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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은 단순한 설정이 아닙니다. 캐릭터가 숨 쉬는 공간이고,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이며, 독자가 머무는 세계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재활용이다." 세계관은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조합하는 일입니다. 중세 유럽의 기사도 + 일본 사무라이의 충성심 + 현대 청소년의 고민 = 완전히 새로운 판타지 세계.
중요한 것은 조합의 방식입니다. 같은 재료로도 누군가는 짜장면을 만들고, 누군가는 탕수육을 만듭니다. 당신만의 요리법이 세계관입니다.
세계관은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캐릭터: 단순한 외모가 아닙니다. 욕망과 두려움을 가진 존재입니다. 해리 포터는 "유명해지고 싶다"가 아니라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더들리 집에서 학대받은 소년이 호그와트에서 가족을 찾습니다.
배경: 단순한 장소가 아닙니다. 상징이고 분위기입니다. 호그와트는 학교가 아니라 해리의 집입니다. 계단이 움직이고 그림이 말하는 것은 단순한 판타지 요소가 아니라, 이곳이 평범한 세상과 다르다는 상징입니다.
사건: 캐릭터와 배경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해리가 볼드모트와 싸우는 이유는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해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사건은 캐릭터의 욕망에서 나옵니다.
롯데월드에 온 두 사람을 상상해 봅시다.
A는 관광객입니다. 인스타그램 사진 몇 장 찍고, 인기 놀이기구 타고, 떠납니다. 다시는 오지 않습니다.
B는 주민입니다. 연간 이용권이 있습니다. 숨겨진 포토존을 압니다. 매주 옵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광객은 한 번 보고 끝, 주민은 반복 소비하고 2차 창작하며 평생 팬덤이 됩니다.
세계관은 주민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명확한 세계관이 있으면 독자는 그 세계를 탐험하고 싶어 합니다. 해리 포터 팬들은 호그와트 기숙사 배정 테스트를 하고, 마법 지팡이를 사고,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꿈을 꿉니다. 그들은 주민이 되었습니다.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네 가지 도구가 있습니다.
미장센: 프레임 안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기생충>을 보십시오. 반지하의 창문 위치, 빛이 들어오는 각도, 벽의 습기... 모든 것이 계급을 말합니다. 우연한 배치는 없습니다.
기믹: 반복되는 상징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계단을 사용합니다. <기생충>에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설국열차>에서 앞 칸으로 가는 것. 반복되는 상징이 세계관을 강화합니다.
엠프티 카메라: 캐릭터 없이도 세계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마을 샤이어의 풍경. 캐릭터가 없어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압니다. 세계가 캐릭터보다 먼저 존재합니다.
키워드 라이브러리: 수백 개의 키워드를 연결하여 거대한 의미망을 만드는 것입니다. [홍천]이라는 키워드 하나에 [숲], [빛], [습도], [감정], [고요함], [안개]... 수십 개가 연결됩니다. 이것이 세계관의 데이터베이스입니다.
2020년, BTS가 <Dynamite>를 발표했습니다. 첫 100% 영어 곡. 하지만 이것은 미국 시장 굴복이 아니었습니다. 70년대 디스코 펑크, 잭슨 파이브 헌정. 흑인 음악 문화에 대한 존중이었습니다.
흑인 커뮤니티가 응답했습니다. 마이클 잭슨 팬덤과 BTS 팬덤이 손잡았습니다. #ArmyWalker. 함께 차트에 올렸습니다. BTS는 혼자 1위 한 게 아닙니다. 연대했습니다.
LA에 코리안 타코가 있습니다. 멕시코 타코 + 한국 불고기. 이제 LA의 상징입니다. 한국 음식도 아니고 멕시코 음식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제3의 것.
멕시코에 '죽은 자의 날'이 있습니다. 원래 거리 축제는 없었습니다. 2015년 제임스 본드 영화 <스펙터>가 가상의 퍼레이드를 만들었습니다. 2016년 멕시코 정부가 실제 퍼레이드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디즈니 <코코>가 나왔습니다. 디지털이 피지컬을 만들고, 피지컬이 다시 디지털이 되었습니다.
K는 혼자 가지 않습니다. 세계와 연대합니다. 인접 세계관을 링크하며 익숙함을 만듭니다. 이것이 외적 순환입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1900년대 초 화교들이 작장면을 팔았습니다. 두 가지 길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섞이지 않는 것.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그러면 차이나타운은 고립된 섬이 됩니다. 앙클라브.
두 번째, 섞이는 것. "너무 짜네요." "그럼 설탕을 넣어볼까?" 작장면은 짜장면이 되었습니다. 크레올.
서울 대학가에 마라탕이 넘쳐납니다. 중국 마라탕이 한국에 와서 한국식 마라탕이 되었습니다. 덜 맵고, 당면이 들어가고, 치즈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광주 고려인 마을. 러시아 케이크 + 한국 떡 = 고려인 떡케이크. 완전히 새로운 것.
순혈은 쇠락을 낳고, 혼종은 생성을 낳습니다. K는 성이 아니라 용광로입니다. 무엇이든 들어오면 K로 변환됩니다. 이것이 내적 순환입니다.
외적 순환과 내적 순환. 나가기와 받아들이기. 이 두 순환이 만나는 지점에 Kreole Kulture가 있습니다. 진정한 문화다양성입니다.
2022년 ChatGPT 등장. 창작자들은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1년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계관의 가치가 폭등했습니다.
왜? AI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세계관을 주면 24시간 안에 100가지 버전을 만듭니다. 하지만 세계관 없이 AI를 쓰면 예쁜 쓰레기만 양산됩니다. 일관성이 없습니다.
공간의 시대가 옵니다. 웹은 평면이었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 VR, 공간 컴퓨팅... 이제 3D 공간입니다. 공간 안에는 캐릭터가 필요하고, 배경이 필요하고, 사건이 필요합니다. 세계관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용이 제로가 됩니다. 과거엔 영상 제작에 수억 원이 필요했습니다. 이제 세계관만 있으면 AI가 시각화합니다. 세계관이 있는 창작자와 없는 창작자의 차이가 극명해집니다.
포켓몬을 보십시오. 1996년 시작, 30년 후 여전히 확장 중입니다. 마블은 15년, BTS는 10년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반면 2010년대 유행 캐릭터들은 사라졌습니다. 차이는 세계관입니다.
유행은 지나갑니다. 하지만 세계관은 남습니다.
2015년, 저는 아이돌과 영화와 게임을 병합한 콘텐츠를 구상 중이었습니다. 이후 BTS 월드를 만들었고,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서 BTS와 아이돌들의 세계관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일곱 소년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나의 세계로 엮을 것인가. 각 멤버의 캐릭터, 그들이 사는 공간, 그들에게 일어나는 사건들. 이 모든 것을 일관되게 연결하는 작업.
당시 많은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세계관이 뭐예요? 그냥 뮤직비디오 아닌가요?"
10년이 지난 지금, 세계관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고, K-팝 아이돌 그룹을 보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세계관 좋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창작자들은 여전히 묻습니다. "세계관을 어떻게 만들어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저는 게임세계와 아이돌들의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수백 명의 창작자들에게 세계관 구축 방법을 강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세계관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세계관은 당신이 만들고 싶은 세계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세계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은 세계관을 만드는 하나의 단계입니다. 순서대로 따라오면, 당신도 세계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관은 단순한 설정이 아닙니다.
많은 창작자들이 착각합니다. "주인공은 17살 여고생이고, 마법을 쓸 수 있고, 판타지 세계에 산다"는 것이 세계관이라고. 아닙니다. 그것은 설정입니다.
세계관은 그 설정들이 왜 존재하는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아우르는 거대한 체계입니다.
해리 포터의 세계관을 생각해 봅시다. 단순히 "마법 학교"가 아닙니다. 호그와트는 해리에게 처음으로 집이 되어준 곳입니다. 더들리 집에서 학대받던 소년이, 마법 세계에서 자기 자리를 찾습니다. 마법은 단순한 능력이 아니라, 소속감의 상징입니다.
중세 기사도, 일본 사무라이의 충성심, 현대 청소년의 고민... 이 모든 것을 섞으면 어떻게 될까요? 완전히 새로운 판타지 세계가 탄생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재활용이다." 하지만 그 재활용의 방식, 조합의 비율, 요리의 방법이 당신만의 세계관을 만듭니다.
이 책에서 당신은 배울 것입니다. 세계관의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어떻게 조합하는지, 어떻게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이 책은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세계관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캐릭터, 배경, 사건.
1장에서는 세계관의 정의와 원리를 배웁니다. 세계관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2장에서는 캐릭터를 만듭니다. 단순한 외모가 아니라, 욕망과 두려움을 가진 존재를 창조하는 법.
3장에서는 배경을 설정합니다.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상징과 분위기를 담은 공간을 만드는 법.
4장에서는 사건을 연결합니다. 캐릭터의 욕망과 배경의 제약이 충돌하며 사건이 일어나는 원리.
이 네 장을 읽으면, 당신은 세계관의 뼈대를 세울 수 있습니다.
5장은 이 책의 전환점입니다.
롯데월드에 온 두 사람을 상상해 봅시다. 한 명은 관광객, 한 명은 주민. 관광객은 한 번 보고 떠나지만, 주민은 계속 머뭅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광객은 한 번 소비하고 끝, 주민은 반복 소비하고 2차 창작하며 평생 팬덤이 됩니다.
세계관은 관광객을 주민으로 만드는 도구입니다. 명확한 세계관이 있으면, 독자는 그 세계를 탐험하고 싶어 합니다. 해리 포터 팬들이 호그와트 기숙사 배정 테스트를 하고, 마법 지팡이를 사고,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꿈을 꾸는 이유입니다.
5장을 읽으면, 당신은 세계관의 진짜 목적을 이해하게 됩니다.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네 가지 도구를 배웁니다.
6장 미장센: 프레임 안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법.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에서 계단, 창문, 빛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7장 기믹: 반복되는 상징으로 세계관을 강화하는 법. 크리스토퍼 놀란이 시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8장 엠프티 카메라: 캐릭터 없이도 세계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법. <반지의 제왕> 샤이어, <블레이드 러너 2049> 폐허 풍경.
9장 키워드 라이브러리: 수백 개의 키워드를 연결하여 거대한 의미망을 만드는 법. 이것이 세계관의 데이터베이스입니다.
6-9장을 읽으면, 당신은 세계관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실전 도구를 손에 쥐게 됩니다.
세계관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계속 진화합니다.
10장 외적 순환: K가 세계로 나가는 방법. BTS가 흑인 커뮤니티와 연대하고, 코리안 타코가 LA의 문화가 되고, 멕시코 '죽은 자의 날'이 디지털과 피지컬을 오가는 과정. 인접 세계관을 링크하며 익숙함을 만드는 전략.
11장 내적 순환: 세계가 K로 들어오는 방법. 짜장면, 마라탕, 고려인 떡케이크. 섞임을 통해 크레올을 만드는 과정. 앙클라브가 아니라 크레올로 가야 하는 이유.
12장 미래: AI 시대, 공간의 시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용 제로 시대에 세계관이 왜 더 중요해졌는지. 포켓몬이 30년을 살아남은 이유. 당신의 세계관이 만들 미래.
10-12장을 읽으면, 당신은 세계관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법을 배웁니다.
이 책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1장부터 12장까지 순서대로 읽으십시오. 각 장은 이전 장을 기반으로 합니다. 1-4장에서 기초를 세우고, 5장에서 전환하고, 6-9장에서 도구를 익히고, 10-12장에서 확장합니다.
처음 세계관을 만드는 분이라면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이미 세계관을 만들고 있지만 특정 부분이 막혔다면, 해당 장으로 바로 가십시오.
캐릭터가 평면적으로 느껴진다면 → 2장
배경이 단조롭다면 → 3장
팬들이 일회성으로 소비한다면 → 5장
비주얼 디테일이 부족하다면 → 6-8장
세계관이 산만하게 느껴진다면 → 9장
글로벌 확장을 고민한다면 → 10-11장
AI 시대 대응이 궁금하다면 → 12장
각 장은 독립적으로도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세 가지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각 장을 읽으며 당신의 세계관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메모하십시오. "내 캐릭터의 욕망은 무엇인가?" "내 배경의 상징은?" "어떤 기믹을 사용할까?"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라 작업 도구입니다.
읽기만 하지 마십시오. 2장을 읽었다면 캐릭터를 하나 만들어 보십시오. 9장을 읽었다면 키워드 30개를 수집해 보십시오.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세계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포켓몬은 30년, 마블은 15년, BTS는 10년 걸렸습니다. 당신의 세계관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가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신은 세계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엔 작을 것입니다. 캐릭터 한 명, 배경 하나, 사건 하나. 괜찮습니다. 모든 우주는 빅뱅에서 시작했습니다. 작은 점에서 시작해 끊임없이 팽창합니다.
당신의 세계관도 그럴 것입니다.
1년 후, 캐릭터가 세 명이 되고, 배경이 다섯 곳이 되고, 사건들이 연결될 것입니다.
5년 후, 팬들이 생기고, 2차 창작이 나오고, 사람들이 당신의 세계를 탐험할 것입니다.
10년 후, 당신의 세계는 게임이 되고, 드라마가 되고, 소설이 되고, 당신도 상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될 것입니다.
AI 시대가 왔습니다. 공간의 시대가 옵니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것은 세계관을 가진 창작자입니다. 세계관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10년 후, 우리는 당신의 세계에서 만날 것입니다. 그 세계를 탐험하고, 그 안의 캐릭터를 만나고, 그 사건을 경험할 것입니다. 우리는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이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뵙겠습니다.
당신의 우주가 지금 시작됩니다.
김동은
2025년 11월,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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