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생활 습관
인도 부부도 부부 싸움을 한다. 그 이유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녀 교육, 성격 차이, 재정 문제, 친인척 관계, 이웃 관계 등이다.
인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상당히 약하다.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 자체가 매우 적고 고위직까지 진출한 여성 또한 거의 없다는 것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남자 직원만 있는 가게나 식당이 거의 대부분이다. 심지어 속옷 가게에서 남자 직원이 여자 손님에게 물건을 파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의사, 고위 공무원, 교사 등 전문직이외의 미혼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혼하면 그만 두기 때문에 일어난다. 자연스럽게 고학력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여성은 전업주부이며, 남편이 가정을 부양한다.
그렇다면 인도 부부는 싸움을 할까? 처음에 인도 사회를 잘 몰랐던 필자는 인도 사회의 분위기로 봐서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절대 순종하는 줄로 예상했다. 당연히 부부 싸움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부부 싸움은 다른 차원이었다. 놀랍게도, 사회적 지위와 별개로 아내들은 남편들에게 할 말은 한다.
필자가 살았던 바라나시의 하숙집 주인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중산층이었으며 학력 수준도 같았던 그 주인 부부는 가끔씩 티격태격했다. 폭력은 없었지만, 신경질적인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승자는 아줌마였다. 아저씨가 양보하거나 피했다. 나중에 잠깐 살았던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머수리의 주인 부부도 마찬가지로 부부 싸움을 하곤했다. 그 부부는 중산층이었고 학력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아줌마가 높았던 것 같다. 싸울 때마다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필자의 부부가 걱정할 정도였다. 다행히 폭력은 없었다. 역시 승자는 아줌마였다. 방이나 부엌에서 싸우다가 결국 아저씨가 먼저 나왔다. 주인 부부가 싸운 날에는 필자의 부부가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바라나시 주인 부부와 머수리 주인 부부 모두 보통은 부부만 있을 때 다퉜지만 어떤 때는 친척이나 손님이 있을 때도 그랬다.
인도 부부도 한국 부부와 똑 같은 부부다. 싸우면서 상처주고, 이해하고, 양보하고, 성숙해진다. 이혼을 하기도 한다.
인도 부부 싸움에서 아내가 이기는 것이 혹시 영적인 것과 관련이 있을까? 힌두들은 영적인 면에서는 힌두 여신의 힘이 남신보다 더 쎄다고 믿는다. 병원이나 힌두 사제를 통해 치유되지 않은 병이 있으면 여신이나 여성 무당을 찾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