감독이지만 당신들의 영화에 대해 이 정도로 알고 있단 걸 유머에 빗대어 스~을쩍 자랑했지요! 아무리 봐도 참 멋집니다.
아침이 올 때까지 술을 마시겠다던 봉 감독의 간을 걱정하는 수많은 SNS 글들을 봤는데요...
대한민국 국민임이 무척 자랑스럽게 느끼게 해준 봉 감독님의 간은 세상 모든 신들께서 지켜주셨을 거라 믿습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