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안에 이루기로 다짐했다. 내가 설정한 목표는 딱 두가지였다. 스페인 대학교에서 언론 전공 졸업하기와 축구 기자되기. 5년 안에 모두 이뤘고 후회 없다. 더 이상 16살때 꿨던 꿈을 이어가진 않겠지만 5년간 버티고 배운 것들은 이미 내게 큰 자산이 됐다.
스페인 유학을 준비하며, 이곳에서 새 시작을 준비하며 너가 대체 뭘 하려는건지 모르겠다는 말도 종종 들었다.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결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난 언론 전공 졸업과 기자라는 목표를 세웠고 모두 이뤘다.
가끔 공부만 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받았을텐데, 일만 했더라면 더 좋은 기사를 썼을텐데 생각한적이 있다. 그럼에도 내 목표를 이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싶다.
내가 하고싶은 일은 꼭 이루고 싶었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싶은 욕심도 있었다. 내 꾀에 넘어가듯 캄캄한 동굴 속에 있는 듯한 순간도 있었으나 결국 극복했다. 누가 뭐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이었으며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으로 한 자락을 채웠다.
축구를 정말 좋아했지만 기자라는 직업을 더 사랑했다. 그래서 더 괴로웠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결국 놓아주게 됐다. 그래도 내가 사랑했던 곳에서 사랑했던 일을 할 수 있었음에 영광이고 감사하다.
내 가치관을 바꾸고 더 넓은 세상을 알려준 스페인에 더 이상 미련은 없다. 절대 쉽지 않았기에 애증의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고 꼭 다시 올 것이다. 모든 순간에 고마웠다.
22.07.14 스페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