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남편을 만나 생각지도 못한 미국행
밴쿠버에서 MBA를 마치고 마케터로 일을 하면서 밴쿠버의 자연과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나와 참 잘맞는다 느꼇고 이렇게 드디어 정착할 나라를 만났구나라고 생각하며 (일본, 중국, 싱가포르를 거쳐) 산지 3년.
영주권 준비를 하면서 유튜브에 그 과정도 찍어서 올리던 저였는데 말이죠.
https://brunch.co.kr/@erikajeong/268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전개로 결혼을 하고 얼마전 미국 오레곤주로 이사를 오게됐어요.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인연에서 마음에 남은 상처를 치유하고자 갔던 명상 여행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답니다.
저는 캐나다에는 센터가 없어서 미국팀에 조인했고 남편은 미국에서 참여를 한 한국행 명상여행이었어요. 캐나다도 아닌, 미국도 아닌- 여행으로 간 한국에서 남편을 만난거죠.
도시별로 이동하는 동안 몇시간씩 버스를 타고 가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동안 서로를 정말 빨리 알게된것 같아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다고, 누군가를 만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는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알고보니 10살 어린 남편
오랫동안 알고지냈던 사이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우리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이미 마음으로 알고 있었던것 같아요. 이 만남은 특별하다는 걸.
하지만 나이를 알고나니 저보다 10살 연하인 그. 참 신기하게도 나이를 알게되자 마음소게서 온갖 이야기가 들려오더라구요. '너무 어려', '나랑은 인연이 아닌가보다', '이미 자리잡은 사람을 만나야 할때야' 등등.
그렇게 제가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남편은 왜그러냐고- 자기가 뭔가 잘못을 한거라면 말해달라고 강아지같은 슬픈 눈으로 이야기를 하는거예요.
제가 나이가 마음이 걸린다라고 하니 우리는 영혼과 영혼으로 교감하고있고,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남자답게(!) 박력있게 저를 잡아주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다시 마음을 열고...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답니다.
그렇게 만남을 시작한 우리는 너무나도 모든게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시작됐고, 남편의 가족이 계신 하와이에서 간단하게 식을 올렸답니다.
결혼 할 인연은 따로 있다
결혼 할 인연은 따로 있다라는 말 저도 많이 들었고, 주변에서도 10년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고 그 후 만난지 얼마 안된 새 사람과 몇달만에 결혼을 하는 경우도 보고- 참 다양한 경우를 많이 보고 들었는데요.
저 역시 제가 결혼할거라고 생각했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연이 흘러갔고,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스토리로 남편을 만났고, 또 평소에 제가 만나던 타입(?)도 아니었지만 모든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는게 가장 큰 차이인것 같아요.
서로의 마음을 떠볼 필요도, 의심할 필요도, 억지로 밀당을 할 필요없이- 그리고 모든 상황이 신기할 정도로 물흐르듯이 흘러갔어요.
저는 마이클 싱어의 '될 일은 된다'라는 책을 거의 바이블처럼 좋아하고- '될 일은 된다'는 저의 만트라이기도 한대요. 꼭 결혼뿐만이 아니라 인생에서 많은 일들이 내가 어떻게 억지로 뭔가를 하는게 아니라, 우주가/신이- 그 이름은 무엇이라 불리든, 나보다 더 큰 존재가 더 나를 잘 안다고 믿고 그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가장 나다운, 행복한 삶이 펼쳐지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되었는데요.
혹시라도 '내 인연은 언제 만나게 되는걸까' 걱정하시는 분들이라면 내가 어떤 삶의 파트너를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시되 (그 사람을 만났을때 알아봐야하니까요) '어떻게', '언제'는 그저 믿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