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도 문화: 자가용 운전은 이렇게
2장 생활 습관
자가용 운전
인도의 도로는 난리다. 자동차, 사람, 소, 개, 상인, 쓰레기, 여기저기 파인 웅덩이, 상인, 거지가 엉켜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인도 동부 꼴까따가 제일 심하다. 도대체 그런 도시에서 어떻게 운전을 할 수 있는지! 필자가 아는 한국인도 꼴까따에서 자가용을 운전한다. 2023년 그의 차에 한 번 타봤는데 바깥 풍경을 묘사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다.
인도 도시의 도로에는 신호등은 있지만 차선이 없다. 차선이 지워져도 도로유지업체가 빨리 그리지 않는다. 도로에 웅덩이가 생기거나 큰 물건이 떨어져도 처리하는데 한참이 걸린다. 셀 수 없이 파인 도로는 인도의 부패를 말해준다. 업체에서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공사를 따낸 다음 뇌물로 준 것을 뺀 후 나머지 비용으로 대충 시공한다. 도로가 엉망이니 운송 시간이 길고, 자동차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국가적으로 계산하면 엄청난 돈이 새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에서 인도의 운전사들은 어떻게 운전할까? 외국인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인도의 도로에 사고가 거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인도식(?) 방어 운전을 한다. 운전사는 언제든 추돌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면서 운전 내내 빵빵거린다. 그 소음이 얼마나 큰지는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인도에 팔리는 TV 기본 볼륨이 한국보다 더 큰 이유가 바로 자동차를 비롯한 생활 소음 때문이다. 이런 독특한 방어 운전 덕분에 좌우측 거울을 모두 제거하고 앞만 보고 달려도 사고가 잘 안나는 것이다. 둘째, 느린 속도다. 서로 양보를 해주지 않으니 도로의 모든 차가 제 속력을 낼 수가 없다. 천천히 달리므로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의 자동차 사고 사망률은 세계 최고다. 도로가 잘 돼 있어서 차들이 빨리 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는 그 반대다. 거북이처럼 갈 수밖에 없어서 사고가 나도 경미하다.
사고가 났을 때, 외국인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언어다. 영어나 인도어를 제대로 못하면 사고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보험사가 와서 처리해 주지만 상대 운전사와 경찰관도 상대해야 한다. 인도의 위험한 도로에서의 운전과 사고 시 처리의 곤란함을 피하기 위해 인도인 운전사를 고용하는 외국인도 많다. 피고용된 운전사가 사고를 내도 차 소유주에게는 책임이 없다.
필자는 중부 뿌네에서 공부할 때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운전했는지 믿기지 않는다. 젊어서 겁이 없었던 것 같다. 몇 번 가벼운 사고가 날 뻔했다. 물론, 오토바이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등 생활이 편리했다. 북인도 바라나시에서 살 때는 필자가 속한 기관이 인도 서민과 비슷한 생활을 추구해서 자동차를 사지 않았다. 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먼 거리를 갈 때는 오토 릭샤를 탔다. 좁은 소도시의 도로에 탈것, 사람, 동물이 엉켜 누구도 빨리 달릴 수 없었던 덕분에 사고를 당해본 적이 없다.
사고 나기가 힘든 인도의 끔찍할 정도로 복잡한 도로 상황에 감사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