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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월간회고

2025년 8월 회고

수 많은 대화들

by 다만하

이번 여름은 업다운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되게 주말 마다 나가기도 하고, 집에도 혼자 오래 있고 약속도 꽤 있던 것 같으면서 혼자 시간도 많이 보냈던 그런 한 달, 여름이었다. 마음은 오락가락하면서 소소한 일상으로 가득했던 8월이었다.




1. 빙수

여름이 가기전에 꼭 챙겨 먹는 빙수, 여름 가기 전에 챙겨 먹었다. 계획하고 갔던 것은 아니었다. 어디든 요즘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모두 다 계획하지 않았는데, 갔다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2. 스피치 수업 마무리

듣기에 웅얼거리거나 탁한 목소리라는 피드백을 들었었는데, 생각이 나서 기회가 닿아 스피치 수업을 들었다. 주말 모임이나 별도로 참여하고 있는 수업이 없어서, 시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퇴근하고 참석하는 수업을 들게되었다. 이런 수업을 왜 들어야 하지, 말하는게 어렵지 않은데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발성에 대해서 혹은 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느낀 점이 있었다. 내가 대본을 쓰다가 끝까지 마무리하기 보다, 일부는 즉흥적으로 넘어가는 걸 보고 생각보다 '대충' 이구나, 또는 내 목소리를 들어보니 너무 어색한 느낌도 있었고, 스피치에 자신이 없어서 극복하고자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나의 약점을 극복하고자 노력한 경험이 있었나, 지금은 무얼하고 있나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었다.



3.커피, 커피 커피

카페인을 물 처럼 마시는 요즘이었다. 잠을 못자서 피곤하기도 하고 계속 감정의 등락이 있다고 회사에 스낵바에서 제로 음료를 엄청 들이키면서 당을 충전하고 있고, 동시에 하루에 커피 두 잔 이상 (에스프레소 4샷 이상..)은 기본으로 달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잠을 못 자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카페인을 무의식적으로 찾았었다. 계속 라떼가 당겨서, 에스프레소가 당겨서 유난히 자주 먹었었다.




4.가끔 요리

7월은 재택 근무 없이 회사 주위에 요가 일정이 있어서 매일 출근했었다. 그러다 8월 부터 일정이 조율이 되어서 주 1회 재택 근무를 했는데 정말 체력적으로 꽤나 도움이 되는게 느껴져서 꽤 좋았다. 요즘 계속 잘 먹고 다니다 보니, 대충 스킵하기 보다 혼자 집에서 사부작 사부작 간단하게 만들어서 잘 챙겨 먹었는데 꽤나 오랜만에 요리와 조리 사이를 지나갔던 것 같다. 계속 약속으로 밖에서 먹다가 집에서 직접 만들으니 만들어 먹는 즐거움이 있었다.



5.다이어트는 잊고, 먹을 일들

아 지난글에서 적었던대로 여름 목표 중 하나가 다이어트였는데, 크로스핏을 다시 시작하고 나는 열심히 먹었다. 먹을 일이 역시나 많았고, 크게 더 생각하지 않고 잘 먹고 다녔다. 오 그래도 최근 인바디를 해보았는데, 우람한 사람이 된 걸 알았다. ㅠㅠ근육도 붙고 살도 붙어서 좀 슬펐지만 크게 살만 찌지 않았음에 감사하게 지내려고 한다.

지금은 별 일이 없더라도 불안함으로 다이어트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게 정확할 것 같다. 다들 나보고 생각보다 밥, 파스타도 많이 먹고, 과자, 디저트도 안 가리고 먹는다고 하는데, 지금의 나는 확실히 '식이'에 신경을 크게 못 쓰면서 당을 꽤나 먹고 있는 것 같다. 제로라고, 저당이고 그냥 넘기기보다는 좀 더 줄이면 좋겠다.




6. 여름 휴가 겸 호캉스

회사 근처 호텔에 휴가 겸 다녀왔었다. 무척이나 지쳤던 금요일이었고, 호텔에서 바쁘게 돌아다니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까, 방에서 자고 먹고 또 자고 일어나서 조식 먹고 누워있다 나왔지만, 아쉽지 않고 잘 잤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휴식'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7.선물, 선물, 선물

소소하게 마음을 주고 받은 순간이 있었다. (뭔가 더 있었던 것 같지만)회사에서 소소하게 더 챙김 받는 것도 감사했고, 친구를 서로 챙기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대화들이 좋았다. 고등학교 친구와 1년 만에 만나서 근황을 나누면서 현실적인 대화도 나누면서 서로의 다름, 가정 환경의 영향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최근 발견한 추천 화장품들을 공유하는 마음에서 선물하기도 했고 이런 저런 선물 모먼트가 많았었다.




8. 수 많은 대화들

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 꽤나 많은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았던 8월이었다. 의도하지 않았을 때도 있었고, 피하고 싶지만 마주했던 대화도 있었고, 하고 싶었던 대화의 순간도 있었다. 새로운 연애와 본인의 학업을 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결혼을 앞두고 부동산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었고, 연애 선 상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이직과 임신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유산의 상황을 전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업무 고민으로 이력서 정리를 해보라는 말도 있었고, 조언도 곁들어주기도 했었다.

그런 대화들을 통해서 다들 각자만의 시간과 일상에 충실한 모습이 인상깊어서 응원을 보내기도 했고, 나에게 방향을 잘 찾을 것이라는 위로도 같이 전해주었었다. 나의 시간이 멈춰있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하면서, 조금은 더 단단해지는 지금인가 싶어서 양가적인 감정이 많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방향을 잃었다고, 목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시기가 계속 길어지다 보니 이런 시간에 익숙해지고, 익숙해져서 불안감 보다 최근 '생각하는대로 사는게 아니라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동시에 '낭비되는 시간이 없다'는 말도 떠올랐다. 감정선은 진폭이 있더라도 평안하게 잘 보냈으니까, 여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야겠다. 그리고 이런 시기를 지나고 나는 과연 어떤 방향과 선택을 하게 될까. 비단 불안이 아니라 나에 대한 기대와 기대를 가지고 8월을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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