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다이어트, 책
정말 너무 더운 요즘이다. 정말 매년 어쩜 이렇게 더 더워질까. 마치 동남아에 갔을 때와 비슷한 강한 햇빛과 습도가 느껴지는 서울이라서 정말 세상이 어떻게 되려나, 곧 멸망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어쩌겠는가, 인간으로 적응하며 생존하는 수밖에. 한편 더위에 적응하면서 산다고 해도 더운 날씨가 없는 의욕을 더 끌어내리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이겨내거나 끌어올려야지. 그런고로 올여름에 의욕을 끌어올려서 볼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 보니 올해 목표(?)도 크게 정해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첫 번째는 ‘운전‘이다. 면허는 20살에 대학교 새내기 시절에 땄다. 그리고 그 후로 10년 넘게 운전대를 직접 잡아본 적이 없다. 정말 그야 말로 ‘장롱면허‘인 셈이다. 이전에 제주도 한 달 살기 했을 때도 202번 버스가 나의 생명줄이 되어 주어 운전의 필요성을 잘 몰랐다. 한동안 가까운 친구가 돌아가는 걸 좋아해서, 강원도나 근교나 많이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해주기도 했고, 주말에 어딜 놀러 가는데 흥미가 있지도 않았고 늘 뭔가 해야 할 일이나 약속으로 서울 안에서 해결했다 보니 운전을 직접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점점 대중교통을 타는 것도 힘들기도 하고, 병원에 부모님과 가는 일이 있거나, 라이드가 필요할 때가 있다 보니까 안 되겠다고 작년부터 생각했었다. 올해 상반기에 해결하려고 했는데, 발리 휴가 다녀오고 바로 팔이 부러져서 2분기도 그냥 휭 지나갔다. 그래서 부랴 부랴 7월 시작하고 개인 연수를 알아보았는데, 일단 차부터 질러야 한다는 조언이 많아서… 지인 차를 쓸 수 있는 월 말에 꼭 마스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는 ‘다이어트’다. 꽤나 오랜만에 꺼내는 단어인데, 팔이 부러져서 운동하지 못한 시기도 꽤 있고, 최근 크로스핏을 다시 시작했다. 그렇지만 작년처럼 크로스핏에 매진한다는 느낌이 적기도 하고, 요즘 들어 과자를 정말 많이 꺼내 먹는다. 회사 스낵바에서 칼로리를 보면서 피했던, 다이제를 포함한 여러 쿠키류를 종류 별로 자주 먹고 있어서 그런지 오동통해진 배가 그 결과로 눈에 보인다. 그래서 조금 더 과자나 당류를 줄이자는 느낌의 다이어트를 생각해 보았다. 아이스크림과 빙수를 여름에 피하기 어렵겠지만, 평상시에는 조금은 신경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세 번째는 ‘책‘이다. 요즘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 내가 책을 정말로 읽었나’ 하고 돌아본 적이 많았다. 어쩌면 점점 나쁜 집중력과 함께 눈동자 운동만 하지 내용을 뇌로 돌리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읽어도 읽은 게 아니고, 다시 돌아가서 읽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극악의 집중력과 낮아진 문해력에 현타가 올 때가 많았다. 항상 노트북으로 일하고, 메신저로 일하다 보니 디지털 기기를 떼지 못하고 사는 환경에서 점점 더 멍청해진다고 자각하곤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디지털 기기로 봐야 하는 이북은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급해서 책을 읽어야 할 때 가끔 활용하지만, 휘발성이 100%에 달해서 이후에 남는 게 없어서 선호하지 않는다. 디지털 기기가 집중력을 바닥으로 만드는데 엄청 일조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점 뇌를 써서 생각을 한다기보다 그냥 정보를 수집하고 망각하는 사이클만 돌리고 있다는 느낌이라서 제미나이나 gpt한테 밀리지 않을 방법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운영하는 독서모임도 조금 더 진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항상 알고 있었지만, 내가 의욕을 상실하고부터는 소홀해진 것은 사실이다. 최근 ‘진심‘을 다할 때, 살아남을 수도 있고, 사는 의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조금 더 강렬하게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여름휴가 계획은 크게 떠오르지 않아서 제외했지만, 위에 세 가지에 대해서 고심해 보면서 스스로 잘 가꾸어보고, 작거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올여름도 그럼 잘 보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