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밤편지

밤편지 #9

by 제로

오늘에야 영원을 약속하겠다는 말조차

내 오만이고 자만이었다는 걸 깨달아


어쩌면 너와 눈이 한 번 마주친 어떤 순간에,

어쩌면 네 목소리가 나를 처음 울린 순간에,

아니면 네가 없는 곳에서 너의 향기가 스친 순간에

이미 영원을 향해 걷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래, 영원이라는 건

그렇게 잠깐 내뱉어 공기 중에 사라질 말 같은 것으로

약속할 수 있는 게 아니었는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밤편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