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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바다 Jul 10. 2024

요즘 인도 문화: 장거리 기차 안에서는 자비를

2장 생활 습관

장거리 기차 안에서는 자비를

 인도의 면적은 남한의 33배나 된다. 그래서 기차를 타고 10시간 이상 이동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기차를 탈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혼자 여행한다면 SL(Sleeper Class)보다 3AC(Air-Conditioned Three-Tier Class)를 택하라. 여행자들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 SL을 선호하지만, 저가이기 때문에 품위 없는 사람들도 많이 탄다. 도난 사건도 자주 발생한다. 그에 비해 3AC, 2AC, 1AC(가장 비쌈)에는 주로 부유층이 타기 때문에 덜 붐비고 에어컨이 있어서 쾌적하다. 비싼 좌석일수록 도난 사건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둘째, 기차를 타기 전에 기차역 안의 가게에서 쇠줄과 작은 자물쇠를 구매하라. 가방을 쇠줄로 의자 아래 묶어두면 다른 사람이 훔쳐갈 수 없다. 인도인들이 이렇게 한다. 셋째, 인도인 어른의 요구를 들어줘라. 위층을 예약한 나이 드신 분이 아래층 자리와 바꾸자고 하면 흔쾌해 수락해 주는 것이 예의다. 어른들은 사다리를 타고 위층까지 올라가기 힘들어한다. 좌석을 예매했지만, 자리를 확정받지 못한 승객이 긴 침대 좌석 한쪽에 앉아도 되냐고 물으면 허락하라. 미확정 좌석으로 승차하는 경우가 흔하다. 


 기차 안에서 인도인의 자비를 느낄 수 있었던 필자의 경험을 나눈다.


 필자가 아내와 어린 딸(만1세)과 함께 10시간 넘는 거리를 기차로 이동한 적이 있었다. 침대칸이 ‘대기 상태’였지만 이동 중에 확정되리라 생각하고 승차했다. 보통 인도인도 그렇게 한다. 한 인도인 대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 침대에 우리 세 식구가 앉았다. 그들은 다섯 개의 침대에 흩어 앉아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의 좌석 상태는 변동이 없었다. 우리 딸은 자고 있었지만, 우리 부부는 몹시 피곤했다. 창밖은 이미 어두워진 지 오래였다. 우리의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그 인도인 가족이 침대 한 칸을 무료로 제공했다. 필자의 눈가에 감동의 이슬이 맺혔다. 장거리 기차 안에서 자기의 침대를 내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중에 여행에서 돌아와 그 인도 대가족에게 미타이(단 과자)를 선물로 보내드렸다.


 그런 일이 또 한번 있었다. 10여 명의 한국인 여행객들을 데리고 10시간 정도 걸리는 장거리 기차에 탔을 때였다. 좌석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하자 주위 인도인들이 자기의 침대 끝에 앉아서 확정을 기다리라고 양해를 해줬다. 그러나 공간이 좁아서 누울 수는 없었다. 몇 시간이 지나자 우리 일행 중 일부는 앉아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던 인도인 몇 명이 자기의 침대를 내줬다. 그래서 여자들이 딱 붙어서 한 침대에 두 명씩 누울 수 있었다. 좁았지만 앉아서 조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외국인도 기차 안에서 어려움에 처한 인도인과 외국인을 돕는다면 인도의 기차 문화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기차 안에서 주고 받은 도움을 바탕으로 우정을 키워나갈 수도 있다. 그 우정이 인도에서 사업을 하거나 각종 인허가를 받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인도 기차 안에서는 서로 도와야 불편함이 최소화된다. 예를 들어, 예약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이 내 침대의 한쪽에 앉아도 허락해 주자. 그러면 나중에 똑같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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