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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자본주의 그 자체

뉴욕 01

by Sarani

뉴우우우요오옥~ 하는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장장 환승을 2번이나 하고 뉴욕에 도착했다.

정말 멀다!


뉴욕행 비행기표를 끊고 나서는 계속 요가원만 검색했다.

맨해튼의 어느 요가원이 좋은지,

어디가 핫한지,

어느 선생님이 좋은지!


그 멀리까지 날아가서 꼭 하고 싶은 게 요가라니.

집에서 쓰던 요가매트도 핸드캐리로 챙겨 왔다.


구글맵에 궁금한 요가원들을 잔뜩 별표 해놓은 채 도착한 뉴욕은 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런 게 바로 빌딩 숲이구나...!

내가 지구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도시 한복판에 있구나!

말도 못 하게 크고 웅장한 건물들 사이에

우리 숙소가 있었다.

요가원이 점점 더 기대되기 시작했다.


Humming Puppy Yoga의 Lobby

처음 간 요가원은 'Humming Puppy Yoga'

시설과 감각이 정말 좋다는 뉴스기사를 보고 알게 된 곳이다.

이곳에서 또 한 번 감탄했다.

높은 천고에, 밝게 들어오는 햇살.

완비되어 있는 샤워실과 무료로 제공해 주는 수건.

열 맞춰 깔려있는 고급 요가매트와 싱잉볼들.

요가하기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항상 유지하는 공간.

심지어는 심신 안정과 창의성에 좋은 주파수의 진동소리를 수련 내내 틀어준다.


Humming Puppy Yoga의 수련실

자본주의의 상징 미국에 왔더니 요가원도 자본주의 그 자체였다.


파란 눈의 외국인(아차, 여기선 내가 외국인일 것이다)들과 한 공간에서 같은 동작을 해 나가며 뉴욕이라는 도시에 조금씩 스며들었다.


이곳에서 뉴요커들과 함께 내가 요가를 하다니.

신기하고 벅차고 꿈같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내가 들었던 수업의 선생님은 수련생을 집중시키는 힘이 부족했다.

아쉬운 나머지 이곳은 한 번의 방문으로 그쳤다.


아무리 자본을 많이 들인 거대 요가원이지만 그 안의 컨텐츠와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어쨌거나, 뉴욕에 와서 요가를 첫 경험한 이곳은 잊지 못하겠다.

밝게 웃으며 나를 반겨주던 예쁜 데스크의 직원도 생생하다.

온 세상이 나를 요가하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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