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소름 돋게 빨랐던 24년이었다. 매일 해가 뜨고 지는 사이에, 지구가 태양 한 바퀴를 거의 다 돌았다. 年末, 한 해의 끝이 다가온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 일까.
추워지는 겨울과 함께 맞이하는 한 해의 끝과 시작은 늘 마음을 뒤숭숭하게 하면서도 가지런히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1년 동안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어떤 것을 얻었는지, 잃었는지, 어떤 일들을 경험했는지를 돌아보고 정리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을 들게 한다. 그동안 연말에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정리를 연초로 미루거나, 귀찮아져서 새해를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정리하지 않고 보낸 시간들도 있었지만,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나를 돌아보는 것을 소홀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나에게 연말이란, 한 해를 회고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마침표라고 느껴진다,
그동안의 나는 한 해를 회고하면서 내가 무엇을 했고, 얻었고, 못 했는지에 대한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doing'(시도 또는 행동)에 대해서 가중치를 두었달까. 아 올해 가을 상담을 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있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털어놓았는데, 그때 나는 상대적으로 '지금 아니면 안 돼, 나중에 못 할 수도 있어. 지금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꽤 큰 사람이라고 인지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다음에 해, 기회가 있겠지.' , '굳이 무리할 필요가 있나?' 이런 사고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모든 영역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영역에 대해서는 무리해서라도 해버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는 걸 알았다. 그 과정이 힘들고 고단할지라도 감수해버리고 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러다 보면 'why'를 잃어버리기 쉬워서 방향성을 놓치거나 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지금의 나는 뭐지?!, 왜 이러고 있지?! 의 생각과 함께 허무함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래서 그동안의 나의 관점은 ‘doing'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의 초의 나는 그동안의 나만의 'doing'(시도) 하다가 많이 지쳤었고, 긴 호흡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풀어갈 부분은 'doing'으로써 쉽게 해결이 되지 않아서 서 답답해하고 힘들어하고 속상해했던 것 같다.
올해 연말 앞에서 나를 회고할 때는 'doing' 말고 'why'를 기준으로 생각해야겠다. 무언가 쉬지 않고 하고 있다는 것보다 이 걸 왜 하는 게 더 중요한데, 루틴을 따라가면 일단 하고 있음에 안도하게 되는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니라고 믿고 싶었지만, 내가 그 함정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올해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로 무지성으로 루틴을 따라가기보다는 잠시 멈추려는 노력을 했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why'가 다소 명확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속에 갈등도 있고, 이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 때도 많다. 결과가 없다는 것에 흔들리지 않게 나를 다독이거나, 기회비용은 차치하고 새로 갈아엎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나의 한 해를 돌아보고 싶어졌다. 타인의 시선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지만, 나의 시선으로 나를 돌아봤을 때 아쉬워도 괜찮다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